겨울비가 촉촉히 내리는 금요일, 정다운 무관심 첫번째 공식 번개가 일산에서 있었습니다.
여섯시가 조금 못된 시간, 예정보다 이르게 만났어요, 풍산역에서 만난 사람은 에르곤님, 킴진님,
로윈님, 소로우와 아라크네, 이렇게 다섯명이었습니다. 로윈님이 신촌에서 볼 일 보고 일산으로
출발한다기에 행신마을에 들러서 킴진님을 픽업하라고 했더니, 아 글쎄 자기 승용차로 킴진님이 탄
버스를 뒤따라 왔다는군요. 왜냐하면 그 버스가 직행좌석버스라서 행신에서 풍산까지 정차역이
없었다나 어쨌다나...
암튼 우리 다섯 사람은 풍동 애니골로 들어가서 목포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광어회와 복지리탕과 복매운탕, 그리고 소주와 맥주를 시켜놓고 화기애애하게 술잔을 나눴습니다.
로윈님에게서 향수 냄새가 난다는 킴진님의 트집에 온몸에 밴 쇳가루 냄새 때문이라는 로윈님의 변명이
이어졌고, 저는 쇳가루 냄새는 돈냄새 아니냐는 엉뚱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요.
로윈님과 소로우의 배 고프다는 아우성 때문에 한동안 식사에 열중하다가 다시 즐거운 대화를
나눴지요. 에르곤님이 초반부터 소주잔을 좀 급히 비우는 것 같았고, 킴진님도 평소의 주량에 비해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술을 마셨지요. 반면에 저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고요. 소로우도 평소보다
술을 적게 마셨어요. 왜냐하면, 고라니골에서 내려온지 20일 만에 우리 둘다 속병이 났기 때문입니다.
소화불량과 과민성대장증상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특히 저는 아침, 점심을 죽으로 먹을 정도로 소화가
잘 안된답니다. 어제 한의원에 갔더니 의사 말이 산으로 돌아가면 곧 나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일곱 시 경에 예정보다 빨리 에코파크님이 합류하셨습니다. 뉴페이스라서 단연 주목을 받았지요.
에르곤님의 고등학교 한 해 선배이신데다 저와의 오랜 인연도 있고 카페에서 이미 글로 익숙해져
있었던 탓에 우리는 쉽게 친밀감을 느끼고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로윈님 왈, 텔레비전이 아닌 명함에서 SBS로고를 보는 건 처음이라나요. ㅎㅎ
에르곤님과도 반가운 해후를 했지요.
현재 SBS논설위원이면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에코파크님은 하루 빨리 환경 문제를 취재하는 뉴스 현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 일이 파크님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지요.
에코파크님은 새로 장만한 좋은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도 찍었습니다.
나오면서 식당 종업원에게 부탁해서 찍은 단체사진 때문에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모릅니다.
왜냐구요? NG를 서너번 외치면서 마음에 드는 앵글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었으니까요.
(빨리 사진 올려 주세요!)
걱정했던 대로 에르곤님이 과음한 것 같아서 생각보다 자리를 일찍 파했습니다. 아홉시 쯤?
2차는 안 가기로 했지요. 좀 이례적인 일이긴 하지만요. 뭐 그럴 때도 있어야죠. ㅎㅎ
사실 제가 너무 뱃속이 불편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빨리 끝나지는 않았을텐데요.
술값은 로윈님이 화끈하게 쐈는데요. 아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날 모임의 스타는 아무래도 새 친구인 에코파크님이었던 것 같군요.
이 해가 가기 전에 보고싶은 얼굴들 다 볼 수 있는 즐거운 만남을 다시 한 번 가져야겠습니다.
그때까지는 소화불량이 다 나아야 할텐데.
첫댓글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니 저도 즐겁습니다.
소로우님과 아르크네님이 고라니골 금단증세를 심하게 겪고 있네요. 어서 돌아가는 날이 와야...^^
에코파크님의 사진 기대 됩니다~~
편안하고 소탈하시며 재밌기까지한 에코파크 선배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ㅎㅎ 이런 번개 모임, 얼마든지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스스럼 없이 서로 속내 툭 터놓고 흥겨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고교 동문 에르곤 님을 만나서 미니 동문회도 하고~^^ 저는 원래 술을 잘 못 마시는데요, 이렇게 밝고 정감있는 분들과 한 자리에 앉으니 술~술~ 잘 넘어갔습니다~ 다음엔 제가 가볍게 빠방 쏘겠습니다~ 행주산 아래 지리산 어탕국수, 제가 단골인데요, 역시나 정감 가는 시골음식에다 음식값도 착하고~^^ 아라크네-소로우 님 건강이 속히 회복되시길~
난 정말 말릴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많이 앓았습니다
세상에 먹던 음식 중 가장 맛나게 먹었다는... 요! ㅋㅋㅋㅋ
늦은 밤까지 고마웠어. 년중 행사로 보는 로윈, 다시 오프에서 볼 때까지 잘 지내고 카페에 오묘한 글 자주 남기길 바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