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일상으로
우리를 태운 투어버스는 가이드가 지인과 함께 투자했다는 가게로 왔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선물도 사고 탑승시간까지 많이 남아있는 시간도 보낼 겸 해서 가게에 들렀다.
가게는 시안국제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있었고, 주류와 같은 공산품도 있었지만 대부분 농산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가게를 둘러보니 곡물을 재미있게 포장하고 있었다.
진공포장 같은데, 여러 가지 곡물을 각이 지도록 진공 포장한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이었다. 한국에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봉지에
담아두고 판매를 하는데, 여기는 작은 것에서부터 굵은 곡물까지 각이 지도록 진공포장을 하고 있었다.
함께 투어를 한 일행들은 선물을 많이 사는 것 같았고, 공항으로 가면서 가이드는 많이 사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공항에 도착해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피로가 몰려왔다.
주로 책상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나는 오늘 화산에 올라 걸었던 걸음이 조금은 과했던 것 같다.
다리가 뻐근하고 밤이 깊어가는 시간이라 졸음까지 몰려왔다.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짐을 부치기 시작 했다.
내 가방의 무게가 15kg이 되었다.
나는 무게 제한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했지만 몇 킬로까지 가능한지 정확히 몰랐다.
옷과 신발이 대부분임에도 내 가방의 무게가 통과 가능한 한계치에 도달했던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통과 된 짐을 부치고 난 후, 탑승을 하기 위해3박5일간 함께 했던 가이드와 작별인사를 했다.
잘했던 것도 있고, 부족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헤어짐 앞에서는 서로가 좋은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가 영원히 못 볼지, 아니면 다시 볼 수 있을지 인연을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 악수를
나누며 진실한 마음으로 서로의 행운을 빌었다.
안으로 들어가 검색대 앞에서 섰다.
가방을 비롯한 소지품은 X-Ray검사를 했다.
내 차례가 되어 X-Ray검사기 앞에 작은
가방과 소지품을 내려놓으니 검색요원이 무슨 말을 하는데 잘 못 알아들었다.
그 검색요원이 다시 작은 내 가방을 가르키며 “배러리”하는 것이었다.
직감적으로 휴대폰 보조 배터리를 말하는 줄 알고 가방을 열어 내어놓았다.
우리는 “밧떼리”라는 발음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중국검색요원이 하는 말 ‘배러
리’를 잘 못 알아들었던 것이다.
발음을 제대로 하기 위해 이
제부터는 컴퓨터도 ‘컴퓨러’하고 혀를 굴려야 할 것 같다.
소지품은 그렇게 X-Ray검사기를 통과했는데, 몸수색을 또 철저히 하는 것이었다.
발에서 머리까지 손으로 일일이 몸을 짚어가면서 검사를 했다.
좌측 바지 호주머니에 피로회복제가 들어 있었는데 여자 검색요원이 갑자기 그것을 집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그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검색대를 지나와 C3게이트 앞으로 왔다.
약간의 여유로운 시간이 있었고, 몇 명은 면세담배를 샀다.
탑승시간이 되어 셔틀버스를 타고 에어부산 BX342기 앞으로 갔다.
일행들 보다 조금 빠르게 탑승을 하게 되어
편한 쪽을 골라 앉았다.
비상구 가까이에 있는 좌석이었다.
비상구 가까이라서 그런지 이착륙 때 여승무원이 앞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피로가 몰려와 모든 것이 귀찮았다.
눈을 감고잠을 청했다.
24일 02시20분 에어부산 BX342기는 시안국제
공항에서 날개를 치면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우리의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 이번 여행의 의미는 말로만 들었던 진시황제병마용과 화산에 직접 가보았
다는 것에 있을 것 같다.
가이드도 말했지만 그냥 편하게 집에서 잘 찍은 영상이나 책을 통해 편하게 접할 수도 있지만
여행이란 힘들어도 직접 가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소 불편한 것들, 힘들었던 일정, 춥던 호텔도, 부실했던 식사도, 다리가 아팠던 등산도 모두 여행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생각하며 즐기는 자유로운 여행이 아니다. 예정 된 곳에는 꼭 가야하는 패키지여행이라 피곤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있으면 한 곳을 방문해 마음껏 즐기고 새 기운을 충전하는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
넓은 마음으로 우리의 여행에 도움을 준 선우회 회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다음 여행이 있다면 회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아울러 우리가 여행을 잘하고 돌아 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끝까지 총무 역할을 잘 해준 D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함께한 여섯 명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자.
불편한 잠자리라 그런지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벌써 에어부산은 김해 상공에 와 있었다.
아침 6시30분, 에어부산은 김해공항 활주로에 피곤한 날개를 접었다.
떠날 때보다 더 추워진 날씨를 온 몸으로 느끼며 김해 공항을 빠져나왔다.
같이 여행했던 부산팀과 대구분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나누고 나온 것 같아 미안하기 그지없다.
이글을 통해 미안함을 전하며 인연이 되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는 아침으로 물곰탕을 먹으러 부산자갈치시장으로 갔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시장 골목에서 먹고자 하는 물곰탕을 찾았으나 제철이 아니라서 없단다.
없다는 물곰탕을 포기하고 한 식당에 들어가 매운탕으로 아침을 먹었다.
기름으로 느끼한 중국음식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아침을 먹으며 부산의 차가운 아침 기운과 그 동안의 여독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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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어주신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