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가사(東學歌詞) 봉명서(奉命書) Ⓟ7에,
『貧寒乞食(빈한걸식) 困困者(곤곤자)도 가난(家難)하여 걸식(乞食)하며 어렵고 어렵게 살지만,
天(천)이 命之(명지) 하신바니 何事不成(하사불성) 될까보냐 하늘이 천명(天命)을 내린 사람이니, 무슨 일이든지 이루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萬神自服(만신자복) 自然(자연)일세 모든 신(萬神)들이 스스로 와서 복종(自服)하게 되는데,
天地大定(천지대정) 理致法(이치법)이 震下連(진하련)이 長男故(장남고)로 천지(天地)가 돌아가는 이치법(理致法)이 진괘(震卦)인 장남(長男)인 고로,
自下達上(자하달상) 되는 運數(운수) 자하달상(自下達上) 즉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운수(運數)인 고로,
貧賤者(빈천자)의 運數(운수)로다 바로 가난하고 천한 자의 운수(運數)라고 하였다.
부디부디 蔑視(멸시)말고 來頭事(내두사)를 두고보소』 부디부디 멸시(蔑視)말고 내두사(來頭事), 즉 장차 앞으로 닥치는 일을 두고 보라고 하였다.
★이 글을 보면
하나님의 아들은 인간 세상에서 거지와 다름없는 생활(生活)을 하다가, 천자위(天子位)로 오르는 것이라고 밝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은
자하달상(自下達上) 즉 가장 밑바닥의 거지같은 생활을 하다가, 위로 오르는 것이라고 하였다.
즉 흔히 말하는 개천에서 용(龍)이 난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나님의 아들은 처음부터 하늘에서 강림(降臨)하여 큰소리치며 호령(號令)하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지극히 평범히 보통 사람으로 태어나서 스스로가 수신제가(修身齊家)하고 난 연후(然後)에, 강림(降臨)하는 구세주가 되는데, 그 때에 하늘이 주신 대권(大權)을 행사(行使)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은 처음부터 근본적으로는 부유(富裕)하지만, 인간 세상에서는 거지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되는데, 천지(天地)가 정한 운수(運數)가 이 거지와 다름없는 생활(生活)을 하는하나님의 아들에게 있으니, 모든 신(神)들이 스스로 그의 앞에 와서 복종(服從)하게 되어 있으며, 무슨 일이든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하였다. 원래가 가난하게 살아 왔으니,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사정(事情)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분이니, 앞으로는 이 천(賤)하고 가난(家難)한 사람들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빈천자(貧賤子)의 운수(運數)라고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은 선(善)하고 정직(正直)하게 살려고 하면,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인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 속으로 생각해 보면 쉽게 수긍(首肯)이 가는 말인 것이다.
위의 내용과 같은 내용을, 해월(海月) 선생의 시(詩)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2권 23장 92년 2수에,
건곤간비효청유(乾坤慳秘效淸幽)
건곤(乾坤)이 굳게 감춰둔 비밀인데, 속세와 떨어져 있는 조촐하고 조용한 곳을 밝힌다면,
신구릉풍세욕부(新구凌風勢欲浮)
새롭게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하여 도모(圖謀)하는데,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제압하고 능가(凌駕)하여 힘있게 또한 떠오르니,
응사귀신장읍호(應使鬼神長泣護)
이에 호응하여 귀신(鬼神)들이 빈틈없이 호위(護衛)하고 보호(保護)한다고 하였다.
용사 일자 동 산구(龍蛇 一字 重 山丘)
용사(龍蛇: 숨어 사는 은사)가 일자(一字 : 字가 太乙)인 아이(重)로 산 언덕에 있구나.
“그렇다면 건곤(乾坤)이 굳게 감춰둔 비밀이 무엇입니까?” 라고 한 사람이 질문하자
명산 선생은 대답하였다.
“일반적으로 건곤(乾坤)이라면
건(乾)은 하늘(天)을 말하며,
곤(坤)은 땅(地)을 말하니,
천지(天地) 또는 일월(日月)이란 의미로 사용한다.
그러면 해월 선생의 시(詩) 속에서는 어떤 의미로 건곤(乾坤)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3권 16장 74편 2수에
『시식건곤 간비의(始識乾坤 慳秘意)』
굳게 감춰둔 신(神)의 비밀인 건곤(乾坤)을 처음으로 알았네.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2권 7장 30편에,
『건곤유기허(乾坤有棄墟) 』
건곤(乾坤)이 언덕에 버려졌구나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5권 3장 2편에,
『천지부모 건곤왈유인혜(天地父母 乾坤曰惟人兮) 보일신지건곤(保一身之乾坤) ......』
천지(天地)를 부모(父母)로 한 건곤(乾坤)이란, 오직 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9권 26장 90편에
『평생무력 정건곤(平生無力 正乾坤)』
일찍이(平生) 무력했던, 적장자(正)인 건곤(乾坤).
이상에서 보듯이 건곤(乾坤)이란,
관념적(觀念的)인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형체를 가진 사람을 뜻하는데,
천지(天地)를 부모(父母)로 한 적장자(嫡長子),
즉 하나님의 아들이 바로 건곤인 것이다.
즉 하나님이 하나님의 아들인 건곤(乾坤)으로 하여금,
은밀(隱密)하게 세상(世上)을 구제(救濟)하기 위하여 일을 꾀하게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숨기고 숨겨 왔던 비밀(秘密)이란 것이다.
이 숨겨진 건곤(乾坤)의 비밀을 비로소 해월(海月) 선생이 세상에 밝힌다고 하는 말이다.
또한 하나님의 아들의 호칭은 여러 가지로 쓰여져 있는데,
이 건곤(乾坤)이라는 말도 그 중에 하나인 것이다.
또한 중(重)자 역시도 그러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건곤(乾坤)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까?”
“마지막 구절의 용사(龍蛇)를 말하는데,
아이(重)로 산언덕에 있다라고 한 것이다.
용사(龍蛇)란 사전에서 찾아보면,
비범(非凡), 비상(非常)한 사람을 비유하며,
유능한 인물의 은둔(隱遁)함을 이르며,
일자(一字)란 사전에서 말하길,
아호(雅號) 또는 별명(別名)을 말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좀 더 정확한 의미는 이미 격암유록(格菴遺錄)에서 밝힌 바 있다.
격암유록(格菴遺錄) 격암가사(格菴歌辭) Ⓟ75에,
『道道聖人(도도성인) 一字(일자)이네 無疑(무의)하니 자세듯소...
도(道)와 하나인 성인(聖人) 정도령의 자(字)
즉 별칭을 일(一)이라고 하였다.
즉 일(一)이란 태을(太乙) 또는 태일(太一)을 의미하는 것이다.
『成就根本(성취근본) 알고보면 從虛實(종허실)이 出一(출일)이라』 만사(萬事)를 성취(成就)시키는 근본(根本)을 알고보면, 허중유실(虛中有實)에서 따라가 모셔야할(從)분이 열매(實) 로 일(一) 즉 태을(太乙)이 나온다고 하였다.“
결국 용사(龍蛇) 즉 은둔해 숨어 있는 성인(聖人)이
일(一)인 도(道) 자체이며
천지가 낳은 진짜 열매로 아이(重)라는 말이다.
이 아이가 모든 것을 이루는 하나님의 아들이며,
또한 이 아이를 모든 귀신(鬼神)들이 보호(保護)한다고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