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생산량 들쑥날쑥…
망 고
입에서 달콤하게 살살 녹는 넓은 달걀 모양의 노란 망고. 중앙의 넓적한 씨앗 면과 평행하게 양면을 잘라 칼집 내어 수저로 똑 떼어 먹으면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만 같아요. 망고는 달콤할 뿐 아니라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도 일품이에요. 생으로 먹거나 말려 먹고, 갈아서 다양한 요리에 넣기도 합니다.
망고나무는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요. 필리핀이나 태국과 같은 동남아시아, 인도, 파키스탄, 멕시코 등 열대 지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랍니다. 망고나무는 방글라데시의 국목(國木)이고 망고는 필리핀과 파키스탄 등의 국과(國果)이지요. 망고나무는 키도 10~30m로 아주 높고 크게 자라는 데다, 창처럼 뾰족하고 기다란 잎이 풍성하게 납니다. 망고나무는 냉해(冷害)에 약해, 열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요.
이처럼 습하고 따뜻한 나라에서 망고나무가 잘 자라는데요, 열매인 망고가 많이 열리려면 날씨도 건조해야 한답니다. 망고나무는 주로 11~4월에 꽃을 피우고 5~10월에 열매를 맺는데요. 아주 작은 노란색이나 붉은색 꽃이 촘촘히 수백 개가 달려 커다란 원뿔 모양 꽃을 피우면, 과일박쥐나 파리, 벌과 같은 곤충이 부지런히 움직여 꽃가루를 이동시켜요. 그리고 4~5개월 뒤 말라붙은 꽃잎들 사이로 동글동글한 망고가 초록색으로 맺히기 시작한답니다. 꽃이 피고 수분이 일어날 때 날씨가 건조해야 좋은 망고가 많이 열리지요.
망고 열매는 품종마다 크기와 생김새 차이가 큽니다. 자두 크기부터 크게는 4kg에 달하는 것까지 있어요. 대부분 타원형이지만 동그란 것도, 심장을 닮은 것도 있어요. 익으면 품종에 따라 녹색, 노란색, 붉은색, 자주색을 띱니다.
망고는 옻나뭇과(科)입니다. 그래서 옻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우르시올'을 가지고 있어요. 옻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먹고 나서 피부에 옻이 오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필리핀에서 망고를 수입하는데요. 필리핀 기후는 망고 농업에 아주 잘 맞아요. 수확기까지는 비가 잘 오지 않고, 이후 날씨가 맑은 건기와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가 번갈아 오니까요.
그런데 '기후변화' 때문에 최근에는 필리핀 망고 생산에 문제가 생겼답니다. 어느 해에는 건기에 비가 많이 와서 우기와 뚜렷한 구분이 없었고, 어느 해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 바닷물 온도가 갑자기 오르는 엘니뇨 현상으로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것이죠. 이렇게 어떤 해는 비 때문에 망고 수확량이 급감해 우리나라 수입량도 줄어들죠. 반대로 어떤 해는 '대풍작'을 맞아 200만㎏ 이상(약 1000만개) 망고가 남아돌게 된답니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떨어지면서 농민과 정부, 소비자 모두 걱정이 커요. 망고는 쉽게 무르고 썩는 과일이라 몇 주 안에 모두 소비해야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