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독침 가진 '살인 개미'… 살아있는 도마뱀도 먹어치우죠
붉은불개미
'살인 개미'로 불리는 '붉은불개미〈사진〉'가 지난 2017년 말 부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어요. 부산항 감만 컨테이너 야적장 바닥 콘크리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1000마리 안팎이 발견된 거죠. 검역 당국이 발견된 개미들을 모두 죽이고 주변 흙을 불태웠지만, 하루에 알을 1000개 이상 낳는다고 알려진 여왕개미를 아직 발견하지 못해 불안감이 여전해요.
남미 중부 지역이 원산지인 붉은불개미는 미국과 호주, 중국 등에 이미 널리 퍼져있는 악성(惡性) 외래종이에요. 꼬리의 독침에 개미산(酸)이 많아 한번 쏘이면 피부가 불타는 듯 고통스럽고 가려워요. 사람에 따라 현기증과 호흡 곤란을 겪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어요. 바글바글 몰려들어 물어뜯고 꽁무니의 독침으로 찔러 독극물을 주사하니 무시무시하죠.
몸이 검붉은 색이라 '붉은불개미'로 불리는데 우리나라 불개미보다 고약해요. 미국에선 해마다 이 개미 때문에 의료비가 6조원 이상 들어가고,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이 쏘인답니다. 사망하는 사람도 100여 명에 달하죠.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온 컨테이너 화물에 묻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붉은불개미 가운데 일개미는 크기가 0.5㎝ 정도로 아주 작아요. 우리나라 불개미(0.7㎝)보다도 작은데, 개미는 대체로 작은 것이 큰 것보다 독하고 위험해요. 여왕개미와 수개미는 일개미보다 두 배 정도 크기가 큰데, 매년 5~6월쯤 하늘을 날며 짝짓기를 해요. 짝짓기 후 수개미는 죽지만 여왕개미는 7년쯤 살면서 알을 낳는 개미 왕국의 중심이 됩니다.
붉은불개미는 수십만 마리가 한집에 살아요. 여왕개미도 한 집에 수십 마리씩 되죠. 엄청난 무리가 아파트 같은 집을 짓기 위해 와글와글 땅을 파 들어가는데 개미집이 양옆으로 죽죽 늘어나는 모습이 마치 도시가 팽창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답니다.
미국 텍사스주에는 땅 위로 초가지붕처럼 불룩하게 수십㎝씩 솟아있는 개미집이 운동장 하나 넓이에 수백 개씩 있어요. 일본에선 3억 마리가 사는 불개미 군락도 발견됐죠. 도시 건물이나 돌 아래에 지은 개미집은 찾기 어렵지만 풀밭이나 경작지에 흙을 퍼부어놓은 듯한 붉은불개미 집은 알아보기가 쉽답니다.
불개미 집을 발견해도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거나 집을 건드리면 안돼요. 개미들이 벌 떼처럼 덤벼드니 조심해야 해요. 수백 마리가 순식간에 벌겋게 기어올라 강한 턱으로 물어뜯거나 개미산이 많은 독침을 살에 찔러넣기 때문이죠. 바퀴벌레나 도마뱀도 이들의 떼 공격을 받고 죽어요. 지렁이, 새, 알 등을 가리지 않고 먹는 잡식성인데 때론 벌집에 쳐들어가 꿀을 먹어 없애버리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이 개미의 파괴력도 자기 몸집보다 더 작은 0.2㎝ 크기의 브라질산 토니미친개미에게는 통하지 않아요. 토니미친개미는 온몸에 묻은 개미산으로 붉은불개미의 독침을 중화시키며 미국에서 무섭게 확산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