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1) 삶의 변명 미늘 49. 제3차 화폐개혁 하다

[청림작가]

엽서수필 1 : 삶의 변명 “미늘”

49. 제3차 화폐개혁 하다

이영백

 5·16 혁명정부가 들어서고 사회가 변하였다. 직접적인 일은 당장 매일 사용하는 돈을 바꾸는 “화폐개혁”을 한 것이다. 화폐개혁을 한다는 것은 정치ㆍ사회로 가장 파장이 많은 일인데도 혁명정부는 1961년 5월 16일 혁명하고 다음 해 6월 10일 감행한 것이다. 혁명정부는 첫째 부동자금의 산업자금화이고, 둘째 퇴장자금을 반출하여 국가에 활용하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침략기시대 전부터 현재까지 세 번째 화폐개혁을 하였다. 1차 화폐개혁은 1905년 일본인 재정 고문 메가타가 우리의 재정과 화폐를 장악하기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였다. 일본 화폐인 “제일은행권”이 법화로 공식 인정 받았다. 한국 화폐단위를 “元”에서 “圓”으로 바꾸어서 신화폐와 2:1로 교환하여 주었다. 2차는 1953년 2월 17일 6ㆍ25전쟁 중에 남발된 통화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수습하려는 조치로 “圓”에서 한글 “환”으로 변경하여 100:1(圓->圜)로 시행하였다. 3차 화폐개혁은 “환(圜)”에서 한글 “원”으로 바꾸었다. 10:1로 시행하였다.

 특히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발표하면서 1962년 6월 10일 국교 6학년 때이었다. 학급회비 250환을 가지고 있었다. 셋째 형이 대신 화폐교환을 해 준다고 하여 드렸다. 저녁에 가져온 돈은 “25원”이 되었다. 250환이 25원으로 요술처럼 줄어져서 둔갑하고 말았으니 “세상에 이런 일을 어찌 설명하겠느냐?”고 밤새 울었다. 돈 바꿔준 셋째 형만 애먼 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설명하여도 못 알아들었으니 그때 셋째 형은 기가 찼을 일이다. 학교 가서 울상이 되어 선생님에게 여쭤보았다. “그래, 괜찮아. 잘 바꿨다. 바꿔야 또 학급을 위해 사용할 수 있지.”라고 하였다. 그제야 안심하였다.

 시대가 많이 변하긴 하였나 보다. 종이돈·동전에서 수표로 확장되었다. 또 전자화폐로 변화하면서 돈을 손에 쥐어 보지도 않고 상거래나 경제활동이 되고 있다.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요즘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까지 나오고 있다. 화폐, 그 편의성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인 1962년 제3차 화폐개혁 하였다. 국교 6학년 6월 10일이었으니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다. 시대 격랑을 지나온 것이다.

 수학여행을 부산으로 가서 빨간 돈 2원 내고 동래-부산역까지 전차 탔다.

[청림작가]

엽서수필 시대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