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처음 결성, 10명의 시조시인이 10번째로 엮은 동인지
[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시조단에서 역동적이고 개성 있는 작품과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17년 역사의 ‘영언 동인’(회장 김수환)이 10번째 동인지 『종이는 나무의 예문』 (도서출판 시와실천)을 발간했다는 소식이다. 경기 용인, 경남 진주,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 활동을 위한 공통된 틀과 방향을 추구하면서도 저마다의 개성 있는 시조의 품격을 보여주며 문학적 역량과 시력詩歷을 다져가는 동인이다. 참여 시인으로는 김수환 시인, 김진숙 시인, 문수영 시인, 손영희 시인, 심인자 시인, 이숙경 시인, 이화우 시인, 임태진 시인, 정희경 시인과 조한일 시인 10명이다. 김수환 회장은 발간사에서 “서로에게 영언이고, 영언이 사조이며 관점이고 지향이며 영언이 곧 문학이라는 것입니다.”라고 영언의 아이덴티티를 소개했다.
또 이정환 시인은 격려사에서 “영언 동인들은 시조문단의 중심으로 진입하여 힘찬 동력을 제공하는 원천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자가 새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입니다. 이러한 문학적 축적과 탄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정진할 일만 남아 있습니다.”라고 격려했으며 박명숙 시인은 “시를 왜 쓰는지에 대한 물음의 답은 갈수록 옹색해지기만 한다. 어쨌든 시 속에 기꺼이 영혼을 가두고 사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아픔과 슬픔을 자초하며 오욕칠정을 들락거리는 시 쓰기를 연명하고 있으니, 업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싶기도 하다.”라고 시인의 숙명을 언급했다.
이번 제10집 영어 동인지에서는 10명의 시조시인이 각자 7편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김수환 시인의 ‘우두커니’ 외 6편, 김진숙 시인의 ‘향일암의 저녁’ 외 6편, 문수영 시인의 ‘새벽’ 외 6편, 손영희 시인의 ‘봄밤’ 외 6편, 심인자 시인의 ‘문득 보이는 것들’ 외 6편, 이숙경 시인의 ‘측백 한계선’ 외 6편, 이화우 시인의 ‘도서관 앞 느티나무’ 외 6편, 임태진 시인의 ‘장마전선’ 외 6편, 정희경 시인의 ‘출렁다리’ 외 6편과 조한일 시인의 ‘시인의 주거 형태’ 외 6편 등 각자의 체험과 감성이라는 배를 타고 나가 감동, 공감과 서정의 바다에서 건져낸 시조 작품 총 70편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이번 제10집은 ‘시조와 나’라는 특집 공간을 마련하여 10명의 회원이 시조 창작의 울타리에서 진솔하게 들어낸 산문이 포함되어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시조를 처음 쓰게 된 이야기, 시조가 시인에게 주는 운명 같은 것 그리고 개인적 체험을 진솔하게 드러내면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참여 동인들의 소회다.
또한 영언 동인지에서는 해마다 <영언이 뽑은 올해의 좋은 시조>를 선정, 발표해 왔는데 올해 2024년에는 서숙희 시인의 ‘국수를 삶는 저녁’이 3차에 걸친 선정 과정을 통해 영예를 안게 되었다. 조한일 시인은 작품 해설에서 “서숙희 시인은 『국수를 삶는 저녁』을 통해 어둠이 오는 시점에서 뽑아낼 수 있는 직접 체감하는 일상의 소재로 생명체 같은 저녁의 퍼포먼스를 더욱 저녁답게 만드는 시적 관록과 감각을 보여준다.”면서 작품이 주목 받은 이유를 밝혔다.
격년제로 동인지를 출간하고 1년에 세 차례 정도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열띤 토론과 창작의 열의와 결속을 다지고 있는 영언 동인은 제10집 발간을 계기로 더욱 견고한 시적 체질과 작품성에 몰입하는 동인으로서 입지를 다져가자고 뜻을 모았다고 전해졌다.
시와실천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