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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제39회
방송일 1999년 6월 9일 수요일 밤 9시55분
$#1. 신형의 집 전경, 밤
병국E : (큰소리) 너 어서 안나가!
혜자E : (맘 아픈, 애원조) 여보, 왜 이래요. 이러지 좀 마요, 제발
$#2. 안방
신형, 고개 반쯤 숙인 채 묵묵히 앉아만 있고 신형에게 말하고 있는, 혜자, 기진해 병국이 신형에게 못 오게 신형의 앞을 가로막고 앉아있다.
병국 : (무섭게 가라앉은) 너 어서 이거 빨리 들고 나가, 빨리!
신형 : (병국, 헤자 안보고, 묵묵히 앉아만 있는, 공손하지만 단호한 모습이다) ...
혜자 : (병국 보며, 기운 없는 설득조) 얘가 지금 어딜 나가요? 당신 거실에 좀 나가있어요. 나 신형이랑 둘이 얘기 좀 할꺼니까, 응? 당신 제발 좀 가만히 있어!
병국 : (혜자 아랑곳 않고 신형 보며, 큰소리) 너 왜 나가라니까, 왜 꼼짝도 안해? 어여 빨리 들고 나가!
신형 : (맘 아프지만, 흔들림 없는) ...
병국 : (숨 거칠게 몰아쉬며, 가라앉은) 너, 내 집에서 나가란 말 안들리냐? 오냐 그래, 니 발로 못 나가겠다면 내가 내쫓아주마. (하고 가방 들고, 신형의 팔 잡아 일으키려하며) 너 나가, 어여 나가, 빨리 나가!
혜자 : (신형의 팔 잡은 병국의 손을 풀고, 신형의 앞을 가로 막아서며 애원조) 왜 이러니, 정말! 집 두고 얘가 어딜 나가요?! (신형 보고) 얘, 신형아 너 아버지한테 잘 못했다고 말씀 드려, 어? 다신 안그런다고 말씀 드려!
병국 : 너 어서 안 일어나!
신형 : (앉은 자리에서 꿈쩍도 않는) ...
혜자 : (신형 보고) 아 얼른 잘못했다고 말씀드려, 신형아!
신형 : ...
병국 : (그런 신형 보며 속상한) 이 자식이 아주 우리 두 노친네 아주 피를 말려 죽일 작정이야, 이게. 그래, 너 니 뜻대로 끝까지 해주지 않는다면 끝까지 아무 말 안하겠다? 그러니 무조건 허락을 해라?
신형 : ...
병국 : (혜자 보며) 여보 정신차려. 이 자식 이거, 이미 우리 자식 아니야. 우리가 여기서 혀물고 내죽는다 그래두 이 자식 이거, 재호한테 달려갈 놈이야. 응. 당신 그거 볼 자신 있어? 난 없어. 그러니까 우선 우리가 먼저 이새낄 내쫓아버리자. (신형 팔잡아 일으키려하며, 소리치는) 너 나가, 일어나가 임마, 너 안나가!
신형 : ...
$#3. 일층, 베란다
병국, 의자에 앉아 속상한 얼굴로 재를 털지 않아 재가 긴 담배를 들고만 있다.
$#4. 신형의 방
신형, 눈가 그렁해 있지만 단호한 얼굴로 침대맡에 앉아있다. 혜자, 기진한 얼굴로 그 옆에서 신형의 가방에 있는 짐을 풀고 있다. (거의 다 푼 상태). 혜자, 짐을 다 풀고, 가방에 한쪽에 놓고, 신형을 맘 아프게 보다가 일층으로 내려간다. 신형, 여전히 묵묵히 앉아만 있는.
$#5. 재호의 방
재호, 신형의 전화를 받고 있다.
신형E : (가라앉은, 담담한) 밥은 먹었어?
재호 : (가라앉은) 네.
신형E : 약은?
재호 : 먹었어요.
신형E : 내일 방사선 치료 받는거 11시로 예약해놨어. 꼭 가.
재호 : 걱정 말아요, 갈 거니까.
신형E : 난 같이... 못 갈 거 같애. 집에 일이 많아서...
재호 : (가라앉은, 걱정) 부모님 화 많이 나셨죠? ...
$#6. 신형의 방
신형, 전화하고 있다. 기운 없지만 밝으려 애쓰며
신형 : 괜찮아... (애써 작게 웃고) 아프지 않어?
재호E : 네.
신형 : (속상해 울음날 것 같지만 참으며) 혼자 있는 거, 안힘들어?
재호E : ...
신형 : (속상해 울음 날 것 같지만 애써 참으려하며) 너무 늦었다, 자.
재호E : 잘 자요.
신형 : (맘 아프고, 지친) 그 말밖엔 나한테 해줄말 없니?
재호E : ...
신형 : (서운한 맘 참으며) 그래 자라, 또 전화할께.
재호 : (말꼬리 끊으며, 어렵게) 우리 언제 다시 봐요...
신형 : !... 보고 싶어?
$#7. 재호의 방안
재호, 괜한 말을 했나 싶다.
재호 : ... 자요. (하고 전화기 내려놓는다. 그리고 잠시 그대로 있다가 냉장고로 가서 맥주캔을 하나 꺼내 캔뚜껑을 따려다가 맘 다잡고, 휴지통을 들어다 따려던 맥주캔과 냉장고 안에 있던 맥주 캔을 꺼내 모두 버리고, 탁자쪽으로 와서 담배며, 재떨이, 라이터 등을 다 버린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눈감는)
$#8. 신형의 방
신형, 전화기 보며 한손으로 머리 괴고 서글픈 표정으로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얼굴이다.
$#9. 길진의 집 전경, 아침
신형E : 미안해, 형.
$#10. 길진의 방 안
길진, 외출하려 웃옷을 입고 있다. 신형, 그 옆에서 미안한 얼굴로 서 있다.
길진 : (옷 입고, 가방 챙기며) 그런 말 마.
신형 : (미안해, 덧붙이는) 어지럼증이 심해서, 혼자 보내기가 좀 그래. 형두 바쁜데... 편하게 부탁할 사람이 없었어.
길진 : (신형 보며, 편하게) 그렇게 말 많이 안해두 돼.
신형 : ...
길진 : (마음이 아주 편하지는 않지만) 우리 괜한 인사치렌 하지 말자. 내키지도 않는데, 니가 시켜서 하는 일 아니야. 가뜩이나 너두 신경쓸일 많을텐데, 내 걱정까지 그러지마. 그냥 오빠한테 부탁한다 생각해라, 편하게. 나두 동생일이다 생각할테니까. (가방 들고) 나가자. 아직 시간이 이르긴 해도, 미리 가서 재호밥도 좀 챙겨주고 그래야겠다. 나와. (하고, 나가는)
신형 : (미안한, 느낌으로 길진 보는)
$#11. 재호의 방 안
길진, 앉아있다. 재호, 편한옷 차림으로 차를 끓여와 길진 앞에 놔주며,
재호 : (미안한) 괜한 걸음 하셨어요. 저 혼자 가도 되는데...
길진 : 물론, 그냥... 너 보고 싶어서 왔다.
재호 : (작게 애써 웃으며) 차 드세요. (하고, 차를 마신다)
길진 : (찻잔 들어 차 마시고 내려놓다, 문득 재호의 팔쪽을 보는데, 멍이 보인다. 가슴이 쿵 떨어지는 듯하다.)
재호 : (차 마시다 그런 길진의 시선 느끼고 어색하게 자기 팔을 손으로 문지르며)별거 아니예요.
길진 : (보면)
재호 : (짐짓 대수롭지 않게) 부딪힌 적도 없는데... 이렇게 멍이 드네요. 몸이 안좋아서 그렇겠죠.... 뭐.
길진 : (그런 재호 안스럽게 본다) ..,
재호 : (그런 길진의 시선 느끼며) 그렇게 보지 마세요.
길진 : ....
재호 : (못보고, 찻잔만 만지며) 이겨낼 자신 있어요.
길진 : (재호 보며, 맘 짠해 시선 피하고 차 마시며) 그래야지.
재호 : (여전히 길진 안보고, 어렵게) 신형씨... 집에서 걱정 많이 들었다고 하죠?
길진 : (보면)
재호 : (안보고) 참 바보 같은 사람이예요. 내가 그렇게 모질게 했는데... (어렵게 길진 보며) 송교수님.
길진 : 어.
재호 : (어렵게) 저... 신형씨 더는 아프게 하고 싶질 않아요. 그사람은 나하고 결혼까지 하려고 하지만... (작게 고개 젖고, 길진 보며) 난 가끔 얼굴만 보면 되요. 부탁인데, 바보 같은 생각 좀 못하게 해주세요.
길진 : (서글픈, 어렵게) 걔가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하며, 차 마시는)
재호 : (신형 생각하는) ...
$#12. 주사실
재호, 침대에 누워 눈감고 주사를 몇 개씩 한꺼번에 맞고 있다.
$#13. 병원 일각
길진과 정윤 얘기하는
길진E : 주사가 오래 걸리네.
정윤 : 그렇지.
길진 : 주사 맞는거 힘들다며?
정윤 : 그래도 좋아질려고 맞는 건데, 맞아야지.
길진 : (정윤 안보고) 재호... 나을 수 있을까?
정윤 : (무거운) 해보는데 까진 해봐야지.
길진 : (작게 한숨 쉬고, 생각 많은 얼굴로 말하는) 정윤아, 정말 재호 얼마나 살 수 있는거니. 나한테 숨기지말고 얘기해줘라.
정윤 : (잠시 머뭇대다, 어렵게 말 꺼내는) 완쾌되긴... 힘들거야...
길진 : (맘 아프지만 애써 담담하려하는) ...
정윤 : (그런 길진 보는)
$#14. 병원 로비+주차장 안
길진, 재호를 부축하고 로비를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간다. 재호, 애써 정신을 차리려고 하지만 몹시 힘든 표정이다. 길진, 마치 동생 다루듯 자상하고 따뜻하게 '괜찮아, 조금만 참아라' 하며 자기 차로 가서 조수석 문 열고 재호를 태워 안전벨트 매주고, 이내 운전석 쪽으로 와서 차에 탄다.
길진 : (안전벨트 매고 시동 걸며, 재호 안보고) 집으로 가야되지? 여기서 어디로 해서 가야지 빠르니? 나가자마자 로터리에서 바로 우회전 해야되나. (하며, 재호쪽 보며) 재호... (하는데, 가슴이 아프다)
카메라, 돌아가면 재호, 고개를 옆으로 떨구고 기절한 듯 잠든 모습 보인다. 길진, 그런 재호를 맘 아프게 잠시 보다가 재호가 앉아있는 자리를 뒤로 젖히고, 편하게 재호를 눕혀준다. 그리곤 차를 몰아가는
$#15. 카페 안
신형 창가 보며 앉아 있다. 그때 '교수님'하며 부르는 소리 나고, 신형, 돌아보면 조교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을 데리고 와 신형에게 인사한다.
신형 : (작은 웃음 번지며, 여학생 보며) 왔구나... (여학생과 눈인사하고 조교 보며) 이 친구가 나한테 배울 조카야?
조교 : 네.
신형 : (여학생 보며) 잘 부탁해요.
조교 : 얘가 교수님한테 부탁해야지, 교수님이 얘한테...
신형 : 교수님은, 사표낸지가 언젠데... 그냥 언니라고 불러, 그게 나두 더 편해.
조교 : (미안한) 그래두 돼요?
신형 : 그럼. 차 한 잔 마셔야지, 앉아.
$#16. 재호의 방 안
재호, 침대에 누워 자고 있고 길진, 그런 재호의 이불을 덮어주고, 재호를 보는데, 맘 아픈 얼굴이다. 이내 일어나 나가는.
$#17. 허름한 주택 안
주인집하고 같이 있는 방 한칸을 복덕방 업자와 신형이 보고 있다.
업자 : 어때요? 맘에 들어요?
신형 : 화장실을 주인집하고 같이 써야되나 보죠?
업자 : (떨떠름한) 그 돈 갖고 화장실까지 따로 있는 거 못얻어요. (하고, 나간다)
$#18. 주택 안 마당
업자 : (집안에서 나오고)
신형 : (따라 나오며) 아저씨...
업자 : (떨떠름한 표정으로 돌아보면)
신형 : 다른 건 다 맘에 드는데... 아픈 사람이 있어서 화장실은 따로 썼으면 좋겠는데요... 죄송하지만 다른데 조금만더 알아봐 주시겠어요...
업자 : (마지못해) 글쎄요... 입맛에 딱 맞는 방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고 나가고)
신형 : (작게 한숨쉬고, 집을 휘둘러보다 나가는)
$#19. 진숙의 방
진숙(무슨 말을 할까 싶어 불안하다)과 혜자(기진한) 앉아있다. 그때, 인숙 방문 열고 혜자의 눈치를 보며 잔뜩 불안한 얼굴로 찻잔 가져와 앞에 놓아주고 앉는다.
진숙 : (혜자 눈치 보며 인숙에게) 넌 나가 있지?
인숙 : (혜자 눈치 보며) 왜애? 내가 들으면 뭐 안되는 얘기라도 해?
혜자 : (두사람 안보고, 다른쪽 보며 넋나간) ...
진숙 : (가라앉은) 나가 있어.
혜자 : (인숙 안보고) 그래 인숙아, 넌 자리 좀 비켜줘.
인숙 : (진숙, 혜자 눈치 보며) 알았어. (하고 나가고)
진숙 : (혜자 보며, 어렵게 말하는) 차 마셔라.
혜자 : (진숙 안보고, 기진한 듯 말꺼내는) 진숙아... 우리 신형이 좀 말려줘라.
진숙 : ?
혜자 : (여전히 안보고) 우리 신형이... 재호랑 결혼한댄다. 나 그거 도저히 그건 안되는 일인거 같애. 그래 너 재호땜에 기막히고 속상한거 알고, 그리고 재호 (맘 아픈)... 너무 불쌍한데, 근데... (진숙 보며) 진숙아, 결혼은 안돼. (애원조) 너두 생각해봐라, 얘. 나이든 부모가 돌아가셔두 삼년은 길거리 지나가다가두 눈물이 나는게 사람이야. 근데, 새파랗게 젊디젊은 남편 (맘 아픈, 어렵게) 얼마 같이 있지도 못하고 ... 너, 우리 신형이 봐서 알지만 걔, 그렇게 독한애 못돼.
진숙 : (찻잔만 보며, 맘 아픈, 화난 느낌은 아니다)
혜자 : (애원조) 나 이렇게 말하는거 니 가슴에 못질하구, 재호한테 상천줄 아는데... 근데 니가 나래두 이럴수 밖에 없지 않겠니?
진숙 : (안보고) ... 이해해. (하고, 혜자 보며) 신형이가 재호한테 왔다갔단 말은 나도 들었다. (작게 한숨쉬고, 담담하게) 근데 난 그냥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어. 말이 그렇지만, 친구처럼 본거 아닌가 싶었어. 재호, 신형이랑 결혼시킬 욕심... 나두 없어. 걱정마. 재호한테 가서도 그렇구, 필요하다면 신형일 만나서도 그렇구, 내가 말할게. 결혼은 안된다고 그럴게.
혜자 : (미안한) 그래,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러구 내가 한말 너무 고깝게 생각하지 알아줬음 좋겠어.
진숙 : (눈가 붉어져 외면하며) 이해한대니까... (답답하다)
$#20. 수돗가
혜자, 방에서 나와 신발 신고 진숙 보고, 진숙 따라나와 배웅하는.
혜자 : 나오지마.
진숙 : 그럴게. 조심해가라. 많이 안좋아 보인다.
혜자 : 어. (하고, 나가고)
진숙 : (그런 혜자 보고 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신자의 방문 열리고, 그방에서 인숙, 신자 보며
신자 : 혜자 어짠 일로 왔노?
인숙 : 무슨 일이야, 언니?
진숙 : (심란해, 그냥 방으로 들어간고)
$#21. 일층 베란다
길진, 앉아 있다. 신형, 그때 차 가져와 길진에게 한 잔 주고.
길진 : 어머니는 어디 나가셨나보다?
신형 : 어, 그런가봐. (길진 보며) 재호, 병원 갔다온 일은 어떻게 됐어?
길진 : 치료 잘 받구, 집에 바래다줬어. 피곤했던지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자더라.
신형 : 고마워 형.
길진 : (잠시 신형 보다가 차 마시고 ) 너... 이제 어떡할거야?
신형 : (안보고) 준비하고 있어...(차 마시고)
길진 : 뭘? ...
신형 : (안보고) ...
길진 : (걱정스런) 정말 재호랑 결혼할 생각이야? ... 그냥 옆에서 지켜봐줘두 되잖아. 굳이 결혼까지... 그건 좀 그렇다.
신형 : (안보고, 담담하게) 내가 집에 다시 들어온 건 정리할게 있어서지, 부모님 뜻을 따르기 위해선 아니었어.
길진 : 당장 생활은 어떡할거야?
신형 : 아이들 가르치기로 했어. 생활비는 벌 수 있을거야. 학굘 나가게 되면, 재호 옆에 있는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게 될 것 같아서...
길진 : 부모님께선 허락하셨어?
신형 : (맘 아픈) 어떻게 허락을 하셔.
길진 : (어렵게 말꺼내는) 신형아...
신형 : (말꼬리 자르며, 안보고, 찻잔만 보며, 눈가 붉어져있지만 단호한) 형,
길진 : ...
신형 : 난 걜... 이대로 보낼 수 없어. (길진 보고) 형두 생각해 봐.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한테 버림 받구, 사랑하는 사람도 옆에 없이, 서른도 안된 나이에...이건 너무 억울하잖아, 형. (단호한) 말리지마, 난, 걔 옆에 있을 거야. 누가 뭐래두 이젠 우릴 떼놓지 못해.
길진 : (신형 안스럽게 보는) ...
$#22. 재호의 아파트 안
청소를 하는지 진숙, 팔 걷어붙이고 주방을 치우고 있고, 재호는 책상 앞에서 컴퓨터 (현수의 회사일에 관계된) 화면을 보며 자판을 치고 있다. 그러다 전화 거는.
재호 : 청주시청이죠? 지적과 좀 부탁합니다. (사이) 여긴 대진그룹 기획실인데요, 운진지역 공시지가자룔 알려고 하는데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요? (사이, 메모지에 적으며) 네, (사이)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 끊고, 컴퓨터 자판 다시 치는)
진숙, 주방정리 대충하고, 식탁을 행주질하고 쇼파로 와서 앉으며, 재호 보며,
진숙 : 뭐하는거야?
재호 : (안보고) 아무것도 아니예요. (하며, 컴퓨터 자판 치고, 다 됐는지 진숙 보며) 집이 엉망이죠?
진숙 : 생각보단 덜한데 뭐. (그러다 잠시 생각하는)
재호 : (걱정스레 묻는) 무슨 하실 말씀 있어요?
진숙 : (못보고, 어렵게 말하는) 신형이 엄마가 집에 왔었다.
재호 : (진숙 못보고) ...
진숙 : (재호 보며, 안스러운) 별 말은 없었어. 니 걱정 많이 하시드라.
재호 : (안보고) 네에...
진숙 : (뭔가 말하려다가, 차마 못하고 외면하는) ...
재호 : (안보고) 걱정하지 마세요.
진숙 : (보면)
재호 : 신형씨하고 저, 아무일 없을 거예요. 감히 제가 이제 와서... 저 신형씨하고 결혼 안해요.
진숙 : (눈가 그렁해, 속상한) 그래, 그래야지.
재호 : (보며) 이모, 저... 방 하나만 얻어주세요.
진숙 : (걱정스런) 무슨 방?
재호 : 제가 쓸 방이요. 여긴 비워줘야 할 거 같아요.
진숙 : 집에 들어와. 몸두 아픈데 혼자 어떻게 있니? 나랑 같이 쓰면 되잖아.
재호 : 혼자 있고 싶어요.
진숙 : (맘 아프고, 속상한) 이몬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재호 : 멀리 안 갈게요. 집 근처에 얻어 주세요. 걸어서 5분 거리에. 그럼 되잖아요. 집 안에 아픈 사람 있으면 집안 분위기도 괜히 침울해지고 안 좋아요.
진숙 : (재호 맘 알겠다) 병원은 다녀왔니?
재호 : 네
진숙 : 내일도 치료있댔지? 내일은 이모랑 같이 가자.
재호 : 혼자 갈게요. (못보고, 어렵게) 나중에... 혼자 갈 수 없을 때... 그때 이모가 같이 가주세요. 지금은 혼자 갈 수 있어요.
진숙 : (맘 아프다)
재호 : (어렵게 말 꺼내는, 안보고) 이모.. 저... 엄마 한번 보여주세요.
진숙 : ?!
재호 : (여전히 안보고, 가라앉은) 엄마 많이 변했겠죠? ...
진숙 : 세월이 있으니까 늙었겠지, 뭐. 그래도 그 얼굴이 어디가겠니...
재호 : (안보고) 날 기억할까요?...
진숙 : (재호 안스럽게 보며) 널 어떻게 잊겠니?...
재호 : (눈가 그렁해 외면하고)
$#23. 재영의 학교 교문밖
재영과 석구 다투고 있다.
재영 : 왜 챙피하게 학교엘 와?
석구 : (서운해 말하는) 챙피하다니? 신랑이 챙피해? 야, 난 기껏 새벽부터 여직까지 내가 막노동하고 몸피곤해 죽겠는데도 너 기쁘게 해줄려고 이렇게 찾아왔는데, 챙피해i? 야, 너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재영 : 심하긴 뭐가 심해!
석구 : (속상해, 큰소리) 심하지 안심해! 이게!
재영 : 왜 소릴질러!
석구 : 야, 신랑이 소리도 못지르냐! 어?
그때, 지나가던 재영친구 재영 보고
친구 : 재영아, 무슨 일이야?
재영 : (친구 보고, 어색한) 어, 별 일 아니야.
친구 : (석구 보고) 안녕하세요? (재영에게) 남자친구니?
석구 : (화나, 친구에게) 저 남자친구 아니예요.
친구 : 네?
재영 : (당황해, 친구에게) 진희야, 너 먼저 가.
석구 : (재영이 어깨 팔두르면서 친구 보고) 저, 재영이 남편이예요. 우리 법적으로 부부예요. 언제 우리집에 한번 놀러 오세요.
재영 : (석구 노려보고)
친구 : (황당하고, 난감해 재영 보고, 석구보다, 서둘러 말하는) 저, 다음에 뵐게요.(하고, 가고)
재영 : (친구 가는 것 보고, 석구에게 속상해) 뭐하는 짓이야?
석구 : (화나, 소리치는) 넌 뭐하는 짓이야!
재영 : (석구 밉게 보며) 소리만 지르면 다야? 쌍스러.
석구 : (화나, 재영 손잡고, 가라앉은) 뭐? 너 좀 이리와. (하며, 끌고 가려한다)
재영 : (손 빼려하며) 왜 이래?
그때, 재호, 학교쪽으로 걸어가다 그런 두사람 보고 멈춰선다. 왜 저런가 싶다.
석구 : (재영 손 끌고 '좀 이리와 봐' 하다가, 재호랑 눈 마주치고, 난감해지며) 재호야...
석구, 재영 난감한
$#24. 학사주점, 저녁
재호와 석구, 재영 앉아있다. 재호, 석구의 잔에 술 따라주고, 석구는 눈치보며 술잔 받아 술을 마신다.
재호 : (재영에게) 재영이도 한 잔 마실래?
재영 : (머뭇대자)
재호 : 들어.
재영 : (술잔 앞으로 내민다)
재호 : (술 따라주고)
재영 : (마시진 않고 그대로 둔다)
재호 : (석구에게) 왜 싸웠어?
석구 : (어색한 웃음) 별일 아니야. 뭐, 그냥 사랑싸움이지 뭐... 근데 너 술 먹으면 안되잖아.
재호 : 안마셔. 물 마실거야. (작게 웃으며, 재영에게) 재영이, 너 석구한테 무슨 잘못했어?
재영 : (투정하듯) 잘못한거 없어. 석구오빠가 막무가내루...
석구 : (말꼬리 자르며) 내가 뭘 막무가내로 그래, 니가 그랬지. 야, 결혼한게 뭐가 챙피한 거라고 친구들한테 말도 안하냐? 날 그냥 남자친구라고 그렇게 소개하고... (재호 보며) 얘는 내가 챙피하댄다. 옷 후줄구리하게 입고 못배운 거 티난나고.
재호 : (그런 두사람 보고 흐뭇하게 웃는다)
재영 : 제발 넘겨짚지 좀 마라. 내가 언제 옷 갖고 그러고, 못 배운거 갖고 그랬냐? 내 나이가 어리니까, 친구들한테 결혼했단 말하기가 뭐해서... 우리 학교 교수님들도 처녀들이 수두룩한데, 학생이 결혼했다 그러면 다들 비웃지 않겠어?
재호 : (물 마신다)
석구 : (문득 생각난 듯 재호 보며) 재호야, 너 재영이 학교엔 웬일이야?
재영, 석구 : (보면) ?
재호 : (재영에게, 어렵게 말 꺼내는) 재영아... 우리 엄마 보자.
재영 : ?!
재호 : (안보고, 어렵게 말라는) 부모기 때문에 용서하자. 그런 말은 오빠도 못하겠다. 그냥 내가 ... 너무 보고 싶어. (재영 보고) 우리 엄마 보자.
재영 : (재호 외면하고, 맘 아픈) 싫어, 오빠 혼자 봐. 엄마가 우리 버리고....우리가 어떻게 살았는데....그리고 재혼까지 하구, 난 싫어.
재호 : 재영아...
재영 : (재호 안보고)...
석구 : (재호 눈치보며, 재영 달래며) 오빠가 부르잖아.
재영 : (마지 못해, 눈물 흘리며 재호 보면)
재호 : (재영 안스럽게 보며) 부탁이야, 같이 나가자. 엄마가 재혼한건 신경쓰지 말자. 엄마가 재혼했다고 해서 우리 엄마가 아닌건 아니잖아. (사이) 오빠...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엄말 위해서가 아니라... 오빨 위해서, 해줘라. 들어줄거지?
재영 : (안보고, 고개숙인) ...
재호 : 재영아...
재영 : (맘에 안내키는) ...
$#25. 재호의 아파트 일각, 밤
재호, 천천히 걸어서 자기 아파트 동으로 들어간다.
$#26. 재호의 방 안
신형, 빨래거리를 개고 있다. 그때, 재호 문 열고 들어온다. 신형, 재호 보며
신형 : 어디 갔다와?
재호 : (신형, 담담하게 보다, 한쪽 의자에 앉는다)
신형 : (일어서며, 서운하다) 나, 안 반가워?
재호 : (안보며, 가라앉은) 자꾸 이러지 말아요.
신형 : (보는) ...
재호 : 어머님이 이모한테 다녀가셨대요. 걱정 많이 하시더래요. 제발 이러지 마요. (하고, 신형 보며, 맘 아프지만 단호하게) 우리 그냥 가끔 얼굴이나 봐요. 난 그러면 돼요. 결혼하자는 말 더는 하지 말아요.
신형 : (무시하고, 빨래만 개는)
재호 : (가라앉은, 큰소리) 내 말 들어요!
신형 : (빨래 한쪽에 놓고, 재호 보는, 단호한 눈빛이다) ...
재호 : (안타까운, 달래듯) 당신 부모님한테, 더는 폐 끼치고 싶지 않고, 더는 그앞에서 초라해지기도 싫어요. 그래요, 우리 봐요, 보자구요, 그냥 보면 되잖아요. 나 더는 당신한테 욕심 같은 거 없어요.
신형 : (단호한, 가라앉은) 그냥 보는거 하고, 결혼하는 거 하고 뭐가 다른데?
재호 : (안타까운 마음에 소리치는) 그걸 몰라서 물어요! 도대체 나때문에 얼마나 더 다쳐야, 정신을 차릴거예요! 얼마나 더 아파야지, 도망칠거냐구요! 날 얼마나 더 나쁜 놈으로 만들어야 당신 속이 편하겠어요!
신형 : (담담하게 재호 보다, 가라앉은, 그러나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우리 서로한테 솔직하게 말하자. 너두 나랑 있고 싶지? 뭐가 무서워서, 니 마음조차도 나한테 숨겨.
재호 : ... (신형보다 맘 아프게 외면하는)
신형 : 너, 만약에 니가 내곁에 없을 때, 내가 그거 때문에 힘들어할까봐, 그게 두려운거야?
재호 : (신형 못보는) ...
신형 : 그럼 내 옆에 오래 있어주면 되잖아.
재호 : (신형 보며, 맘 아프지만, 단호한) 가능하지 않은 일이예요.
신형 : (맘 아프다, 외면하고, 다시 재호 보는, 가라앉은) 그래도 할 수 없지...
재호 : (보면) ...
신형 : (재호 보며, 맘 아프지만 단호한) 만약에 니가 내곁에 없을땐, 그땐 너에 대한 기억으로 살면 돼. 나 때문에 조금 더 살아볼려고 노력했던, 나 때문에 행복해했던 니 기억으로 살면돼. 그 기억만큼은 나한테 남겨둘 수 있잖아. (힘주어 말하는) 넌 나한테 이렇게 마지막까지 약하고, 피하려는 모습만 보여줄거니? 정말로 니가 날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인지 다시 생각해.(하고, 나가고)
재호 : (신형 보다 맘 아프게 눈감는)
$#27. 재호의 아파트 전경
위에서 보면, 신형, 힘든 모습으로 현관을 나와 걸어가고 있다.
$#28. 재호의 방
재호, 창가에서 가는 신형을 맘 아프게 보고 있다가 거실로 들어온다. 잠시후, 전화벨 울리고 재호, 수화기를 든다.
진숙E : 재호니?
재호 : 네...
진숙E : (어려운) 지금 니 엄마하고 통화했다.
재호 : ...
진숙E : 낼 오후 3시에 만나기로 했어. 시간 괜찮어?
재호 ... 네.
진숙E : 니 엄마한테 너 아프단 말 안했다. 말끔하게 차리고 나와.
재호 : 네. (사이) 그럼 낼 봐요. 이모. (하고, 전화 끊고, 테이블에 놓인 약을 담담하게 먹고 물 마신다)
$#29. 진숙의 집 전경, 낮
$#30. 석구의 방
재영, 속상한 얼굴로 앉아있다. 석구, 재영에게 옷을 디밀며 말하는.
진숙E : (조금 큰소리) 재영이 너 안나와?
석구 : 곧 나갈께요. (재영 달래는) 가자. 재호하고도 약속했잖아. 재호 생각해서라두 제발 좀 이러지마라.
재영 : (잠시 머뭇대다 마지못해, 옷 입는)
$#31. 수돗가
진숙, 인숙, 달건(운전기사복차림), 신자, 미선 서있다.
인숙 : (진숙에게) 나두 같이 갈 걸 그랬나.
진숙 : 나중에 보면 되지.
신자 : 뭐한다꼬 밖에서 보는지 내는 모리겠네, 집에 덱고오면 내도 보고 좋을긴데.
미선 : (딴엔 심각하게) 그러게 말이예요. 나두 보고 좋을텐데.
신자 : 으데, 으른들 하는 말에 톡톡 말을 끼들어. 재수없구로.
미선 : 그저 엄만 만만한게 나지.
신자 : 어데 또 말을 고렇게 해.
그때, 석구, 재영 (아직은 내키지 않는) 나온다.
진숙 : (재영 보며) 이렇게 갈거면서 왜 그렇게 속을 태워 태우길.
달건 : (주머니에서 키 꺼내, 석구에게 주며) 석구야, 5시까지 차갖고 들어와야 된다.
석구 : 알았어. 형.
진숙 : (달건 보며) 택시빈 갔다와서 줄게.
달건 : 아니 택시빈 무슨 택시비요, 괜찮아요, 놔두세요.
진숙 : 계산은 계산대로 해야지, 내가 돈 안주면 사납금 자네돈으로 채워야 하잖아. (석구 보며) 가자. (하고, 나간다)
석구, 재영 : (인숙, 달건, 신자에게) 예, 다녀올게요. (하고, 나간다)
신자 : 그래 다녀온나.
인숙 : 조심해, 다녀와.
달건 : (인숙 보며) 당신 나랑 얘기 좀해.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인숙 : 네. (하고, 들어가려는데)
신자 : (인숙 보며) 너거들 뭐 문제있나?
인숙 : (돌아보면) ?
신자 : 문제도 없는데 대낮부터 방에 들어가 할 말이 뭐있노?
미선 : 아참, 엄만, 부부 사생활에 무슨 관심이 그렇게 많어. 괜한 관심 갖다가 오해받어요.
신자 : 오해?
미선 : 과부가 부부사는거 샘낸다 그런 소리 듣는다고요.
신자 : (황당한) ?
미선 : 그만 참견하고 들어오세요.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인숙 : (작게 웃으며) 쟤 아주 으른스러워졌네요. (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신자 : (인숙 보다, 방쪽보며) 이 가시나가 어데 애밀 가르칠라꼬... (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32. 신자의 방
미선,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신자, 방문 열고 들어와 그 옆에 앉으며,
신자 : 니 어데서 그런 싸가지를 배웠노. 어?
미선 : (짐짓 어른스레 신자 보며) 왜 그래요, 또.
신자 : 에미보고 과부?
미선 : (어른스레 타이르듯 말하는) 그럼 엄마가 과부지? 홀아비야?
신자 : ?
미선 : 제발 내가 바른소리 하는 걸로 열 받지 좀마. 나 싸가지 없이 말하는거 나도 아는데, 진실은 진실이잖아. 엄마 남편 없고, 난 아빠 없고, 그게 우리 집안의 진실이야. 그리고 엄마 고마워.
신자 : ...
미선 : (신자의 손잡고) 엄마 정말 고마워. 그동안 사는 게 힘들었을 텐데, 어디 도망 안가구 내 옆에 있어줘서. 나 같은 딸 콱 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텐데... 정말 고마워, 엄마.
신자 : 이게 뭐라는기야?
미선 : 엄마, 나 요즘에 자꾸 철드는 거 같아, 걱정이다. 철들면 고생이라는데, 자꾸 철이 들어. 엄마가 불쌍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대견하고, 엄마, 정말 괜찮은 딸이지 않우?
신자 : (가잖게 보다가, 책상위에 책을 펴본다, 만화다, 신자 화가 나 미선의 머리통을 때린다)
미선 : 아야! 왜 그래, 또!
신자 : (만화책을 미선앞에 흔들며) 니가 철이 들어? 지랄한다, 학교공부 책인줄 알았드니, 무슨 만화책을...이게 도대체 얼마나 맞아야 정신이 들끼야? 이년이!
미선 : (만화책을 뺏어 뒤적이며, 속상한) 아, 몇쪽까지 봤는지 기억 안나는데... (신자보며, 원망스런) 엄마가 찾아내! 지금 얼마나 중요한 대목을 읽고 있었는데... 엄마가 찾아내!
신자 : (기가 찬 듯 보며) 이기 암마캐도 정신이 오락가락하지, 이기... (포기하고마는)87쪽이다. 찾아봐, 이년아.
$#33. 인숙의 방
달건, 인숙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인숙 : 당신이 수술을 안하면, 어떡하겠다는거예요?
달건 : (난감한) 남자들 그런 수술하면 기운이 떨어진대니까..
인숙 : 그런 말 다 헛말이예요. 괜히 수술대 오르는거 무서워서 지어 낸 말들이라구요.
달건 : 어쨌든 난 도저히 못하겠어.
인숙 : 당신이 못하겠다고 해서 될일이 아니예요. 희진일 생각해요, 희진일. 나 들어와 여적 힘들게 지내다 걔 맘잡은게 엊그젠 데, 배다른 동생까지... 대체 남자들은 왜 그렇게 이기적인 거예요. 여자가 수술하면 건강에 문제 생긴다는 말도 못들어요? 아니 내가 몸도 무거운데, 아프기까지 해야겠냐구요!
달건 : 왜 이렇게 소릴질러, 이 사람이....
인숙 : 당신이 소리 지르게 하쟎아. (하고, 일어나려하면)
달건 : (손 잡으며) 어디 가. 간만에 둘이 있는데....
인숙 : (모질게 손빼며) 수술받기전까지는 내 몸에 손끝도 댈 생각말아요.
달건 : (조금은 화나는) 이사람이 정말... (벌떡 일어나며) 좋아, 당신 맘대로 해봐! 누가 아쉬운지 두고 보면 아는거지. (하고, 나간다)
인숙 : (달건 보며, 속상한)
$#34. 수돗가
달건, 씩씩대며 신발 신고 대문 나가려는데, 희진 들어선다.
희진 : 아빠, 일 안갔어?
달건 : (희진 보고, 화나지만, 참고) 야, 너, 정말 동생 싫어?
희진 : ?!
달건 : 너 엄마한테 동생 싫다 그랬다면서, 정말이야?
희진 : (기죽은, 고개 숙이는)
달건 : (달래는) 얌마, 동생이 왜 싫어? 동생 생기면은 같이 놀고 심심하지두 않고... 좀 좋냐?
희진 : (달건이 무서운,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엄마가... 동생만 이뻐하면 어떻게... 난, 엄마 뺏기기 싫단 말야. (하고, 나가는)
달건 : (난감하고)
그때, 인숙 안에서 다 듣고 있었는지, 방문 열고 나와, 달건에게 말하는
인숙 : 어떡할거예요?
달건 : (그 말에 인숙 보고)
$#35. 작은 커피� 앞
석구의 차 와서 멈춰선다.
$#36. 차 안
석구, 진숙 앞자리에 앉았고, 재호, 재영 뒷자리에 앉아있다.
진숙 : 내리자.
재호 : (약간 고개 숙이고 가만있다, 어렵게) 이모....
진숙 : (뒤돌아보며) 왜?
재호 : 전... 안들어갈게요.
재영 : (재호 보는) ?
진숙 : ? ...
재호 : 아니... 들어가긴 하는데... 그냥 다른 곳에 앉을게요.
석구 : (어렵게) 왜? 같이 들어가지.
재호 : (진숙쪽 보며) 그렇게 해주세요, 이모. 그냥 ... 얼굴만 보게 해주세요.
진숙 : (가만 있다가) ... 그래라. 재영아, 석구야, 내리자. (하고, 문 열고 나간다)
석구 : (마지못해, 내리고) ...
재영 : (재호 걱정스레 보며) 오빠... 같이 가자.
재호 : (가만 그대로 있다, 재영 보며, 맘 아퍼 눈가 붉어졌지만 참고) 엄마 잘 봐. 그리고 말해줘. 어떻게 변하셨는지, 우리 어릴때하고 어떻게 다른지.
재영 : (눈가 붉어져, 재호 못보는)
재호 : 재영아.
재영 : (보면)
재호 : 오빤 일이 바뻐 못왔다고 해... 그리고 웃는 얼굴 보여드려라. 굳은 얼굴로 뵙지마. (사이) 나가봐. 이모가 기다리신다.
재영 : (나가고)
재호 : (눈가 붉어진채, 시선 돌리는)
$#37. 커피숍 안
한쪽 테이블에 진순 (중산층 정도의 느낌, 너무 화려하지 않은, 강하고, 현명해 보이고, 진지해 보인다), 재영 앉아있고. 맞은편자리에 진순, 석구 앉아있다. 진순, 울지 않으려하며 '이쁘게 컸구나, 엄마 없이 정말 잘컸다'하며 자꾸 고개 숙인 재영의 얼굴을 보려하고, 진순, 그런 진순을 안스럽게 보고 있다. 카메라, 돌아가면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재호, 앉아서 진순을 눈가 그렁해 보고 있다. 재호, 진순이 얼굴을 꼼꼼히 보는. 재호, 눈가 붉어진, 맘 아프지만 애써 담담하려한다.
$#38. 거리
재호, 주머니에 손을 넣고 눈가 그렁해 담담한 얼굴로 걸어간다. 그 모습 오래 보여주고.
$#39. 또 다른 거리
재호,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40. 신형의 집 전경, 밤
병국E: 당신 알고 있었어!
$#41. 거실
혜자, 눈가 그렁해 이 앙다물고 앉아있고, 병국, 서서 맘 아프고 화나 소리치고 있다.
병국 : 학교찾아 가서 다시 한번 애원할려고 찾아갔더니, 학교 그만뒀대. 집에 막 와서 받은 전화가 복덕방 전화야, 복덕방 방 구해놨다고 보러오라고. 이게 지금 무슨 소리야?! 아니 그러고 신형이 이밤중에 이놈의 자식 어디 갔어!
혜자 : (묵묵부답 말이 없다.) ...
병국 : 지금 무슨 생각해? 내 말 듣는거야, 마는거야?
혜자 : (맘 아프다, 눈가 붉어졌지만 담담하게, 병국 안보고) 여보...
병국 : 말해말해.
혜자 : 당신 말대로... 우리, 신형이... 버립시다.
병국 : ?
혜자 : (맘 아프지만, 단호한) 부모속 이렇게 썩이구, 부모맘 이렇게 몰라주는 자식있으면 뭐해요. 당신 말대로 신형이 우리한테 인제 안 돌아와요. 나두 지쳐요..인제. (하고,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간다)
병국 :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안방으로 들어가는 혜자 보는데)
그때, 신형 현관으로 들어서고, 병국, 그런 신형 보고.
$#42. 안방
혜자, 넋놓고 앉아있다. 애써 정신 차리려고 하는.
병국E : (물기 어린 목소리로 화나 소리치는, E) 도대체 우리가 널 어떻게 해야겠니, 이 자식아.
$#43. 신형의 방
신형, 고개숙인 채 눈가 그렁하지만, 단호한 모습으로 앉아있고, 병국, 서서 맘아퍼 울 것 같은, 화를 내고 있지만 거의 애원조다.
병국 : (눈가 붉어져,조금 큰소리) 너 어떻게 부모맘을 그렇게 모르냐? 우리가 왜 반대하는지 그이유를 모르겠니? (큰소리) 말해. 이놈아!
신형 : ....
병국 : 너 처음에 내가 이 가방 들고 나가라 그럴 때, 왜 안나갔어? 너 다시 들어와서 이렇게 밖엔 못 할바에 너 뭐하러 들어왔냐! 이왕 나갈거 이놈아, 하루라도 빨리 나가지. 왜 부모 가슴에 두번 세번 못을 박냐, 어!
신형 : (고개숙인 채, 울음 참으며, 그래도 단호한) 죄송해요, 아버지.
병국 : (맘아픈) 죄송하다면 다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면 모든게 지금 다 되는거냐? 안보면 잊는다. 노력하면 잊어. (맘 아픈) 부모는 늙어서 죽는다고 치고, 자식은 또 낳으면 된다 치고, 사람들은 다 그렇게 죽은 사람들을 잊으며 살어. 하지만 반려자는 아니야. 따라 죽고 싶은 거야. 내가 임마,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 그렇게 되는꼴 내가 어떻게 보니, 신형아, 아버지 부탁이다. 이 아버지 좀 살려다오, 어 임마.
신형 : (병국 보며, 울음 참으며) 아버지... 저 그 사람하고 살게 해 주세요.
병국 : ...
신형 : 약속드릴게요.
병국 : ....
신형 : (맘 아픈, 애원, 힘주어 말하는) 만약 그 사람이 먼저 떠나면 그땐, 잊을게요.
병국 : ?!
신형 : 아버지, 그 사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제가 그 사람 도울 수 있다고, 믿어주세요, 제발. 만약 이대로 그냥 그 사람을 떠나보내면, 저 정말로 평생 그 사람 못잊을 거예요... 제가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정말 못할 짓하는 거 알아요.
병국 : (맘 아픈, 화난) 알면서 그러냐?
신형 : (병국 보며, 울지 않으려 하며, 단호한) 약속드릴게요. 그 사람 먼저 가도, 같이 따라 죽는다거나 그런 바보같은 생각따윈 하지 않을게요. 그리고 잊을게요. 부모님을 위해서 해드릴 수 있는 약속은 이것 뿐이예요.
병국 : (기가 막히고, 맘 아프게 보는) ?!
신형 : (애원하는) 아버지...
$#44. 재호의 아파트 안 (어두운 실내), 밤
재호, 창가에 서서 엄마 생각하는.
$#45. 재호의 방 안
재호, 현수(서류 보는) 앉아있다.
재호 : (그런 현수 담담하게 보고 있다)
현수 : (작게 웃으며, 서류보고 있다가 덮고 재호 본다)
재호 : (현수 못보고) 운진지역이 아무래도 탐이 나더라고 그래서 나름대로 시장성을 조사해봤는데, 맘에 들지 모르겠다.
현수 : 너무 좋다.
재호 : (보면) ...
현수 : 김실장님한테 전해줄게. 회사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애.
재호 : 다행이다. 혹시 맘에 안들까봐 걱정했는데... 빨리 움직이는게 좋을거야. 일미그룹에서도 손을 대고 싶어하는 모양이더라.
현수 : 아픈데, 뭐하러 일까지... 왜 그랬어? (재호가 고맙다, 잠시 재호 보다, 어렵게 묻는) ... 일하고 싶니?
재호 : (못보고) ...
현수 : 실장님한테 부탁해볼게. 일할래?
재호 : (보면)
현수 : 기획만 하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무리하지 않으면 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재호 : (굳은 얼굴이지만, 기대에 찬) ... 그래 줄 수 있어?
$#46. 신형의 동네, 낮
$#47. 신형의 집, 거실
전화벨 울린다. 안방에서 혜자 나오다 전화기 보는.
$#48. 신형의 방
신형 : (걱정) 어제내내 전화했는데, 없더라. 어디갔었니?
재호 : (E, 가라앉은, 굳은) 만나고 싶어요.
신형 : (걱정) 무슨 일 있니?... 어디 아퍼?
재호 : (E) 아뇨.
$#49. 거실
혜자, 전화기 보고 망설이다 전화기 드는.
재호 : (E) 할 말이 있어요, 만나서 얘기해요.
신형 : (E, 조금은 불안한) 어딘데?
$#50. 신형의 방
신형 (걱정돼, 서두는 느낌) 그래 알았어, 갈게. (전화 끊고) 신형, 서두르는.
$#51. 거실
혜자, 쇼파에 앉아있는데, 신형, 내려오는.
혜자 : (맘 아픈, 화낼 기운도 없는) 어디가니?
신형 : (신형 혜자보고 멈춰서는, 난감한) 잠깐 나갔다 올게요.
혜자 : (일어나, 신형쪽으로 가 서서, 신형 보는)
신형 : ?
혜자 : (맘 아프지만, 속상한) 재호 만나러 가니?
신형 : (죄송하지만) ... 네.
혜자 : (속상한, 화난) 가지마, 신형아!
신형 : (공손하지만, 단호한) 간다고 했어요.
혜자 : (맘아픈, 큰소리) 가지말래잖아. 엄마말이 말 같지 않니?
신형 : ...
혜자 : (맘 아프지만, 단호한) 나 분명히 말하는데, 너 지금 집나가면 다신 집에 들어올 생각하지마.
신형 : (혜자, 맘 아프게 보다 단호한) 죄송해요, 엄마. (하고, 나간다)
혜자 : (고개 돌려, 가는 신형 보는, 맘 아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
$#52. 신형의 집 밖
신형, 맘 아프지만, 단호한 모습으로 나가는.
$#53. 카페 안
재호(눈가 붉어져 있지만, 담담한, 조금 고개 숙인), 신형(혹시 무슨 말이 나올까 싶다) 마주 앉아있다.
신형 : (걱정스레, 재호 보며) 무슨 일 있어?
재호 : ...
신형 : 병원에서 무슨 말 들었어?
재호 : .... (잠시 그대로 고개 숙인 채 있는 신형 보는, 눈가 붉어져 있는, 그러나 남자답게) 엄마... 만났어요.
신형 :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
재호 : (안보고) 많이 늙으셨더라구요. 사는게 괜찮다고 들었는데, 맘 고생이 심하셨던거 같아요.
신형 : ...
재호 : (안보고) 이상하죠. 엄마만 보고나면, 더는 아무런 욕심도 생기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하고 다르게 욕심이 생겨요.
신형 : ? ...
재호 : (보고) 살고 싶어요. 아니 살 수 있을 것도 같애요.
신형 : (눈가 붉어졌지만, 재호가 고맙다, 어른스레 고개 끄덕여주는) ...
재호 : (신형 보며) 너무 과한 욕심인줄은 알지만...
신형 : !?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 ...
재호 : 내옆에 있어줄래요.
그런 재호의 얼굴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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