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장날 외1편
조명래
햇양파가 왔어요
굵직굵직한 솜사탕 같은
건강에 좋은 식탁의 선물 양파
한 자루에 오천 냥
두 자루에 팔천 냥에 드려요
포동포동한 햇감자가 왔어요
햇감자도 한 바구니 만원
따끈따끈 열 나는 국내산 감자가 왔어요
둥글둥굴 잘 생긴 몽실 언니가 왔어요
쭉 쭉 뻗은 오이가 왔어요
잘 생긴 미남 미녀가 열두 개 오천 원
처녀 총각 아줌마 아저씨가 좋아하는
다다기 맛보러 오세요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긴 백다다기 왔어요
어서 빨리 구경 오세요
장날 길거리 장사꾼의 걸걸한 목소리
왁자지껄 떠들썩한 앰프 소리가
사탕처럼 달콤하게 화천 하늘을 달군다
돌아올 수 없는 강
조명래
한 달 전 장모님이 하늘 나라로 가셨다
오늘은 셋째 작은 아버님이
또 그 길을 따라가셨다
돌아올 수 없는 그 강을
나비 되어 훨훨 날아가셨다
숨을 쉬어 본다
가슴 속 큰 숨이 터지는 한숨 소리
심장이 요동친다
탄식의 비애일까
메아리쳐 돌아오는 이 슬픔은
저 깊은 하늘웅덩이에서 들려오는데
창밖 매미 소리는 내 심장에서 운다
하늘을 지붕 삼아 떠나간 영혼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곳에서
내가 울듯 하늘의 빗소리가
내 가슴을 친다
조명래: 화천문화원 문예창작반, 화천문협 회원
카페 게시글
2022 원고 검수방
화천 장날 외1편 /조명래
나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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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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