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명박이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려는 듯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감행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배우 출신의 전직 문화부 장관인 유인물(유인촌)을 예술의전당 이사장으로 앉힌 것. 유인물은 쥐명박이 서울 시장을 지냈을 때 서울시청 산하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지냈고, 쥐명박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후 2008년 3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약 3년간 문화부 장관을 지냈으며, 이후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을 지냈다. 그런데 그의 장관 시절 도덕성을 근거로 문화예술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그는 장관 시절에는 '국립합창단이 있는데 왜 직제에 없는 별도의 합창단이 있어야 하나?'며 2009년 1월부로 국립오페라합창단을 없앴고, '정권이 바뀌면 알아서 나가라'며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윤수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장 김정헌을 누명을 씌워 쫓아낸 것을 포함, 노무현 정권 때 임명된 문화·예술 단체 수장 대부분을 쫓아냈다. 이리하여 2009년 2월 25일까지 문화부 산하 기관장 34명 중 32명이 쥐명박의 대통령 후보 시절 특보 출신, 뉴또라이 계열 민간단체 관계자, 유인물과 친분이 있는 이들로 바뀌었다.
게다가, 유인물은 2008년 10월 국정 감사 당시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들을 향해 '씨X, 찍지마'라며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2008년 11월에는 2013년까지 문화콘텐츠 발전에 4132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으면서도 케베스가 <치카치카 폼폼이>와 <매직키드 마수리> 애니메이션판을 조기 종영하는 등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 대한 푸대접을 저지르는 것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가요사냥을 벌이는 것을 방관하고만 있었다. 문화의 문자도 몰랐고, 부도덕한 언행을 일삼았으니, 문화예술계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라오페라합창단(舊 국립오페라합창단)은 트위터를 통해 '유인물은 국립오페라합창단과 태백예술인마을을 없앤 문화학살자다.', '측근을 챙겨주는 ‘가카’의 꼼꼼하고 세심한 손길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크게 반발했다. 많은 누리꾼들도 트위터를 통해 '전직 장관이 하위 직급으로 내려가기도 하는 이상한 회전문 인사'라는 둥, '예술의 전당이 '욕설의 전당'이 되겠다'는 둥, '앞으로 예술의전당 곳곳에서 '에이', '씨X' 소리에 '쌍욕의 전당'이 되겠다'는 둥 반발의 움직임에 가세했다.
심지어는, '실로 대단한 의리의 쥐명박. 욕먹을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나 의지가 강하고 끊임이 없다'고 은근히 비꼬았다. 소설가 공지영도 '유인물은 문화부 장관의 자리에 오른 후 새 정권이 들어서면 물러나야 한다며 엄연히 임기가 남은 문화부 보직자들을 쫓아냈다. 따라서 내년에는 유인물 스스로가 알아서 처신할 것이니, 실제 임기는 1년'이라며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도 '스스로가 정권이 바뀌면 알아서 나가야 한다고 했으니, 실제 임기가 1년이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며 공감했다.
쥐명박 정권은 초기에는 긴앵삼 정권 때 차관을 지내면서 외환 위기의 빌미를 제공한 깡만수를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앉히더니, 결국 도덕성을 안드로메다로 보냈다. 이리하여 너나 할것없이 염불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갈아치우고, 줄이고,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규정이나 원칙이 필요하면 새로 만들거나 고치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해 관계가 걸린 판단에 따른 인사는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