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부림 2편입니다... ㅋㅋ

건문씨네 집에 포도나무가 두 그루 있습니다.
처음에는 포도가 열린 게 신기하더니,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자라서 포도가 주렁주렁...
이것은 대문 쪽에 있는 포도나무....
오가는 사람이 다 포도를 따가고, 일부러 포도 따러 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포도 따는 사람은 건문씨 아들의 학교 선생님입니다.
이날 대문 앞에 있는 포도 다 따갔습니다.

이건 2층까지 올라온 넝쿨...
나무에서 그대로 익은 것을 따서 먹으니 참 맛있습니다.

엄마는 틈만나면 포도를 따먹었습니다.
덜 익은 것은 피해서 검은 색 포도만 골라서 따 먹으면
다음 날 되면 또 까맣게 익고, 또 까맣게 익습니다.

그런데 이 포도나무 키우기도 여간 성가신게 아닙니다.
가을에는 이파리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수도없이 바닥을 쓸어야 하고
지금도 익은 포도알이 두둑두둑 떨어지고 사람들이 밟고 다니니
하루에 몇번씩 빗자루질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성가시게 키워서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즐깁니다.
따도따도 남는 것은 날잡아서 몽창 따서 포도주를 담습니다.
여기는 포도주를 담을 때 설탕을 넣기 때문에 포도주가 아주 답니다... ㅎ
맛있어요.

이 집 아들내미....
처음 이무에 왔을 때 6살인가 그랬는데
지금은 예비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이제 사춘기라 엄마 말도 잘 안 듣고
아빠 담배도 몰래 피고 그러는데, 마침 우리 오기 전에
엄마하고 싸워서 사흘간 말도 안 했답니다.

할머니 도착하자마자 달려나오더니
<할머니, 두리안 좋아하시죠? 제가 가서 사올게요.>
그러고 오토바이를 타고 나갑니다.
사온 것이 저것입니다.
여긴 시골이니까 쩍 벌어진 두리안이 없습니다.
과일상이 일찌감치 가져다가 오래오래 두고 팔기 때문에
덜 벌어진 것을 사다 놓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도 두리안이 비싼데, 얼마 줬냐 하니 80위안 줬답니다.
용돈이 왕창 깨진 거지요.
두리안 처음 사봐서 그렇게 비싼지 몰랐대요...
며칠 기다렸다가 깨서 잘 먹었습니다.


그날 저녁 건문씨 아들내미가 한 요리...
계란부침 같은 겁니다...
계란 다섯 갠가 깨넣어서 야채 넣고 지진 건데, 솔직히 맛은.. ㅋㅋ
특별히 할머니를 위해 만든 요리라 할머니가 열심히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니, <아, 할머니가 이 요리를 좋아하시네요...>하고
밥 먹다 말고 또 한 접시 해 옵니다....
그래서 하룻저녁에 계란을 몇개나....
냄새날 때까지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고기를 구워주겠답니다.
숯불을 피우고
고기 자르고 기름장과 소금 준비해서
굽습니다....
넙적하고 큰 것은 할머니께, 자기는 꽁다리.....
건문씨도 아들내미가 기특한지 선물받은 마오타이주 한잔 따라다가
잘 먹습니다.
이것 말고도 낚시도 직접 해왔습니다.
몇시간 동안 땡볕에서 모기에게 뜯기면서 기다리다
결국 팔뚝만한 물고기를 잡아왔습니다.
맑은 탕을 끓여서 할머니의 영양보충용으로.....
사실은 우리 엄마가 지난 몇년 동안 몸이 아파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처음에는 옻이 지독하게 올라서 한 3년 고생했고,
작년에는 대상포진에 걸려서 또 죽다 살아났지요.
주용씨가 이번에 작정을 하고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합니다.
이것은 산에서 나는 버섯입니다.
영양가가 높다고 티비에까지 나오던데, 티비에 나오는 것은 재배한 거고
이건 산에서 따온 거지요.
엄마 도착한 다음 날 건문씨가 산에 올라가서 따왔습니다.

삼년간 키운 닭과 거위도 잡았습니다.
하루종일 고아서.....
삼년 키운 닭과 거위도 사료를 안 먹인 거라
질기거나 냄새가 나지 않고 향기롭습니다.
고기가 향기롭다는 것은 중국식 표현인데,,,,
한국말로 옮기기는 좀 어렵습니다.....
문제는...
저처럼 영양이 부족하기는 커녕 넘쳐 흐르는 사람은
영양과잉이 되어서 거의 폭발할 지경이 된 것입니다....


차산에 갔다 오던 날,,,
갑자기 건문씨와 주용씨가 남의 집 옥수수밭과 호박밭을 서성서성....
호박순과 옥수수를 따왔습니다.

그리고 만든 호박 옥수수죽...
이것도 영양이 높다고 합니다.
이 정도는 저도 따라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훔친 옥수수로 만든 죽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시골이니 그 정도 필요한 것은 가져다가 먹어도 전혀 상관없답니다.

이건 바나나...
개량하지 않은 노품종 바나나입니다.
큰형님이 차산에서 키우는 것으로 농약도 비료도 한번도 하지 않은 겁니다.
서쌍판납에 바나나를 많이 재배하는데, 판매를 목적으로 파는 그런 바나나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농약과 비료를 친답니다.
자연 그대로 키워낸 이런 바나나는,,,,, 정말 환상적인 맛입니다.

이게 전부 우리가 곤명으로 가져온 바나나입니다...
허벌나게 많지요... ㅎ
엄마가 바나나 좋아한다고 잔뜩 싸줬는데, 노란 것 두 송이
파란 것 두 송이 가져왔는데, 오다가 다 익어 버렸습니다.
곤명 와서 늘 비행기 표 부탁드리는 보이마루 사장님께
나눠 드렸습니다....

여기는 과일은 두리안 같은 것 빼고는 안 삽니다.
전부 산에서 나고, 친척이나 친구들이 키운 것을 줍니다.
이 사진에 나온 모든 과일이 직접 키운 것들입니다.
그렇게 먹고먹고 또 먹었지만,
마지막으로 서쌍판납을 떠나며 공항에서 옥수수를 샀습니다.
이 옥수수는 서쌍판납 특산의 찰옥수수로... 정말 맛있습니다.
옛날 공항에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옥수수를 팔고 샀는데
이번에 새로 지은 공항에는 그런 모습이 안 보입니다.
물어물어 옥수수 파는 사람들을 찾아서
기필고 사고야 말았습니다.
나이들수록 느는 것은 먹탐입니다.
맛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잔뜩 사다가 쟁여놓아야 합니다.
몇년 전에 서쌍판납 옥수수가 맛있다고 시장에서
두 푸대를 사다가 곤명집 냉장고에 쟁여 두었는데,
그 두 푸대의 옥수수를 짊어지고 온 것이 동생이었습니다.
푸대가.... 보통 푸대가 아니고.... 옛날 쌀푸대만한 거죠...
그 후로는 동생이 옥수수를 절대 안 먹습니다...
그리고 바나나.....
먹다먹다 다 못 먹고 냉장고에 넣어 두고
사천에 갔다 왔는데, 이렇게 됐습니다.
껍질은 괴로운 모습이지만,
속은 아.. 맛있습니다....
이 사진 찍어서 주용씨에게 보내주었더니,
<어마, 불쌍해라.... > 그럽니다.
첫댓글 그만큼 베풀었기에 오는 것임을 알지만. 참 부럽고 보기좋은 인심입니다^^
십년 가까이 사귀고 보니 참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착해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엔 좀 너무하시네...^^
상식병(먹고싶은 유혹에 식음전폐하다 심하면 죽을수도^^) 걸리게 만든 책임 어찌지시려고..ㅎㅎ
상식병 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쩝쩝 좀 주이소
가져올 수 있는 게 없네요.....
정답고 소중한 인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