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과(科)는 '분류'라는 뜻 뿐만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의미도 있다. 하이데거는 이를 'Auf dem wege'라고 하였다. 우리는 완전무결의 땅끝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비가시영역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그 '길'위에 서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가시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늘 증명되지 않았던 무언가의 까닭을 탐구해갔던 문명사의 뒤를 돌아본다면 이는 과학이라고 일컬어지는 분야뿐만이 아니라 삶이라는 것. 그 자체의 본령이 아닐까 한다.
숲에서 고무농장을 만들어 원주민을 착취하던 남작은 말했다 "난 평화를 원한다" "무엇이 평화죠?" "변하지 않는것. 그것이 평화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자발적 대칭성 파괴가 'Z'다. 안정은 늘 비안정(불안정이 아니다)을 꿈꾼다. "인간이 지각하는 범위는 인간이 이해하는 범위를 넘어서야 한다" 퍼셋소령의 부인은 삶의 막바지에서야 자신도 'Z'를 꿈꾸었음을 깨닫는다. 박평식 평론가의 말대로 누구나 마음속에 'Z'를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기를.
첫댓글 점점 글이 맛갈 스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