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不爭.hwp
노자는 도덕경 제8장에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상선약수)"고 하면서 그 이유를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아니하기 때문(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부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물의 성질이 (노자가 설명하려고 하는) 도에 가깝다(不爭 故幾於道:부쟁 고기어도)고 했고 이렇듯 다투지 않으니 허물이 없다(不爭 故無尤:부쟁 고무우)고 했다.
또 도덕경 제22장에서는 "굽혀야 온전할 수 있다(曲則全:곡즉전)"고 하면서 성인은 다투지 아니하므로 천하에 어느 누구도 그와 더불어 다툴 수가 없다(聖人夫惟不爭 故 天下莫能與之爭:성인부유부쟁 고 천하막능여지쟁)고 했다.
물은 어떠한가? 물은 생명있는 모든 것에 없어서는 아니 될 요소이다. 생명은 물 없이 태어날 수 없고 태어난 생명은 물을 절대로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물은 높은 곳을 버리고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흘러가는 도중에 바위가 있으면 피해서 돌아가고 앞길이 막혀있으면 흐름을 일단 멈추고 차오른 후에 넘어서 흘러간다. 내 갈 길을 왜 막느냐고 불만하거나 다투지 않는다. 이렇듯 다투지 아니하니 그 무엇이 물과 다툴 수가 있겠는가?
대나무는 바람이 불면 구불어지면서 일단 바람을 보내고 다시 일어서니 강풍이 불어도 온전할 수 있다. 노자는 성인이 이와같이 다투지 아니하므로 천하의 그 누구도 그와 다툴 수가 없다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