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 오래 살다 보니, 제일 큰 소일거리는 운동경기를 보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다. 미국은 일년 365일 운동경기 관전을 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스포츠 박람회장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달 1월 27일에는 슈퍼볼을 끝으로 미식축구 시즌이 마무리되었고, 지금은 실내경기인 농구와 아이스하키 시합이 한창이다. 봄이 되면 가을까지 이어지는 야구시즌이 개막되고, 마무리 될 쯤이면 미식축구 시즌이 다시 시작된다. 미국은 프로에 더해 대학리그 또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그야말로 에베레스트의 만년설처럼 경기 스케줄이 좀처럼 녹아 들지 않는다. 게다가 PGA Golf 시합은 지역별 계절과 날씨를 감안하여 미국 전역에서 일년 내내 펼쳐지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비록 단순하기는 하나 축구는 일년 동안 계속 볼 수 있다. 정규리그, 그리고 각종 컵 대회, 요즘엔 이에 더해 소형 실내 축구장에서 시합하는 6인 리그도 한창 인기다. 겨울에는 핸드볼과 스키대회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처음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이 역시 오래 보다 보니 흥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3~4주간 펼쳐지는 투어드프랑스와 같은 사이클 경기도 TV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스포츠 종류이기도 하다. 또한 스포츠라 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F1과 같은 자동차 speed 경기 역시 유럽의 대표적인 outdoor sport라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야구와 농구가 미국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반면 축구는 절대적인 운동경기다. 홀리건이라는 단어를 축구경기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데, 특히 영국의 훌리건은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미국에서 운동경기를 즐기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다. 농구, 야구, 미식축구 3가지 운동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 만으로도 하루는 물론 일년이 빨리 지나쳐 버렸기 때문이다. NBA농구선수들의 플레이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수준과 차원이 다르고, NFL 미식축구는 공격, 수비에서 행해지는 작전과 전술을 함께 펼치면 재미가 배가 된다. Major League Baseball은 한국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더욱 크게 유발 시킨다. 더욱이 골프는 미국이 훨씬 대중화 되어 있고,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와 같은 지역에 거주 한다면 365일 플레이 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요즘은 한국의 프로스포츠도 많은 발전을 했다. 프로야구는 700만 관중 시대가 도래하였고, 금년부터 제 9 구단이 출범할 예정이며, 제 10 구단이 선정됐다. 그리고 여러 선수들이 해외에서도 그 만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추신수, 이대호에 더해 류현진이 대표적인 경우다. 축구선수로는 독일, 영국, 스페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박지성, 기성용, 그리고 박주영을 꼽을 수 있다. 그 밖에 프로배구, 농구경기도 관중 동원 면은 물론 질적으로도 자리를 잡아가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단지 외국 구단에 비해 운영 수익이 떨어지고, 구단가치가 아직도 매우 낮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운동선수의 몸 값은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무감각 해 지고,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야 비로서 이런 것이 왜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 우선 스타의 몸 값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한국 프로구단 통틀어 몸 값이 제일 비싼 선수는 한화이글스의 김태균 선수다. 연봉이 15억인데, 두 번 째인 이승엽 선수의 8억원에 비해 거의 2배나 비싸다. 그리고 프로농구에서는 동부의 김주성 선수가 제일 비싼 6억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NBA LA Lakers의 코비 브라이언트와 비교해 보면 3~4일치 급여에 지나지 않는다. 코비의 연봉은 약 6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Miami Heat의 르브론 제임스는 좀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금년에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 선수의 일년 평균연봉이 60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그리고 스페인 마드리드 구단의 호날두 는 500억, 바르셀로나 메시는 300억, 뉴욕 양키스의 로드리게즈 역시 300억 수준이다. 이는 말 그대로 연봉이다. 만약 광고 등의 섭외가 들어 온다면 이는 별개다. 프로선수 중에서는 복싱선수와 골퍼들의 수입이 이들 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상금을 벌어 들이는 게임이고, 엄청난 게런티가 있기 때문에 수입은 천억 대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복싱의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980억 (2011년 기준) 이었고, 타이거 우즈는 같은 해 700억에 육박하는 수입을 거두어 들였다.
이런 숫자들을 접하다 보면, 사실 실감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써야 할 지를 몰라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할 것이란 생각에 변함이 없다. 운동선수의 수명이 골프를 제외하고 30세를 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벌 때 벌어야 하는 것이 운동선수의 현실은 사실인 것 같다.
스포츠 구단의 가치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프랜차이즈, 성적 등에 따라 천양지차인 것 같다. 뉴욕양키즈 구단의 가치는 3조원에 이르지만 제일 가치가 낮은 구단의 경우는 3,000억원 정도다. LA 다저스가 약 1조 5천억이며, 영국의 축구명문구단인 맨유는 2조~2조 5천억에 이른다. 이에 비해 한국의 경우는 롯데 자이안트 구단의 가치가 제일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데 가치는 약 1,000억원 정도이다. 반대로 제일 가치가 낮은 구단은 넥센으로 450억원 내외로 평가하고 있다.
구단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프랜차이즈 도시, 야구장 규모, 경기력, 그리고 팀 브랜드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운영수입원은 스폰서, 중계료, 입장수입, 상품/식품 판매 등으로 꾸려가고 있다. 한국의 야구단은 대체적으로 적자여서 모그룹의 지원이 불가피한데 연 약 200억원 내외의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점이 외국 구단이 갖고 있는 운영능력과는 차이가 나는 점이다.
지난 달 말에 있었던 미식축구NFL 슈퍼볼의 광고료는 30초에 400만불 수준이다. 이런 엄청난 돈을 지불하면서도 광고하기 위해 줄을 선다. 스포츠구단 가슴에 붙어 있는 기업의 스폰비용의 경우, 삼성이 영국 첼시에 지불하는 금액은 매년 250억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돈이 엄청나게 많을 경우 타락할 여지가 큰지라, 오히려 수준에 맞는 2~30억원 정도의 돈이 최고 스타에 맞는 연봉으로 책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된다면 입장료는 물론 광고료와 스폰서회사의 마케팅 비용도 줄어 들므로 제품가격도 인하되고 세계경제도 좀 안정화 되지 않을까 라는 순진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기업가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그들에겐 먹을 수 있는 파이를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렇게 되어야지만 먹을 수 있는 먹잇감이 많아 지고, 나아가서 더 큰 곳에 베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톱스타 몇 명에게 수백 억 원의 연봉을 지불하면서 시끄럽게 떠들고 다니는 것이 훨신 유리하다.
요즘 미국과 유럽이 정말 이럴 수 있는 처지인가 한 번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건 정신차려야 할 일이 아닌가? 아니면 그렇지 못한 나의 독백인가?
첫댓글 흥미있는 글입니다.프로 스포츠구단은 비즈니스로도 성공해야하고 대중적 인기도 가져야 하는 어려운 일 같습니다.
평소 관심사를 글로 써주시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개인적으로 올해는 류현진 선수의 MLB 신인왕을 기대해 봅니다...노모 히데오도 신인왕 했었는데 류현진도 가능하다고 생각 됩니다....
춘자님 이야기처럼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위에 쓰여진 내용 중 희망봉은 만년설이 아니어서 희말라야 정상으로 바꾸어야겠습니다. 남아공 손님니 와서 혹시나 해서 불어 보았더니 오히려 눈이 거의 없다더군요. 보지도 않고 내용에 도입하여 죄송합니다.
조회수 1000이 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