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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이기순 스크랩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13 이기순(浪山) 추천 0 조회 58 10.08.19 09:0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입구에 우뚝하게 서있는 검룡소 자연석비

 

 

 이 땅엔 크고 작은 강줄기도 많다. 그 중엔 반도를 구분짓는 물줄기도 있고 국경을 나누는 강줄기도 있다. 내 나라 내 땅 한반도를 구분짓는 물줄기가 두만강과 압록강이라면, 우리 국토의 허리를 동서로 관통하며 이 민족의 생명을 키워온 물줄기는 말할 것도 없이 한강이다. 길이로는 압록, 두만, 낙동에 이어 4번째이며, 강의 유역 면적으로는 압록강에 버금간다. 한강의 옛 이름으로는 광개토왕비에 ‘아리수(阿利水)’로 등장하며 ‘대수’, ‘욱리하’, ‘한수’ 등으로도 불리었다. ‘아리수’는 ‘크다’는 의미의 고유어 ‘아리’와 한자의 ‘水’가 합성된 명칭이다.

 

        

                    

                            용트림의 굽이를 이루며 바위벽을 흘러내리는 물길

 

 

국토의 상징적 의미로나 민족사의 인연으로나 한강은 살아있는 우리의 역사다. 반만년 오랜 세월 동안 민족의 성쇠와 영욕을 지켜보며 운명을 함께한 강이다. 온조왕의 백제도 여기서 도읍을 정해 역사를 시작하고, 태조 이성계의 조선도 한강 기슭에서 일어나 오백 년 왕업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현대에 이르러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도 한강 물줄기에 터를 잡았으니, 그야말로 한강은 우리 반만 년 역사의 증인이며 동시에 민족사의 현장 바로 그것이다.

또한 한강은 우리 민족을 키워온 생명의 젖줄이다. 저기 백두대간의 금대봉 작은 샘에서 시작한 한 잔의 물은 514km의 길이에 1,300리 유장한 흐름을 이루며 이 땅의 뭇생명들을 살찌우고 길러온 생명수였다. 강원, 충청, 경기 지역을 흘러내리며 여기 깃을 틀고 살아가는 수천만 민초들의 목줄을 축여주었고, 강기슭 넓고 비옥한 땅을 적셔주어 이들에게 먹고 살아갈 양식들을 제공해 준 것도 바로 한강이다.

이처럼 한강은 우리의 피와 살을 길러준 생명의 물줄기이며 삶의 뿌리이고, 동시에 장구한 역사를 이어가며 뭇 민초들의 삶의 애환과 숨결이 서려있는 민족사의 근원이다. 따라서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를 찾는 일은 단순한 답사가 아니요, 거룩한 국토를 참배하기 위한 순례의 길이라 할 수 있겠다.

 

         

                               

                                                   검룡소 오름길 안내판

 

  검룡소의 위치는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기슭이다. 태백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삼척의 하장과 정선의 임계 방향으로 피재를 넘는다. 피재는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세 물길이 갈라지는 분수령이라 해서 근래에 들어 삼수령으로도 불린다. 고개 위에 떨어진 빗방울이 동으로 떨어지면 오십천으로 흘러들고, 남으로는 낙동강, 북쪽과 서쪽으로 떨어지면 한강으로 그 운명의 나뉘어진다해서 붙여진 고개 이름이다.

삼수령을 넘어서면 폐교가 되어버린 창죽분교를 지나 이내 창죽동 삼거리. 여기서 왼편인 서쪽 골짜기로 접어들면 안창죽마을에 이르러 검룡소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검룡소까지의 거리는 대략 1.4km 정도. 숨소리도 편안하게 휘파람을 불며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실개천을 따라 계곡을 오르면 세심교 작은 다리다. 민족의 성지 검룡소를 참배하기 위해 마음을 씻고 비워두라는 뜻이겠거니.

세심교를 지나면서부터는 숲길이다. 낙엽송 훤칠한 키가 하늘을 덮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시야가 잠시 트이는가 싶더니 산자락 묵정밭에 하얗게 피어난 망초꽃 대궁이 가득하다. 죄죄한 계곡은 뻐꾸기 외짝 울음에 고요와 적막 속으로 잠겨 버린다. 다시 울창한 수림의 터널이 어둑한 그림자로 뒤덮을 즈음에 ‘검룡수(儉龍水)’ 자연석 비가 나타난다. ‘태백의 광명 정기 예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 글귀가 가슴 벅차게 다가선다.

전에 없었던 구름다리와 나무계단들이 새로이 놓여졌다. 주변의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난간도 만들어졌다. 푸른 이끼로 덮인 바위자락을 마구잡이로 짓밟고 오르내리던 것을 모두 막아 버렸다. 태고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방편이기는 하나, 요란스런 인공 구조물들이 자연 경관에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보기에도 흉하다.

 

            

 

                                             세심교를 지나 검룡소로 오르는 숲길

 

 

계단을 밟고 올라 맨 끝에 서면 이내 검룡소. 두어 평은 족히 됨직한 널찍한 샘으로 밑바닥에서는 맑디맑은 물이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인위적으로 다듬어 놓은 샘이 아니라 너덜바위틈에서 용출하는 천연의 샘이다. 이름하여 ‘용천’. 안내판의 설명에 따르면 수온은 연중 9도를 유지하며 하루 용출량이 2,000톤이나 된다 한다. 태백을 비롯한 이 일대가 석회암 지대로 크고 작은 동굴이 많은 까닭에 그 동굴에서 솟는 물의 양이 대단하다.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도 지하 동굴에서 용출하기는 매한가지다. 용천에서 넘친 물이 20여 미터의 바위벽을 타고 콸콸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면 대충의 헤아림으로도 그만한 양은 충분히 될 듯싶다. 구불구불 와폭으로 내리는 이채로운 모습의 바위벽 물길은 서해의 검룡이 올라오면서 안간힘으로 꼬리를 뒤흔들며 몸부림친 흔적이란다.

 

         

 

                                     하루 2천 톤의 물을 뿜어내는 검룡소의 용천

 

 

 경건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한 움큼 샘물을 떠 마신다. 시원한 냉기가 창자를 타고 내리며 형언하지 못할 전율이 온 몸을 휘감는다. 여기 용천에서 솟는 한 방울의 물은 여느 물이 아니요, 지금 내 육신을 흠뻑 적셔주는 생명의 물이며 영혼까지를 씻어주는 정령수인 것이다.

한강의 발원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이 많다. 『택리지』나 『동국여지승람』 등의 옛 기록에서는 오대산 중대암의 우통수라고 전해왔다. 근래에 이르러서도 국토지리원의 실측 결과 검룡소가 아닌 고목샘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고목샘은 검룡소 우측 골짜기인 금대계곡의 최상류로 해발 1,320m에 위치하여 검룡소보다는 훨씬 위쪽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낙동강의 발원지를 황지못보다 그 위의 은대샘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물론 물이 처음 시작되는 지점이 말 그대로 발원지다. 고목샘과 은대샘이 거리로나 위치로나 약간 상회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을 발원지로 삼기엔 아무래도 너무 작고 초라하다. 한강과 낙동강은 명색이 우리 국토를 대표하는 강줄기들인데, 실측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규모나 전설 등, 상징성이 큰 것을 발원지로 삼는 것이 훨씬 신비감도 있고 의미 또한 성스런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태백의 광명 정기 예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

 

검룡소에서 처음 시작한 물길은 골지천이 되어 임계를 지나고 정선아라리의 발상지 아우라지에 이르러 황병산에서 내려오는 송천과 합수되어 조양강을 이룬다. 조양강은 오대천을 아우르며 정선읍을 거치면서 수려한 경관으로 그 이름도 귀에 익숙한 동강으로 이름이 바뀌어 영월에 이른다. 동강은 영월읍 모서리에서 서마니강과 평창강을 더해 내려온 서강 줄기와 합해져 남한강으로 다시 이름을 바꾸어 단양을 휘둘러 충주호를 만든다. 충주댐을 빠져나온 물줄기는 속리산에서 괴산을 통과해 내려온 달천강을 흡수하고 이내 횡성에서 내리는 섬강을 받아들인다. 여주를 스치면서 잠시 여강으로 불리다가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하나가 되어 한강으로 이름표를 달고 수도 서울의 한복판을 가르며 임진강을 끌어안고 서해로 내달아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장장 1,300리를 흐르면서 이 땅의 중심부를 흠뻑 축여주고 온 생명들을 키워내는 저 한강이야말로 우리 민초들과 삶을 함께한 겨레의 수맥이요 동시에 생명의 젖줄이다.

매년 여름이면 검룡소를 기리기 위한 한강대제 행사를 열기도 하고, 이곳 금대봉 일대에 휘귀 동식물이 집단 서식하여 생물의 다양성이 높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보호하고 있으니, 검룡소는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우리의 자랑스런 자연유산임에 틀림없다.

 

                                            < 문학저널. 2010. - '국토기행' 연재 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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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8.19 23:16

    첫댓글 가보고 싶은곳이네요 시원해지면 가야지 함께 가실분 손들어요

  • 더더욱 잘 보존해야 하는 자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이며 책임임을 무겁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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