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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후리지아 향기날리며 원문보기 글쓴이: 신묘막측
노인(老人)이 아닌 노인(努仁)으로 삽시다 어느덧 칠순(七旬) 고개를 넘기고 나면 시간(時間)의 흐름은 급류(急流)를탄다. 일주일이 하루 같다고 할까? 아무런 하는 일도 없이, 문안전화(問安電話)도 뜸뜸이 걸려오다가 어느 날 부터인가 뚝 끊기고만다. 이럴 때 내가 영락(零落)없는 노인(老人)임을 깨닫게 된다. 노인이 돼봐야 노인세계(老人世界)를 확연(確然)히 볼 수 있다고 할까? 노인들의 삶도 가지가지이다. 노선(老仙)이 있는가 하면, 노학(老鶴)이 있고, 노동(老童)이있는가 하면, 노옹(老翁)이 있고, 노광(老狂)이 있는가 하면, 노고(老孤)가 있고, 노궁(老窮)이 있는가 하면, 노추(老醜)도 있다. 01.노선(老仙)은 늙어 가면서 신선(神仙)처럼 사는 사람이다. 이들은 사랑도 미움도 놓아버렸다. 성냄도 탐욕(貪慾)도 벗어 버렸다. 선(善)도 악(惡)도 털어버렸다. 삶에 아무런 걸림이없다. 건너야할 피안(彼岸)도 없고 올라야할 천당(天堂)도 없고 빠져버릴 지옥(地獄)도 없다 무심(無心)히 자연(自然) 따라 돌아갈 뿐이다. 02.노학(老鶴)은 늙어서 학(鶴)처럼 사는 것이다. 이들은 심신(心身)이 건강(健康)하고 여유(餘裕)가 있어 나라 안팎을 수시(隨時)로 돌아다니며 산천경계(山川境界)를 유람(遊覽)한다. 그러면서도 검소(儉素)하여 천박(淺薄)하질 않다. 많은 벗들과 어울려 노닐며 베풀 줄 안다. 그래서 친구(親舊)들로 부터 아낌을 받는다. 틈나는 대로 갈고닦아 학술논문(學術論文)이며 문예작품(文藝作品)들을 펴내기도 한다. 03.노동(老童)은 늙어서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청소년(靑少年)처럼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학(大學)의평생(平生) 교육원(敎育院)이나 학원(學院) 아니면 서원(書院)이나 노인 대학에 적(籍)을 걸어두고 못다 한 공부(工夫)를한다. 시경(詩經), 주역(周易) 등 한문(漢文)이며 서예(書藝)며 정치(政治), 경제(經濟), 상식(常識)이며 컴퓨터를 열심히 배운다. 수시로 여성 학우(學友)들과 어울려 여행(旅行)도하고 노래며 춤도 추고 즐거운 여생(餘生)을 보낸다. 4.노옹(老翁)은 문자(文字) 그대로 늙은이로 사는 사람이다. 집에서 손주들이나 봐주고 텅 빈집이나 지켜준다. 어쩌다 동네 노인정(老人亭)에 나가서 노인들과 화투(花鬪)나 치고 장기(將棋)를 두기도 한다. 형편(形便)만 되면 따로 나와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늘 머리속에 맴돈다. 05.노광(老狂)은 미친 사람처럼 사는 노인이다. 함량(含量) 미달(未達)에 능력(能力)은 부족(不足)하고 주변(周邊)에서 존경(尊敬)도 못 받는 처지(處地)에 감투(敢鬪) 욕심(慾心)은 많아서 온갖 장(長)을 도맡아 한다. 돈이 생기는 곳이라면 체면(體面) 불사(不辭)하고 파리처럼 달라붙는다. 권력(權力)의 끄나풀이라도 잡아 보려고 늙은 몸을 이끌고 끊임없이 여기 저기 기웃거린다. 06.노고(老孤)는 늙어가면서 아내를 잃고 외로운삶을 보내는 사람이다. 이십대의 아내는 애완동물(愛玩動物) 들 같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삼십대의 아내는 기호식품(嗜好食品) 같다고 할까? 사십대의 아내는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가재도구(家財道具)가 돼버렸다. 오십대가 되면 아내는 가보(家寶)의 자리를 차지한다. 육십대의 아내는 지방문화재(地方文化財)라고나 할까? 그런데 칠십대가 되면 아내는 국보(國寶)의 위치(位置)에 올라 존중(尊重)을 받게 된다. 그런 귀(貴)하고도 귀(貴)한 보물(寶物)을 잃었으니 외롭고 쓸쓸할 수밖에.. 07.노궁(老窮)은 늙어서 수중(手中)에 돈 한 푼 없는 사람이다. 아침 한술 뜨고 나면 집을 나와야 한다. 갈 곳이라면 공원광장(公園廣場)뿐이다. 점심은 무료 급식소(無料給食所)에서 해결(解決)한다. 석양(夕陽)이 되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들어간다. 며느리 눈치 슬슬보며 밥술 좀 떠 넣고 골방에 들어가 한숨 잔다. 사는 게 괴롭다. 08.노추(老醜)는 늙어서 추(醜)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다. 어쩌다 불치(不治)의 병(病)을얻어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못 죽어 생존(生存)하는 가련(可憐)한 노인이다. 인생(人生)은 자기(自己)가 스스로 써온 시나리오에 따라 자신이 연출(演出)하는 자작극(自作劇)이라할까? 나는 여태껏 어떤 내용(內容)의 각본(脚本)을 창작(創作)해 왔을까? 이젠 고쳐 쓸 수가 없다. 희극(?劇)이 되든, 비극(悲劇)이 되든, 아니면 해피앤드로 끝나든,미소(微笑) 지으며 각본(脚本)대로 열심(熱心)히 연출(演出) 할 수밖에.. 이별....패티김(라이브....백영숙)2017.5.27.mp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