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의 긴 연휴를 맞이 해서 발걸음이 향한 곳은
농장 입니다
남들은 해외 여행이다 국내 여행이다 들뜬 마음으로 각 여행지를 향 하겠지만
나는 들뜬 마음으로 농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것도 4월 30일 오후에 사무실에서 출발 했습니다
홍천에 도착하니 5시쯤 됐네요
집사람은 금요일에 내려 오기로 했으니 그동안 식사 거리를 해결 해야해서
홍천 터미널 옆에 순대국집을 들러 순대국 2인분을 포장을 하고 시장에 들러 미꾸라지를
보러 갔습니다
일키로에 이만원이나 하는 미꾸라지 가격에 놀라 살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나중에 추어탕을 만들어 요리 실력을 뽐내보고 싶은 욕심에 거금 이만원을 투자 해서 샀습니다
연못에 잘 적응해서 번식을 잘 해야 할텐데 이거 황새 모이 주는거 아닌가 하는
기대반 걱정반으로 농장으로 들어 왔습니다
저녁을 먹고 긴 연휴동안 무엇을 할것인가 고민 고민을 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아침 6시 입니다
더 잠도 안오고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오니 아침 이슬이 안개처럼 내립니다
농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열흘 사이에 부쩍 자란 아로니아를 하나 하나 감상해 봅니다
이제서야 제대로 뿌리를 내린듯 쑥쑥 자라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오늘 할일은
삽목할 연못 땅 고르고 비닐 씌워서 삽목하기
울타리 마무리 하기
활짝핀 아로니아 꽃
울타리 마무리 입니다
생각에는 남을 줄 알았는데 딱 맞았네요
남으면 연못에 황새 오리 방지용 그물을 치려고 생각 했었는데
아뿔사.... 남는게 없네요
그물망을 또 사기는 그렇고.....
이러다 미꾸라지가 전부 황새밥 되는거 아닌지 걱정 스럽습니다
그동안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란 아로니아를 농장에 이식 하기위해 가져왔습니다
뿌리를 내리고 자랄지 기대 됩니다
연못가에는 항상 수분이 공급이 되서 특별히 급수를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서
주말 농부의 삽목장으로는 제격입니다
작년에 일년생 전지하고 남은 가지를 꼽아 놔봤더니 대부분 뿌리를 내려서 살고 있습니다
아주 훌륭한 주말 농부 삽목장 이죠
이번에 삽목한 녀석들이 뿌리를 내리는 가을쯤 다시 이식을 할 예정 입니다
제데로 뿌리가 내리길 바래 봅니다
삽 한자루의 노동은 힘이 듭니다
평소에 쓰지 않턴 근육을 움직여서 땅을 파고 고르고 하는일이
무척이나 힘들지만 노동이라는 생각보다 운동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안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손이 부어 있는것을 보면서 스스로 열심히 했다는 위로를 해줍니다
둘째날
저녁때 집사람과 아들녀석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홍천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시간 맞춰 일을 마쳐야 하는데 농사 일은 하다보면 계획적인게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 일을 하다가 잠시 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그곳에 내 손길을 기다리는 일이 나를 유혹합니다
그래서 그 일을 잠깐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먼저 하던일은 잊어 버리고 마는....
여기 조금 저기 조금 이렇식으로 일을 하게 되네요
먼저 주에 베어 놓은 뽕나무가 밭 가생이에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아로나아 나무위로도 덮쳐져 있고......
또 연못 밑 둔덕에는 풀이 어느틈엔가 아로니아 키만큼 자라 있네요
예초기도 돌려야 하고....
일단 전기 톱을 가져다 나무 정리를 했습니다
창고 하고 밭 하고 거리가 있다 보니 한거번에 챙겨서 오지 못하면 몇번을 왔다 갔다 해야하는
피곤한 일이 자주 생기곤 합니다 어떤분 처럼 밭 중간쯤에 자주 쓰는 호미나 삽 낫 등을 비치해 놓을수 있는
보관용 박스라도 만들어 놔야 겠습니다
거의 마무리 하는 순간 소나기가 내리네요
철수.....
들마루에서 쉬고 있는데 여지없이 손님이 찿아 왔습니다
검둥이와 그 자식들....
나중에 안 사실 이지만 검둥이가 이 녀석들 엄마 라네요
그리고 내 친구들 지완이와 학규
이날도 난 할줄도 모르는 카드 놀이를 같이 하자고 얼마나 졸라 대던지.....
이번에는 삼총사중 한명이 횡성 엄마한테 갔는지 안보이네요
가끔은 귀찮게도 하지만
이녀석들을 보면 피곤함도 사라집니다
지완이 아빠가 트랙터로 고추 땅콩 고구마를 심을 밭을 로타리를 쳐 줬습니다
삽질 괭이질로 하려면 이틀은 걸릴 일을 단 10분 만에 뚝딱 해버리네요
돌들이 무더기로 나옵니다
돌을 골라 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화장실 입구가 항상 지져분 했었는데
많은 돌을 이용해서 조그만 화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산에 가서 돌나물을 캐다가 화단 앞에도 심어야 겠습니다
조금씩 정리가 되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저녁때 홍천을 나가려고 하는데 집사람 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철을 탔는데 2호선이 사고가 나서 꼼짝을 못하고 있다고.....
왕십리에서 추돌 사고 난것 때문에 동서울 터미널을 가려다 발이 묶여 버렸다네요
그래서 돌아 돌아서 홍천에 도착한게 예상 시간보다 2시간 늦어서 도착 했습니다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않좋은 데다가 사고로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고생을 한 탓에
집사람은 땡비가 되어 버렸습니다
불평 불만의 화살이 다 저한테로 날아오고....
처가집에 집사람을 내려 놓고서는 처형네로 도망치듯 가서 동서 형님과 소주 한잔을 하고
처형네서 잤습니다
용산 동생들이 일요일에 세집이 놀러 오기로 되어 있어서
닭갈비를 사고 비닐도 사고 장모님이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고
장모님과 아들 녀석을 데리고 부랴 부랴 농장으로 들어 왔습니다
장모님은 작년가을에 와 보시고는 처음 오셨습니다
농장이 궁금해서 와 보고 싶어 하셨는데 요즘 다리가 불편해져서 통 다니시질 못하네요
아들 녀석도 나무 정리 하는 일을 시키고 장모님 도움으로 고추 비닐을 깔고 고추 땅콩모종을 심었습니다
고추모종은 앞집 지완이네서 얻어 심고 땅콩은 옆집 어르신 집에서 얻어 심고.....
고추모종은 반판 25개 땅콩은 두 판에서 12개 빠진 88개 ....
병에 안걸리고 잘 자라길 기대 해봅니다
점심을 먹고 집사람이 다시 장모님과 아들녀석을 같이 홍천에 모셔다 드렸습니다
아들은 홍천에 있는 사촌 형 때문에 농장이 지겨워 안절 부절을 못하네요
차를 타는 순간 얼굴에 화색이 돌며 좋아 하는것을 보면서 부모지만 자식을 강요 할수 없는 현실에 씁쓸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집사람이 홍천을 나가 있는 동안 밭 고랑 정리를 했습니다
부직포 위에 쌓인 흙
그위에 자라는 풀.....
그냥 놔둘수 없는게 부직포가 다 망가져 버립니다
그래서 부직포 청소를 해줘야 풀이 안 납니다
깨끗하게 청소된 농장을 보니 뿌듯해 집니다
장마가 지고 나면 다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우선 지금 깨끗한게 보기 좋네요
일요일에 용산 동생들이 놀러 왔습니다
세팀 어른5명에 아이들 5명
고기하고 술은 알아서 사와서 밥 해주고 재워 주기만 했습니다
아파트 빌라 사는 애들이 맘껏 뛰어 놀수 있는 것 만으로도 시골은 좋은거 같습니다
작년부터 오고 싶어 했는데 이제야 와서 반가움에 밤 늦도록 떠들고 마시고 놀다
아침 먹고 그리곤 서울로 올라 갔습니다
감기때문에 컨디션도 않좋은 상태에서 불평없이 웃는얼굴로 뒷 치닥거리 해준 집사람이 고맙기만 합니다
5일날 아침 새벽 6시에 영양제를 시비했습니다
작년 하고 다른게 나무가 커지니 그만큼 시간과 양이 많이 들어가네요
무럭 무럭 자라주길 바라면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번주에도 친구들이 놀러 오기로 되어 있습니다
세팀이 오기로 했었는데 해경에 근무하는 친구가 세월호 영향으로 비상 근무를 해서 못오게 되서
두팀만 오기로 되어 있습니다
집사람이 빨리 감기가 나아야 할텐데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