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뒷이야기 49 - 비밀병기 치종지남(治腫指南)
마의 37회가 끝나갈 무렵에 화면에 잡힌 책이 한권 있었다.
책의 제목은 바로 치종지남(治腫指南).
사암도인이 임진왜란 때에 사라진 것을 너무나 안타까워한 그 책!
그 책을 누군가가 들고 나타났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다음 주에 드러날 것이고
지금은 이 치종지남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실은 이 치종지남에 대해서 이미 포스팅을 한 번 했다.
▶▶▶ http://blog.daum.net/shbang98/60
여기 글을 들어가보면 임언국의 외과술을 자세히 기록한
치종지남이란 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두었다.
이 책의 의의에 대해서는 위의 글을 참조하기로 하고
이번 글에서는 치종지남의 내용에 대해 살짝 엿보기만 해보려 한다.
치종지남의 외과술은 한마디로 십자형 절개 방식이다.
백 마디 말보다 그림 한 장이 더 효과적이므로 그림을 제시해 본다.
<사진출처 : 일본 와세다대학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치종지남 조선참본>
이건 배종도(背腫圖)라고 해서 등창이 생겼을 때 어떻게 절개할 지를 그린 그림이다.
등창 다 알지 않나? 조선 시대 사람들이 이 등창 때문에 정말 많이 죽었다.
문종 임금도 등창으로 죽었다.
등에 생긴 큰 종기를 등창이라고 하고 한자로는 배종(背腫)이라고 한다.
그림 한 장을 더 보자.
<사진출처 : 일본 와세다대학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치종지남 조선참본>
이건 발제종(髮際腫)이라고 해서 뒷머리카락 끝나는 부위에 생기는 종기를 말한다.
여기에 종기가 생겼을 때에도 그림처럼 종기의 중심을 십자형으로 절개하였다.
이렇게 십자형으로 절개를 하여서 환부에 쌓인 피고름이 콸콸 쏟아지도록 하는 것이
임언국의 외과술 방식이었다.
치종지남의 내용을 살핀 후 임언국을 극찬한 일본의 사학자인 미키 사카에는
이를 관혈적(灌血的) 방식이라고 자신의 책에 적어 두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 한 가지가 생길 수 있다.
저렇게 사람 몸을 절개한 후에 과연 후처치는 어떻게 하느냐고?
저렇게 칼로 잘라내면 세균 감염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그래 맞다. 당연히 그게 궁금해야 한다.
조선 시대 의사들은 왠지 다 미개하고 왠지 다 불결할 것만 같다고 생각들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임언국의 치종지남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절개 후의 처치가 지금의 수술 후 처치와 상당히 유사한 면들이 있다.
이 얘기는 드라마의 내용이 좀 더 진행된 후에 다시 하도록 하겠다.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치종지남은 한글로 번역되어 책으로 출판되어 있다.
지금부터 딱 1년 전에 자문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
이 책의 내용을 작가팀에게 전해드려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번역된 책에서 드라마에 쓸만 하겠다 싶은 내용만 추려서 복사를 한 후
중요한 내용에 밑줄 쫙쫙 치고 일일이 부연 설명 달고 별표까지 쳐서
작가팀에게 직접 전해드렸었다.
그런데 깜짝 놀란 건...
작가팀에서 이미 이 책을 알고 도서관에서 복사를 해뒀더라는 것이다.
아니, 이 책을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자료들을 보다 보니 치종지남 얘기가 하도 나와서
봐야겠다 싶어서 책을 왕창 복사해 왔다는 것이다.
그때 알았다. 와우, 마의 작가팀 정말 열심이시네...
(49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드라마 <마의> 주인공 백광현은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의 행적을 찾아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놀라왔던 의술과 환자를 사랑했던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묻어둘 수가 없었기에 글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