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지나는 능선에서, 우리는 하나였다.
봄의 환송을 받으며 만석을 초과하여 출발한 투어버스, 넘쳐흐르는 봄날의 설렘, 구리한가족의 웃음꽃이 차창 밖 벚꽃보다 먼저 피어났네. 목련의 순백과 개나리의 샛노란 환송을 등불 삼아, 진달래 붉게 타오르는 원적산 품으로 거침없이 안겨든다. 가까운 길이라 더욱 가벼운 발걸음, 우리들의 봄이 시작된 아침.
잿빛 하늘 아래 끈끈한 발걸음 천년 고찰 영원사의 고즈넉함을 지나 마주한 가파른 된비알, 거친 숨 몰아쉬며 흐린 잿빛 하늘 아래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원적봉에서 최고봉 천덕봉으로 굽이치는 기나긴 능선길, 오르락내리락 팍팍한 다리에 고단함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끈끈한 정(情)이 길을 닦네.
찬란하게 개인 천덕봉의 하늘 마침내 땀방울로 빚어낸 천덕봉 정상, 그 벅찬 호연지기여! 구름 위로 봄의 향연 가득품은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고, 이마의 땀을 씻어주는 산뜻한 봄바람에 맺힌 체증이 뻥 뚫린다. 경기의 알프스, 그 푸른 능선에 둥글게 모여 앉아 나누는 점심, 우리들의 소박한 밥상 위로 맑게 갠 봄 하늘이 사뿐히 내려앉네.
아쉬움마저 위로가 되는 돌담길 콧노래 절로 나는 수월한 하산길 끝에 닿은 백사 산수유마을, 절정을 지나 조금은 옅어진 노란빛이 못내 아쉬움을 남겨도, 바삐 걷던 걸음 늦추고 돌담길 거니는 한 시간의 다정한 여유. 꽃이 진 자리마다 기어이 돋아난 연둣빛 새 생명을 안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따스한 봄볕 아래 온전히 뉘어본다.
영원히 지지 않을 우리의 4월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끓여낸 진한 오리백숙 한 그릇의 위로, 잔을 부딪치는 경쾌한 소리에 4월의 첫 여정이 붉게 무르익고. 만차의 훈훈한 온기를 안고 오후 다섯 시, 일찍이 당도한 귀경길. 서로의 무사 산행을 다독이던 구리한가족의 눈부신 봄날은, 가슴속에 영원히 지지 않는 한 송이 꽃으로 남아 숨 쉬리라. |
첫댓글 영상과 산행 후기가 너무 고급지고 멋지네요
고생 많이 하셨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