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 구간 :: 늘재~청화산~조항산~대야산~곰넘이봉~장성봉~은치재
늘재~은치재 늘재~청화산~조항산~대야산~곰넘이봉~장성봉~은치재 늘재∼은치재 구간은 험난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 여러 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산행자의 보행속도도 문제지만, 험난한 암릉구간을 얼마나 빨리 돌파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당일 구간산행시는 늘재∼청화산∼갓바위재∼의상저수지, 의상저수지∼조항산∼고모치∼밀재∼송면, 벌바위마을∼밀재∼대야산∼촛대봉∼불란치재∼곰넘이봉∼버리미기재, 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 갈림길∼은치재∼은티마을로 4번 정도 끊어서 탈 수 있으나 늘재에서 밀재, 밀재에서 버리미기재, 버리미기재에서 은치재로 나누어 산행할 수도 있다. 계속 운행할 경우라도 3일은 잡아야 한다.
◎ 제22 소구간 (늘재∼조항산∼밀재) 백두대간은 속리산에서 밤티재로 떨어지면서 기운을 잃는 듯하다가 늘티라고 부르는 늘재(380m)에서 다시 힘을 모아 청화산(984m)을 솟구친다. 늘재는 992번 지방도로(충북에서는 592번 지방도로)가 가로지른다. 늘재 넘어 입석리까지가 경북 상주시이며 청화산은 문경시와 상주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늘티(지도에는 늘재로 되어 있으나 이곳 사람들은 늘티라고 부르고 있다)에는 잘 포장된 길을 따라 좌우로 큰 나무가 있고 나무 아래 성황당이 있는 등 고개의 옛모습을 아주 잘 간직하고 있다. 특히 큰 음나무(수령 약320년. 82년 10월26일 보호수 지정)가 있어 백두대간 길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부근에 등산로 안내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늘티에서 잔솔밭을 지나 2시간 정도 급경사를 오르면 청화산 정상 밑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이곳은 그냥 지나치기 쉬우나 바위를 오르면 멀리 속리산 연봉과 화북면 전경, 도장산(828m)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10분쯤 올라 헬기장에서 숨을 돌리면 바로 뒤편이 정상이다. 헬기장이 이 부근에서 가장 넓은 곳이며 정상에는 표지석과 표지목이 서 있고, 눈 아래 남동쪽으로 원적사가 보인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원적사의 포근한 모습이 아름답다. 원적사까지 차량으로 올라와서 원적사를 거쳐 청화산 정상까지 오르기도 한다. 정상에서 백두대간 길을 버리고 원적사와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의상저수지쪽으로 내려갈 수가 있으며 길은 뚜렷하다.
정상 바로 앞 도장산(828m) 사이 계곡이 유명한 쌍룡계곡으로 여름에는 많은 피서객이 찾는 곳이다. 속리산, 원적사와 심원사, 쌍룡계곡 등 명찰과 비경지를 두루 끼고 있는 청화산은 당일 산행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산이다. 정상에 오르는 제일 빠른 길은 원적사를 지나서 오르는 길이며 하산길도 잘 나 있다. 정상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5분쯤 가면 북쪽 조항산(951m)이 보인다. 여기서 동쪽으로 가지 말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약간 내리막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면 백두대간 길을 맞게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청화산에서 간간이 나타나는 암릉길을 지나 2시간쯤 지나면 갓바위재에 닿는다.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나 상주시 경계지점인 의상저수지에서 청화산이나 조항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 있는 지점이다. 갓바위재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조항산을 향하여 헬기장을 지나서 능선에 올라서면 정상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지만 암릉을 오르내리며 가야 하기 때문에 1시간이 더 걸린다. 암릉길은 오르내림이 많긴 하지만 즐겁게 지나갈 수가 있다.
조항산(951m)은 문경시 농암면쪽으로는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조망이 좋다. 남쪽으로 속리산과 청화산이, 북쪽으로 둔덕산, 희양산, 대야산이 보이며, 희양산쪽 마귀할미통시바위가 있는 능선이 암벽이 솟아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다. 정상 표지목을 뒤로 하고 백두대간 길을 500m쯤 따르면 계속 왼쪽(북서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 길이 의상저수지쪽으로 이어지는 길로, 종주팀들이 잘못 들곤 하는 곳이다.
여기서는 능선길을 잘 가늠하여 고모치까지 내려서야 하는데 옛고개 모습이 뚜렷한 고모치를 찾아야 한다. 돌을 모아둔 흔적이 있는 이곳은 옛날 백두대간을 넘던 고개라고 한다. 다시 능선을 타고 오르면 889m봉에서 둔덕산으로 이어진 능선과 만난다. 이 갈림지점에서 북쪽으로 854m봉을 지나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849m봉을 지나면 큰 집채바위 옆을 돌아 밀재로 향하게 된다.
늘재에서 밀재까지 당일에 왔다면 많이 걸었다고 할 수 있으니 이곳에서 내려가는 것이 적당하다. 아니면 조항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충북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밀재는 대야산 산행의 중요한 기점이어서 안내판과 뚜렷한 길이 있으므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야영하든지 동쪽 다래골을 내려서서 용추계곡을 지나 경북 가은읍으로 나가도 되고,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로 가도 된다. 조항산 정상에서 밀재까지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나 위험한 곳은 없다.
◎ 제23 소구간 (밀재∼대야산∼버리미기재) 대야산(930.7m)은 백두대간이 속리산, 청화산을 지나 희양산으로 이어지기 전에 솟은 가장 아름다운 산이다. 큰 바위와 함께 넓은 반석 위로 흐르는 계곡물과 수천 년을 두고 물과 닳은 바위와 용추의 신비한 모습으로 인하여 많은 등산객이 찾는 산이다.
밀재에서 북쪽 백두대간 길을 오르면 능선에 큰 고래등과 같은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올라보면 깨끗한 바위 등이 듬직하고 시원하다. 다시 능선을 오르면 커다란 대문처럼 보이는 바위에 이른다. 이 큰 대문바위 사이를 지나 능선을 옆으로 가면 전망대 바위가 있다. 전망이 아주 좋으나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쉽다. 다시 능선을 올라 중대봉에서 이어진 능선 날등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대야산 정상이 보인다. 여기서 급경사를 10m쯤 내려선 다음 다시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한다. 밀재에서 정상까지 1시간이면 된다.
대야산 정상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길을 가면 50m 뒤에 왼쪽 급경사길과 오른쪽 길이 있으나 오른쪽은 백두대간 길이 아니다. 이곳도 100m 정도 급경사 길로 겨울에는 항상 얼어 있고 위험하기 때문에 보조자일을 사용해야 한다. 이곳을 내려서면 우뚝 솟은 대야산 정상 모습이 힘차게 보인다. 여기서 능선은 촛대봉(661m)으로 이어진다. 촛대봉에는 묘가 있는데 동쪽 능선은 용추쪽으로 이어지고 북쪽으로 내려서면 옛길 모습이 확연한 불란치재에 도착한다. 옛지도에는 도로가 이곳 불란치재로 나와 있으나 현재는 도로가 없어지고 말았다. 여기서도 좌우 옛길을 따라 내려설 수 있다.
계속 길을 재촉하여 헬기장을 지나면 멋지게 솟은 미륵바위를 돌아 곰넘이봉(721m)을 오른다.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헬기장을 지나 약간 왼쪽으로 낙엽송숲을 지나면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이곳을 불란치재라고 하나, 옛 이름은 버리미기재이다. 옛날에는 불란치재로 많은 사람이 다녔으니 자연 버리미기재는 인적이 뜸했으나, 이제 이곳으로 포장도로가 뚫리고 나니 불란치재는 등산인이나 가끔 찾는 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야산 정상에서 버리미기재까지는 4시간 정도면 가능하나, 대야산 정상 바로 밑 급경사길을 얼마나 빨리 돌파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이 버리미기재에서 보급과 야영도 가능하며 밀재에서 하루 산행거리로 볼 수 있다.
◎ 제24 소구간 (버리미기재∼악휘봉∼은치재) 버리미기재로 포장도로가 지나가면서 만든 비탈면을 잘 보면 북쪽 장성봉쪽으로 이어진 길이 보이는데 이곳으로 들어서면 산길이 계속 이어진다. 큰 바위 옆을 지나 소나무 밑으로 뚫린 길을 따라 오르면 옻나무골쪽에서 오르는 길을 만난다. 여기서 계속 가면 정상인 듯한 봉우리에 닿는데, 실제 정상은 북쪽으로 조금 내려섰다 올라야 되며, 200m 거리이다.
정상에 서면 82년 설치한 삼각점(속리 24)이 있고, 표지목과 약간 넓은 터로 정상임을 알 수 있다. 북쪽으로 보면 백두대간상의 구왕봉과 희양산과 백화산이 둘러져 있으며, 그 사이에 신라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 봉암사가 자리잡고 있는 봉암용곡이 흐르고 있다.
또한 정상 200m쯤 못미처 동쪽으로 연결된 능선에 연결된 애기암봉도 보이며 계곡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장성봉 정상에서 백두대간 길을 찾을 때에는 서쪽으로 내려서서 능선을 타고 U자형으로 돌아서 은치재로 가야 한다. 독도를 잘 하여야 하는 곳이 한 군데 있지만 안내표지기만 따라 가면 별 문제 없다.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악휘봉(845m)은 백두대간 길에서 충북쪽으로 약 10분 거리에 솟아 있다. 은치재에서는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이나 봉암용곡쪽으로 내려설 수 있다.
◎ 중간 탈출로 밀재에서 벌바위까지는 약 1시간 거리로, 도로에 닿기 직전 돌마당식당에서 민박할 수 있다. 버리미기재는 벌바위에서 2km 거리로,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아 걸어 내려가야 한다. 은치재에서는 북쪽 은티마을을 거쳐 연풍·수안보로 내려가는 것이 교통편이 좋다.
◎ 청화산과 우복동 청화산 동쪽 시루봉은 그 남쪽 도장산(828m)을 아늑하게 감싸안고 분지형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곳을 세상에 둘도 없다는 명당 우복동(牛腹洞)이라 한다. 우복동은 지리산의 청학동(靑鶴洞)과 경기도 가평군 어디에 있다는 유교사회의 이상향인 판미동(板尾洞)과 함께 전설적인 이상향이다.
이 우복동은 평생을 선비가 살 만한 땅을 찾아다녔다는 이중환(李重煥)이 <택리지(擇里志)>에서 ‘청화산은 뒤에 내외의 선유동을 두고 앞에는 용유동에 임해 있다. 앞뒤편의 경치가 지극히 좋음은 속리산보다 낫다. 산의 높고 큼은 비록 속리산에 미치지 못하나 속리산 같이 험준한 곳은 없다. 흙봉우리에 돌린 돌이 모두 수려하고 삼기가 적고 모양이 단정하고 평평하여 빼어난 기운이 흩어지지 않아 자못 복지(福地)다’라고 적고 있다.
◎ 대야산과 용추·선유동 선유동(仙遊洞)이라면 누구든 충북 괴산군의 선유동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문경에도 선유동이 있다.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내선유동(內仙遊洞)이라고 대야산 밑에 기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이 지리산까지 뻗어내리는 도중 대야산에 이르러 양쪽에 선유동을 만들어놓아 수많은 시인묵객과 자연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하고 있는데, 서쪽편이 괴산 선유동이고, 동쪽편이 문경 선유동인 것이다.
가은읍 완장리에는 조선초 숙종때 학자인 이재(李縡)를 기리기 위하여 1906년 세운 정자인 학천정(鶴泉亭) 앞 큰 바위에 선유동문(仙遊洞門)이라 문구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여기서부터 선유구곡(仙遊九曲)을 찾아보면 옥석대(玉潟臺), 난생뢰(鸞笙瀨), 영차석(靈차石), 옥하대(玉霞臺)라는 음각한 글씨를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신라시대의 고운 최치원의 글씨라 전하며 그 세월의 흐름 속에 옛 선인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
◎ 교통·숙박 늘재까지 접근하는 방법은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이용, 증평IC에서 빠져나와 화양동을 거치는 것이 가장 빠르다. 대구, 부산쪽에서는 상주시를 거쳐 화북면으로 와야 한다. 문경시를 지나 최근에 개통한 농암면 쌍룡터널을 이용하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상주시 화북면에서 늘재까지는 택시로 약 10분, 2,000원이면 되나, 2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상주시내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늘재 경유 화북행 직행버스는 1일 2회(13:00, 17:30) 운행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는 상주를 거쳐 화북까지 진입한 다음 늘재로 올라야 한다. 버리미기재로 접근하려면 문경∼가은∼벌바위행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문경에서 가은까지는 10:15부터 20:00까지 1일 5회 운행하는 은척행 직행버스 이용. 가은에서 벌바위까지는 07:00부터 19:35까지 1일 7회 운행 시내버스 이용. 벌바위에서 버리미기재까지는 2km 정도 거리다.
연풍까지는 충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00부터 19:00까지 1일 11회 운행하는 연풍 경유, 괴산행 직행버스 이용. 연풍에서 은티마을까지 3.9km 구간은 택시 이용. 연풍 시외버스정류장 07:20∼20:00. 화북면 소재지에는 화북장여관등 숙박업소가 여럿 있다. 문경 가은읍 벌바위에도 민박집이 있다.
늘재에서 시작할 경우 화북면 대동식당 박순한씨에게 문의. 버리미기재나 밀재에서 시작할 경우에는 가은읍 벌바위 돌마당식당 심만섭씨에게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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