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사주세요~"
한달 동안 필요한 것들을 사러 시장에 왔습니다.
쌀, 배추,무,감자,양파... 한국사람이라 김치 없이 살 수없으니 늘 그렇듯이 김치 담을 재료들을 먼저 구매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나눠줄 사탕과 쿠키도 샀습니다.
아브라함 목사님과 홍 목사님이 볼일이 있다며 가고 없는 사이 차안에 앉아 시장 상인들을 지켜봅니다.
흙바닥 위에 비닐 하나 펼쳐놓고 물건들을 쏟아 놓으면 그 곳이 상점입니다.
상인들은 진흙탕 위에서 헌 옷들과 신발들을 쌓아놓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옷더미 사이에 아디다스도 보이고 나이키도 보입니다.
그 사이에 작은 상자를 발 앞에 놓고 서 있는 소년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상자 속에 뭘 놓고 팔고 있을까 궁금해서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비누를 팔고 있습니다.
반으로 잘린 비누들도 있고 흙이 뭍어 더러워 보이는 비누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비누 한장도 팔지 못한 소년의 얼굴이 어두워 보입니다.
갑자기 후두둑 비까지 내립니다.
돈이 있었다면 박스채로 다 사주고 싶습니다.
그 상황이 익숙한듯 비를 피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한참이 지나서 그 뒤로 두 목사님들이 오고 있습니다.
나는 차에서 내려 목사님 손을 끌고 그 소년에게로 갔습니다.
"이 비누 사주세요~"
이럴 때면 긴 설명없이도 우린 마음이 너무도 잘 통합니다.
부숴지고 흙이 많이 뭍은 비누로 골라 한 봉지 담아들고 돈을 지불했습니다.
소년의 얼굴에 이제야 환한 미소가 보입니다.
이 아이의 미소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쇼내 교회에 들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쇼내 교회는 오직 기도로 지어진 교회입니다.
교회가 낡아서 새로 건축할 필요가 있지만 돈이 없는 가난한 교인들이 직접 벽돌을 만들고 쓰러질듯 낡은 교회 주변에 벽돌을 하나하나 세워 사면 벽을 세웠지만 지붕도 없고 문도 없는 교회였습니다.
온전히 기도의 응답으로 한국에서 보내온 돈으로 교회에 지붕이 씌워지고 문과 바닥이 완성되었기에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평일인데 여러명의 장로님들과 지도자들이 교회에 모여 있습니다.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감동입니다.
덕분에 교회 안에 들어가 우리도 기도 드릴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 마음과 쇼내 교회에 하늘의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일일이 그동안 한국 교우님들의 헌신으로 도움을 주었던 교회들을 다 찾아 갈 수는 없으나
이 교회를 보며 또 다른 교회들의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미소가 마음에 그려져 돌아오는 길이 너무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