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오전 10시 14분에 이종원회장이 문자메세지로 상산회 회원에게 내일 188차 산행은
청계산 옛골버스 종점에서 모여 우천불구 산행을 한다고 연락을 주었다.
일기예보로는 아침에 비가 조금 온다고 하여 나도 비옷과 우산을 챙겨서 산행에 나섰다.
11월 17일 토요일 옛골 버스종점에서 모여서 9시 10분에 청계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종원회장,김승기,강병서,강신찬,김호경,이종구,박세훈,추호석 8명이 산행을 시작하였고
조금 지각한 방영민은 매봉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승기가 집에서 수확한 홍시를 10개 가지고 와서 산행 시작 전에 한 개씩 나누어준다.
나중에 먹어보니 정말 달고 맛이 있다.
올 해는 감이 수확이 좋다고 한다.
감은 태풍이 올 즈음에는 크게 자라지 않아서 감의 크기가 작고 강한 바람에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감나무는 이음세가 잘 부러진다고 하며 감나무에 올라가는 것은 조심하라고 한다.
승기가 등산 안내를 하였는데 옛골에서 시작하여 매봉을 갔다가 원터골로 내려왔다.
남이 잘 가지 않는 비교적 조용하고 단풍이 아름다운 길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다.
가파른 길을 걷지 못하는 어부인과 산행을 하면 좋은 길이라고 한다.
(출발)
옛골 이수봉식당을 지나서 개천을 따라 400 -500미터 정도 걷다가 오른 쪽으로 꺽어서 빌라공사 하는 곳을 지나서 올라갔다.
과수원 비슷한 곳을 지나는데 승기가 한참 이 땅에 대하여 설명을 한다.
30분 정도 오르막 길을 걷다가 잠깐 휴식하는데 휴식시간에 이종원 회장이 나 보고 산행기를 적으라고 한다.
예리한 호경이가 너는 강남에 있는 산을 갈 때만 산행에 참석한다고 지적을 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그 동안 몇 번 상산회 회원과 산행을 한 산이 관악산,검단산,청계산인데 모두 강남에 있네.
(감 그리고 산에 우리가 붙다)
중간에 아스팔트 도로를 100미터 걷다가 미군부대 앞에서 산으로 올라갔다.
이 부대(777부대)는 미군부대인데 감청을 하는 부대라고 한다
(이정표)
지름길로 올라가는 바람에 비교적 쉽게 빨리 매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길은 매봉으로 가는 그 많은 계단도 거의 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를 제외하고 등산객이 별로 없어 한적하고 좋았다.
(매봉으로 오르는 길)
10시 40분경에 우리 모두 매봉에 도착하였다.
영민이가 매바위를 매봉으로 착각한 바람에 10분 정도 뒤에 영민이와 해후.
매바위에서 100미터 정도 더 가야 매봉이 나온다.
참고로 매바위는 해발 578미터이고 매봉은 582,5미터이다.
이 날 바람이 좀 불어서 승기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자리에 장소를 잡아서 가지고 온 정상주
(막걸리)와 삶은 계란,떡과 과일을 간단히 마시고 먹었다.
막걸리 맛은 변함없이 꿀 맛인듯 호경이와 몇 명이 캬…. 하고 마셨지만 날씨도 그렇고, 장소도
편하지 않아서 그런지 막걸리 호응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산길에..)
.
매봉에서 50미터 정도 걷다가 막걸리 파는 곳에서 왼쪽으로 급경사로 내려 가니 하산하는 능선이 시작된다.
이 능선은 혈읍재에서 원터골로 내려가는 능선인데 완만하고 청계산에서 단풍나무가 제일 많다고 한다.
승기가 2주전에 와이프와 왔을 때는 단풍이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대부분의 나무에 잎은 다 져버리고 바닥에 낙엽이 떨어져서 겨울 분위기가 든다.
우리가 다른 남자 등산객에게 먼저 가라고 양보를 했는데 불과 1분도 되지 않아서 이 사람이
우리 앞에서 같이 걷다가 비탈길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졌다.
다행이 머리를 다치지는 않았지만 신발이 벗겨지고 크게 다칠 뻔하였다.
조금 누워있다가 일어서는 것을 보고 산행을 계속하였다.
이 사람이 정신을 조금 차리고 나서 하는 말이 “ 어르신네 뒤를 따라가고 싶었는데 먼저 가라고
해서 가다가 넘어졌다고 한다.”
누군가가 산행 할 때 안전을 위해서 배낭이 중요하다고 설명을 한다.
배낭이 허리와 머리를 보호한다고 한다.
(아름답던 단풍이 머물렀던 곳에서)
그리고 비가 온 뒤에 길을 걸을 때 바위는 좋으나 가급적 나무는 미끄러우니 밟지 말라고 한다.
요즈음은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길 바닥을 알 수 없으니 필히 스틱을 사용하라고 한다.
승기가 중간에 잠간 쉬자고 하면서 여기가 청계산에서 단풍이 제일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단풍은 이 곳에서 보기 힘들고 잎이 떨어진 나무와 낙엽만 볼 수 있다.
(잠깐)
조금 더 걸어 내려오니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이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원하게 보인다.
호경이는 수시로 사진을 찍었는데 지난 번 관악산 갈 때 찍은 사진이 안 나오는 바람에 이 날도 친구들이
사진을 찍기 위하여 포즈를 취하면서도 사진이 제대로 나올지에 대하여 긴가민가 한다.
김호경이 최근 코스타리카를 출장을 갔다 왔다고 하는데 8,000불 국민소득이라고 하며 남미에서 칠레 다음으로 소득이 높다고 한다.
여행 갔다 온 뒤에 시차 극복이 되지 않아 잠을 설쳤다고 한다.
우리들 중에서 2-3명이 새벽에 잠이 깨서 화장실도 가고 다시 잠을 잔다고 하며 깨지 않
고 자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스러워한다,
이제 우리 나이에는 이런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절정)
산에서 내려와서 소호정에서 점심을 하였다.
박세훈이가 북경 출장가서 가지고 온 “국보”(한자로 “보” 자인지 확실하지 않다) 한 병을 나누어 마시면서 화기애애하게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국보는 사천성에서 나오는데 수정방보다 훨씬 좋은 술이라고 한다.
수육,모듬전,묵을 안주로 즐겁게 대화하면서 국보 한 병을 마시고 추가로 소주를 마셨다.
세훈이가 생일턱을 예년과 같이 쐈다.
(소호정 뒤풀이)
병서가 “영혼이 조잡스러우면 감사할 일이 있을 때 우울해 한다.”는 말을 한다.
왜냐하면 감사는 영혼에서 나오니까.
니체는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에서 언급했다고 한다.
감사할 일이 있을 때 감사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를 했는데 맞는 지 모르겠다.
전에는 산행할 때 죽기살기로 앞만 보고 빨리 걸었는데 이제 우리 나이는 산행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해야 한다고 한다.
오늘 산에 올라가면서 조그만 새(박새?)를 보고 우리들이 한 마디씩 했는데 이런 여유를 가져야한다는 말이다.
설악산 백담사 경내 시비가 있다는 고은의 짧은 시 하나.
“ 올라갈 때 못 본 것을 내려올 때는 보네”
짧은 시 이지만 마음에 와 닿는다.
어쩌면 우리는 양 옆은 보지 못하고 이렇게 앞만 보고 인생을 살고 있는 지 모르겠다.
오늘도 올라 갈 때는 앞에 가는 친구의 발만 쳐다보고 걷었는데, 내려 올 때는 경치 구경을 하면서 걸을 수 있었다.
오늘 쉬는 시간을 빼면 2시간 30분 정도 걸은 것 같다.
이 정도가 좋다는 이야기이다.
무리를 하지 말자고 한다.
오늘 같은 날 산에 오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오늘 날씨를 걱정하였는데 비교적 포근하고 비도 맞지 않고 햇볕도 보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산행을 하였다.
원터골 밑에는 단풍이 아직 아름답다.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는 단풍나무를 보니 평소 청계산은 접근성은 좋으나 풍경은 별로라고
나는 생각하였는데 오늘은 아닌 것 같다.
초겨울의 청계산은 쓸쓸하면서도 아름답고 조용하다.
(누구는 전철로)
돌아오는 길에 가로수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기에 잠깐 가을 정취에 취해보며 등산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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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신이 : 추 호 석
박 사 : 김 호 경
편 집 : 김 승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