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타성인 문집(他姓人文集)
(1) 오언율시(五言律詩)
한벽당(寒碧堂){유재집}
이현석(李玄錫)
湖南形勝地
從古說全州
野闊山逾麗
川廻境卽幽
使華將命日
騷士賞心秋
無限羈遊客
斜陽獨倚樓
호남에서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면
옛 부터 전주를 으뜸으로 꼽았는데
들판은 넓고 산천은 수려하며
개울이 휘어감아 경계가 그윽하다
영광스럽게도 장명으로 뽑힌 날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서 가을 경치 구경할 때
한 없이 밀려오는 놀이꾼을 밀치고
해질녘 외로이 홀로 누각에 기대었네
* 해설 : 압운에 관하여.
이 시는 앞에 수록되어 있는 현판의 시(詩) 들과 같은 “州幽秋樓”를 압운(押韻)으로 하고 있어서 현판의 시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판 시의 저자들은 모두 20세기 인물이지만, 이현석은 17세기에 살았던 인물로 연대 차이가 크다. 추정하건대 17~19세기에 “州幽秋樓”를 압운으로 하는 시가 적힌 현판이 한벽당에 걸려 있었고, 후세 사람들이 그 현판의 압운을 이용하여 지은 시 중 일부가 현재까지 전해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인물정보.
이현석(李玄錫, 1647~1703) : 전주이씨. 자 하서(夏瑞), 호 유재(游齋). 실학자 수광(睟光)의 증손. 글씨에도 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