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후공원 몰래 지킴이 安씨 어르신.hwp
인후공원 몰래 지킴이 安씨 어르신
전주시 도당산 인후공원은 하루에도 수 백 명의 등산객이 산을 오르내린다. 산책로에 있는 운동기구, 팔각정 등은 시청에서 관리하여 말끔히 정비되어 있다. 산책로 여기저기는 길도 말끔하고 골짜기도 항산 정비되어 쾌적하다. 누군가 매일 흙을 쌓고 길을 닦아놓는다. 그런데 길을 닦는 몰래 봉사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막힌 하수구를 뚫고, 길을 쓸고, 도랑을 치우는 어르신 안종만(가명 83세)씨를 우연히 만났다. 기자는 조심스레 다가가 사는 곳과 성함을 물었다.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묻지 말라고 자리를 피한다. 겨우 말을 건 낸 어르신은 10여 년 전부터 산책로를 쓸고 닦으며 길을 정비하셨단다. 인후공원 아래 사는 어르신은 아침저녁으로 사람이 안보일 때 다리를 보수하고 도랑을 치며 장마가 오기 전 길을 닦는단다. 가을에는 낙엽을 치우고 산불예방에도 힘을 쏟는다고 했다. 안씨 어르신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다. 손수 삽과 괭이를 들고 나와 공원을 가꾼다. 마치 자기 앞 마당인양 공원을 가꾼다며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며 서둘러 산을 내려가신다. 이런 몰래 봉사자분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고 살맛나는 게 아닌가.(나인구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