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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는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용인외고와 현대고, 숭덕고 등 2011학년도에 뒤늦게 전환한 자사고들이 대거 완성학년을 맞은 데다 기존의 자사고들도 대부분 강세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박인숙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14학년도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에 따르면, 자사고 24곳이 톱100 안에 들었다. 24개 자사고의 합격자 수는 510명으로, 일반고(49개교 439명)와 과학고·과학영재학교(15개교 435명), 외고·국제고(19개교 373명), 예술고(4개교 136명) 등 다른 고교유형을 압도했다.
■ 고입 선발권가진 고교가 상위 30위 ‘싹쓸이’ = 고교별 합격자수 상위 10개교는 △대원외고 93명 △서울과고·용인외고 88명 △경기과고 72명 △서울예고 70명 △하나고 61명 △민족사관고 54명 △상산고 53명 △세종과고 52명 △한국영재고 37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단위 자사고가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과학영재학교가 3곳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30위 이내 고교는 모두 고입 선발권을 가진 학교들이었다. 11위부터 30위까지는 △명덕외고·한성과고 36명 △대일외고·한영외고 35명 △대구과고 34명 △선화예고 33명 △현대청운고 30명 △포항제철고 26명 △한일고 25명 △세화고·고양외고 23명 △경남과고·국악고·안산동산고 22명 △경기외고·대전과고·휘문고 21명 △경기고·부산과고·중동고 19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목고와 과학영재학교, 자사고, 예술고, 자공고(자율형공립고) 등은 모두 별도의 고입전형을 치러 학생을 선발한다. 광역단위 자사고 가운데 서울과 광주, 전북지역 자사고는 추첨전형이 포함되는 선발전형을 진행한다. 일반고 가운데 비평준화지역에 소재한 고교와 자율학교도 별도의 고입전형을 실시한다. 평준화 지역 일반고 중에서도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곳은 고교 배정 전에 수학·과학에 재능을 가진 우수한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배정받는다.
■ ‘부익부 빈익빈’ 심화 =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의 ‘부익부 빈익빈’은 한층 심화됐다. 톱10에 든 고교 가운데 예술고인 서울예고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고교는 합격자 수가 늘어났다. 특히 올해 자사고 완성학년을 맞은 용인외고는 무려 43명이 늘어나 88명의 합격자를 기록했다. 이어 △세종과고 22명 △하나고 17명 △한영외고 16명 △경기과고 15명 △대원외고·대전과고 10명 △경기외고·세화고·한국영재고 8명 △경기고 7명 △서울과고·장안제일고·한성과고·한일고 6명 순으로 합격자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일부 광역단위 자사고는 합격자수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적이 대폭 하락한 광역단위 자사고는 △휘문고 9명 △안산동산고 7명 △대구경신고 6명 등이었다. 대구과고는 과학영재학교 첫 졸업생 중 34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대구과고는 2011학년도에 과학고에서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해, 2013학년도에는 졸업생 18명만을 배출했다. 통상 과학고는 2학년 조기졸업 비율이 80%를 넘어서기 때문에 고3 졸업생이 거의 없다. 그 밖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 곳 가운데 인천하늘고와 부산일과고가 각 7명과 6명의 합격자를 냈다.
■ 자연계열 강한 고교유형 ‘승승장구’ = 고교유형별로는 자연계열에 강한 고교가 합격자수도 많았다. 과학영재학교는 단 4곳에서 231명의 합격자를 냈고, 과학고도 11개 고교에서 204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자연계열의 비중이 더 높은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10개 고교에서 345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일반고 중에서는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는 6개 고교에서 6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서울대 자연계열은 전국 의대보다 합격선이 낮게 형성된다. 또 KAIST나 포스텍 등 이공계특성화대학과도 인재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서울대는 수시에서 서류만 보고 최종합격을 통보하는 ‘우선선발’ 제도를 통해 과학고·영재학교 인재 선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수는 추가합격 발표에 따라 일부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보통 외고와 국제고 등 인문계열 중심고교는 변동이 거의 없거나 합격자수가 늘고,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는 최초합격자수에서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자연계열 합격자의 경우 타대학 의대나 KAIST, 포스텍 등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현재 정시 1차 추가합격자 65명을 발표했으며, 이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연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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