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무대는 12일 인천시립도원체육관에서 개막하는 2003 세라젬배 천하장사씨름대회. 한국씨름연맹은 씨름의 활성화를 위해 시즌을 결산하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을 종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등 총상금을 2억8,000만원으로 증액했다.
1억원에 탐을 내고 있는 선수는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현대중공업)과 최홍만(LG투자증권) 김영현(신창건설) 등.
올시즌 누구도 독주체제를 갖추지 못해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통산 3차례 천하장사에 오른 이태현은 최고의 기량에도 불구하고 모래판의 '천하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3개 지역대회에서만 정상을 밟았다. 이태현이 이번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자타공인 모래판 1인자의 꼬리표를 받는다.
그러나 김영현·최홍만 등 2명의 '골리앗'이 이 꼬리표의 양끝을 잡고 있다. 지난해 신창건설로 이적한 후 슬럼프에 빠졌던 '원조 골리앗' 김영현은 정규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하다 지난 9월 추석장사대회에서 김경수(LG투자증권)를 꺾고 정상을 차지하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김영현은 예선을 통과하면 4강에서 올 상대전적에서 1승5패로 열세인 이태현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도 1억원에 군침을 삼키고 있다. 최홍만은 지난 4월 진안대회에서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아직 설익은 상태. 하지만 체력과 경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땀을 흘린 만큼 이제 뭔가 볼여줄 때가 됐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홍만은 이번 대회 8강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황규연(신창건설)과의 대결이 우승으로 가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라급과 금강급의 통합전(우승상금 3,000만원)에서는 '탱크' 김용대, 장정일(현대중공업)과 부상에서 재기한 '변칙기술의 달인' 모제욱, 김기태(이상 LG투자증권)가 우승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