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양간에 처한 바울 / 빌립보서 1:23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살아있을 때는 가치 있게 살고, 죽을 때는 가치 있게 죽고 싶어 한다. 어떤 이는 나라를 위해 살고, 어떤 이는 종교를 위해 산다. 또 자신의 직분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특정 이념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기도 한다.
바울에게 있어 그의 삶은 나라도, 이념도, 직업도 아니었다. 그는 평생을 그리스도에게 바쳤으며, 죽음에서도 그리스도를 위해 죽고 살아서도 그리스도를 위해 살았다. 그는 빌립보 교인들에게 "내가 사는 것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지만,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고 간증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특별한 선택된 도구로, 특히 이방인 전도의 사명을 맡았다. 그는 이방 문학, 로마, 히브리, 헬라 문화에 정통한 학자로서 이방인 전도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선택되었으며, 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그리스도와의 약속이었다.
그래서 바울은 "너희는 나의 면류관"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상의 면류관이 아니라 하늘의 면류관으로, 썩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면류관이다. 세상의 고난과 고통은 아무리 심각해 보여도 미래의 영광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이 그의 지극한 소망이지만, 동시에 교우들을 생각할 때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할 수 없었다. 살든 죽든 주를 위해 살고 떠날 것이며, 자신의 삶과 죽음을 주께 온전히 맡겼다.
요즘같이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육지에는 포성이 울리고 폭탄이 떨어지는 시대에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 자연스럽게 주께 맡기는 것이다. 죽든 살든 주의 뜻대로 할 것이다. 마음속에 평화가 있기에 외부의 소음과 혼란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사도의 마음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간디가 총에 죽었을 때도 그의 귀에는 총소리가 들리지 않았듯이, 바울에게는 십자가나 처형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삶과 죽음이 아니라 주의 현존이다. 주께서 함께 계시면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몸은 죽일 수 있어도 영혼을 죽일 수 없는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몸과 영혼을 지옥에 던질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고 했다. 나를 핍박하는 자는 하나님을 핍박하는 것이고, 나를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오직 주와의 관계만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