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가 좀 내리고 있습니다.
연 이틀 덕분에 밭에도 못나가고
실내 생활중입니다.
비옷입고 닭장에 횃대 만들어 세우고
감자순 몇가닥 쳐주는 걸로 일찌감치 일은 접었고
이런저런 소일거리로 하루가 갑니다,.
도시에서는 비가오나 안오나 상관없지만
여기는 날씨따라 나의 행동이 큰 폭을 그리게 됩니다.
2. 통유리문 너머로 드러나있는 풍경입니다.
집안 서쪽에 있던 탁자를 동쪽 방향으로 갖다놓고
남쪽으로 난 창문앞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새들이 마당을 독차지 했고
비바람 따라 나뭇가지들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갈수록 강화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는건 다 똑같을 거지만, 눈앞에 무엇이 놓여있느냐는
화폭에 무엇을 담느냐의 차이일 겁니다.
앞에 놓있것들은 내 안에 담기는 세계입니다.
3. 발달장애학생 학령기에서 성인기로의 전환,
그 방향을 정함에 있어
한시간 거리의 강화와 도장리, 672번지의 위치를 선택한 것은
더 두고보아야 할 일이지만 탁월한 선택입니다.
도시의 답답한 시멘트바닥, 좁은 틀안의 작업 공간,
통제되고 억제된 규율에 어느 생명이 꽃을 피울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격리된 채로 나머지 생을 살아가게 만드는 실태를 보면
여기만큼 열린 마을도 흔치 않을듯 합니다.
4. 몇개의 건물을 지었습니다.
닭장과 창고, 공구장입니다.
모두 필요에 따른 것들입니다.
건물 반대편 끝 생태화장실과 연결하여 닭장과 창고를,
공구장은 건물옆면에 지었습니다.
1)공구장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써야할 농기구와
각종 연장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일을 마치고 제자리에 정리해 놓도록
동선을 고려했고, 자리를 지정해 놓았습니다.
2) 닭장
-가로 700 * 세로 400 * 높이 230
-주로 목재와 철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붕을 이중으로 설치하여 중간에 통풍구를 두었습니다.
아래쪽 환기구로 찬 공기가 들어와 함석골판지붕의 열을 받은 따뜻한 공기와 만나
자연스럽게 가스가 위쪽으로 배출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남향으로 내지 못하고 서향이 되어, 남쪽에 라이트 투명골판으로 햇빛을 받도록 만들었습니다.
-외벽 땅속으로 철망을 깊이 내려 쥐나 족제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놓았습니다.
- 가로 1400 * 세로 1400 넓이의 마당에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가만보니 이것들이 사료먹는거 보다 뛰쳐나와서 뒤져먹는걸 더 좋아하고
저녁이면 알아서 집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새 모양으로 날개짓을 하는데 여차하면 저걸 넘어갈 태세입니다.
- 보조닭장입니다.
어미 숫닭을 따로 모아두거나
어린 병아리용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숫닭은 영역싸움이 심해서 별것도 아닌걸 갖고 그저 쪼아대는게 버릇입니다.
맛난거 다 잡수고, 알은 안낳고.. 싸움은 제일이고..
-
- 아래쪽 통풍구입니다. 들짐승들 못들어가게 땅속 깊이 사각철망으로 막았습니다.
대신 바람은 아래로 들어가 위로 나오게 됩니다.
- 먹이통입니다.
중병아리 이상 크기에 맞게 길이 900* 대각선120으로 했고
각목이 돌아가게해서 올라서지 못하도록 해놓았습니다.
- 급수시설입니다. PVC파이프 드릴로 구멍을 내어 연결했습니다.
물은 이곳에서 제일 좋은 마을수도, 천연미네랄 풍부한 진강산 생수입니다.
수도 잠금장치를 해놓고 적당량이 흘러가도록 해놓았습니다.
사람보다 좋은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 케이지 밀집 사육의 문제는 닭들의 생리를 전혀 무시하고
인간의 욕망에 따른 사육환경이라는 점입니다.
닭은 조류 특성상 높은 곳에 있을때 안정감을 갖고 있어 횃대는 필수입니다.
이것들 서열을 상당히 따지는 동물이라 아래쪽은 40, 위쪽은 60으로했고
중간에 높낮이를 해두었습니다.
닭이 행복하면 인간도 행복해집니다.
인간만 행복해지려고 하다가 오히려 인간까지 불행해집니다.
- 닭에게 주는 사료입니다.
일반 시중에 나오는 사료와 함께 미강, 깻묵, 콩비지 등을 섞어 발효했습니다.
6:4정도 비율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 이곳에 온지 한달, 개월수로는 딱 두달 자랐습니다. 암놈과 숫놈의 구별이 뚜렷합니다.
사진으로는 안나오지만 닭털에 좌르르 윤기가 흐릅니다. 닭들도 운이 있을 겁니다.
5. 작년 가을에 양계로 유명한 야마기시공동체를 방문하고서
보고 배운바가 많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해야 할 겁니다.
잡아먹고 빼먹고 하는 것들은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있는 동안은
편안히 있어야 모든 것들이 원활할 겁니다.
두달 걸려 닭장을 완성했고, 지금은 90마리의 닭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8월 지나면서 초란이, 9월이면 유정란이 나옵니다.
6. 감자는 쑥쑥 잘 자랍니다.
땅깡아지도 많아서 이것들하고 같이 나눠먹게 될듯 싶습니다.
호박은 엄청나게 뻗어나와서는 계속 덮어가는 중입니다.
푸짐하게 넣어놓은 소똥거름 덕분일겁니다.
콩모종을 해두었고, 들깨 모종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2-3주후면
옮겨심느라 정신이 없을거 같습니다.
7. 한달간 캠프힐을 찾아주신 분들입니다.
산학교 학생들, 청계자유학교 학생들, 서울시 협동조합 연구회,
큰나무 반별 영농모임, 큰나무 시범영농단, 도장리 주민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첫댓글 어쩌면 저기 저 닭들이 이곳 아파트에 들어앉은 저보다 더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곳에서 살고 있지 싶네요.
공기의 순환, 다양한 높이의 횃대, 영양사료, 맑은 진강산생수, 본관과 별관, 너른 마당...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나무샘의 정성과 솜씨가 배어있는 캠프힐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대단하십니다 저 공사를 직접 다 하신건가요? 재주가 많으시니 ㅋ 일복이 남다르네요...생각한대로 실행한다는거...부럽습니다. 머리따로 맘 따로 발 따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