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까.아소.유후인.벳부 여행 <2010.3.28~3.30> 사삼클럽 7돌을 기념하는 해외여행 이벤트로 북규슈지방의 벚꽃과 온천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3월28일 부터 31일까지 2박3일의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아침 일찍 떠나 저녁 늦게 귀국하여 3일간 빈틈없는 꽉찬 일정이고, 일본의 북규슈 지방만의 여행이라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적어 여유있고 알찬 여행이 되었다. 이 지방은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라 온천여행이라 할 수 있겠으나 마침 벚꽃이 한창인 시기라 벚꽃여행을 겸한 즐겁게 행복한 여행이 되었다. 1.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 아침 6시20분 인천공항에 모이기로 약속이 되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승용차(장기주차)로 가기로 하였다. 새벽공기를 마시며 공항에 도착하니 이미 동행할 가이드가 나와 있었다.여행은 동반자,날씨,가이드 3박자가 맞아야 좋은데, 늘씬한 미인에다 경력도 오랜 베테랑이라 이번 여행의 만족도를 한층 높여줄 것 같다. 8시에 출발한 KE-787편은 1시간이 채 안걸려 후쿠오까항에 도착했다. 버스연락이 잘 안되어 1시간 가량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덕분에 차도 한잔 공짜로 얻어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마침 아침에 비가 온 후라 땅은 젖어 있었지만 날이 화창하게 개어 있어서 여간 다행이 아니었다. 여행의 성패는 그 절반이 날씨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찾아가는 코스는 후쿠오카공항에서 차로 20분 걸려 도착한 다자이후 천만궁 신사였다. 일본의 신사는 12,000여개나 된다고 한다. 다자이후시(太宰府市)에는 1,300년전에 규슈(九州) 전체를 다스리는 '다이자후'라는 커다란 관청이 설치되어 500년 동안 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지금도 그 때의 역사를 알려주는 많은 유적지와 절 그리고 오늘 우리가 찾은 다자이후천만궁(신사)이 있다. 다자이후텐만구는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眞)을 모시고 있다. 901년 우대신이라는 관직에서 갑자기 좌천되어 다자이후 관리로 이 곳에 온지 2년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묘 위에 세워진 텐만구신사로 현재의 본전은 1591년에 건축한 것으로 전국 천망궁의 총본궁으로 칭해지고 있다. 넓은 경내에는 매화,녹나무,꽃창포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고 과거 역사를 재현하는 여러 축제가 행해진다. 특히 매화나무가 많은데 헌수(獻樹)된 나무가 6천여그루나 된다. 매화는 1월말에 절정을 이루며 핀다. 본전의 우측에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비매(飛梅)는 다자이후로 좌천될 때의 관공(菅公)을 사모하여 하룻밤 사이에 서울로부터 하늘을 날라왔다고 전해지는 신목(神木)이다. 천년 이상을 지난 지금에도 우아한 청향을 뿜어내고 있다. 학문의 신을 모신 신사의 총본산이라 연간 3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며 특히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합격을 기원하러 이곳에 몰린다. 매화로 만든 매화떡은 그래서 합격떡이라 불리며 이곳의 명물이 되어 있다. 신사 본전 앞에는 신사에 들기 전에 입과 손을 헹구는 우물이 있다. 반드시 바가지로 물을 뜨서 손을 씻고 입을 헹군다. 곳곳에 소(牛)동상이 많았다. 소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소 머리를 만져 반질반질하다. 본전 뒤편으로 아취형 다리와 연못이 있다. 과거,현재,미래를 건넌다는 다리인 태고교(太鼓橋)가 한자 心자를 상징한 연못 심자지(心字池) 위에 걸쳐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심신이 맑아진다고 한다. 경내의 후편 식당에서 중식을 하였다. 도시락정식이다. 일본은 도시락을 애용하는 편이다. 에키벤(驛弁 역도시락)투어도 있단다.
천망궁 신사 가는 길
천망궁 경내 안내도
천망궁
경내에 들기 전 손과 입을 씻는다.
소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2.아소산 화산과 온천 점심을 마치고 아소로 향했다. 아소산은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 현[熊本縣]에 있는 화산으로 그 높이가 1,592m에 이른다. 이 산에는 남북으로 27km, 동서로 16km, 둘레 길이 114k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분화구가 있다. 화산폭발로 지반이 함몰하여 생긴 사발 모양의 칼데라에는 활화산 나카다케 산[中岳]과 수많은 온천이 있다. 아소산은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부처님이 누운 모습이다. 배꼽 부분이 현재 화산으로 활동중인 나까다께(中岳)이다. 가장 높은 곳이 1592m이다. 수만년간 활화산으로 활동하다 3천년 전에 폭발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며 최후로 폭발한 것은 1979년이다.분화구의 겉표면 온도는 100도이나 속은 천도가 넘는다. 나까다께의 분화구에는 계속 유황냄새가 나는 연기가 피어올라 분화구의 코발트색의 물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유독가스 분출 때문에 수시로 출입을 통제하며 전광판으로 개방.폐쇄를 알린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코발트색의 물을 볼 수 있는 기회란 20%도 안된다고 하니-- 그래도 잠시나마 부분적으로 코발트색의 온천수를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전망대까지는 로프웨이를 타야 하는데 마이크로버스 이하의 차량은 로프웨이를 타지않고도 바로 오를 수 있다. 오르는 도중에 차창으로 보이는 고메츠카(米塚 쌀무덤)와 쿠사센리(草千里)도 관광의 포인트이다. 고메츠카는 마치 쌀무덤처럼 보인다는데서 지어진 이름이다. 아소신이 주걱으로 쌀을 퍼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아소지역은 물이 좋아 차나 커피가 유명하며 아소쌀도 명품으로 꼽힌다. 쿠사센리(草千里)는 초원이 천리나 되는 넓은 지역이며 멀리서 보면 완전 초원지대이다. 일본은 화산과 지진이 많은 나라이다. 년 5천~만회의 지진이 발생하여 전 국민이 항상 이에 대비하고 있다. 1995년에 발생한 고베지진(7.2도)에는 6,343명이 죽고 9.8조엔의 피해가 있었다. 정상에는 여러개의 대피소가 있었는데 1979년 폭발시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천황의 지시로 대피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 정상에는 유황 덩어리를 판매하는 상인들의 모습도 특이했다. 비행기로 반출하지 못한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하면서-- 산 곳곳은 까맣게 태운 모습이다. 목장이 탄 모습은 이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히마쯔리가 이 때 행해지는 행사이다. 아소산 화산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언젠가 또 폭발할 것이란 생각에 섬뜩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아소마을로 하산하여 온천장호텔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첫밤을 보내게 된다. 아소마을은 일본인 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에서도 온천을 즐기러 오는 온천마을이다. 아소의 인구는 대략 10만이라고 한다. 숙소로 가기 전에 술과 안주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 우리나라 수퍼마켓이다. 정종,캔맥주와 안주를 사들고 호텔로 와서 일본정식으로 석식을 했다. 첫날의 스케쥴이 모두 끝났다. 아내와 나는 해지기 전에 호텔 주변을 산책헸다. 동네 개천가에는 벚꽃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길 옆에는 여러가지의 야생화,정원화들이 무리지어 예쁘게 피어 있다. 저녁에는 호텔내의 온천탕에서 일본식의 목욕예의를 생각하며 온천욕을 즐겼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KBS제1방송이 방송되어 드라마 그리고 천암함 침몰 뉴스특집방송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리라--가이드는 온천욕을 세번 하라고 하지만 기껏 내일 아침에 한번 더 하기로 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예쁘게 가꾼 유후인(湯布院)마을 아침 7시에 모닝콜이다. 정말 시간이 늘늘하다.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새벽에 잠이 깨어 더 이상 잘 수도 없다. 습관적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카메라 들고 방을 나섰다. 집사람도 취향이 같아 여행만 오면 늘 아침 산보는 필수코스이다. 어제 저녁에 산보간 반대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아직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이지만 길거리는 종이조각 아니 먼지라고 찾아볼 수가 없다. 늘 일본여행에서 느끼는 거지만 청결만큼은 따라갈 수가 없다. 아소체육관과 아소 공민관 건물이 보인다. 이 근처는 벚꽃나무 수십그루가 군락을 이루어 벚꽃 감상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 지금이 한창 만개한 상태지만 시기로는 끝물이라 조금만 늦어도 제대로 벚꽃감상이 안될 뻔 했다. 오늘 첫 방문 예정지는 유후인 마을이다. 이곳도 온천지역이지만 아소온천과 벳부온천에 끼여 관광객 유치가 어렵게 되자 이곳 주민들이 '자연 그대로 예쁜마을지키기 운동'을 벌여 아기자기한 관광코스를 만들어 냈다. 가게도, 길거리도 주택가도 모두 예쁘게 꾸며놓아 특히 여성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휴양지로서의 유후인마을의 못토는 작은마을가꾸기이다. 예를 들면 물건 파는 가게라도 정원이 있고 마당이 있는 가게를 만든다. 커피 한잔 하는데도. 커피하우스로 들어가는 정원에는 예쁜 꽃이 있고 연못에서 물고기도 감상한다.-- 아예 느낌이 다르다. 말하자면 유후인 마을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민예촌이다. 유후인으로 가는 길은 험준한 구중산 정상을 넘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2시간 달려야 한다. 목장은 히마쯔리 행사로 검게 태운 흔적이 많다. 산에는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삼나무(스기)히노끼(향나무일종), 대나무가 많았다. 삼나무는 특히 봄철의 꽃가루가 화분증을 일으켜 골치를 앓는다고 한다. 꽃가루알러지가 많아 일기예보에도 나올 정도라고 한다. 에어샤워기를 설치한 곳도 있다. 그러나 결코 벌채하는 일은 없다. 나무젓가락을 쓰는 일본인들은 나무의 용도가 많지만 수입으로 충당하고 결코 베지 않는다. 후손들에게 나무를 전수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일본의 학기는 4월개학이다. 그래서 지금은 봄방학 마지막 기간이다. 벚꽃철이라 다니는 차량이 굉장하다.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다. 벚꽃은 군락을 이루어야 멋이 있다. 요즘 한국에도 아파트촌 등 곳곳에 벚꽃군락지가 있어 이젠 어디가 더 유명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일본 돈에는 벚꽃과 국화가 화폐(동전)에 등장한다. 벚꽃은 100엔에, 국화꽃은 50엔에 문양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500엔에 오동나무가-- 버스로 출발한지 50분이 지나고 있다. 오이타(大分)현에 진입 중이다. 구중산 야마나미 하이웨이를 달린다. 다이칸봉 정상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다이칸봉이라는 이름은 많은 모양이다. 재작년 여름 일본 북알프산 산행시 오른 다이칸봉이 생각난다. 꼬불꼬불한 산정의 도로를 달려 해발 1,000미터인 아사히전망대에 도착했다. 휴게소를 겸한 이 아사히전망대는 일본 천황이 다녀갔다는 점 때문에 유명하단다. 휴게소 가게에 들러 요구르트와 우유과자를 기념으로 샀다. 목장지대라 이곳의 우유,요구르트 등이 그 맛을 자랑한다. 30분을 더 달려 목적지 유후인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소개한대로 작고 예쁜 마을이다. "긴링코"라고 하는 호수를 중심으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긴링코 호수는 아주 적은 호수인데 너무나 맑아 다슬기가 지나간 길이 다 보인다. 유후인은 한자가 두가지(湯布院 또는 由布院)로 사용하고 있었다. 유후인마을은 해발 845m의 분지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갤러리,음악연주회와 찻집이 많은 민예촌이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긴링코(金鱗湖) 호수를 한바퀴 돌면서 호수 주변의 벚꽃도 감상하고 예쁜 가게에 들러서 상품 구경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버스정류소가 있는 시가지 중심지의 최고 요지에 쉬어갈 수 있게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이 땅의 지주가 결코 건물을 짓지 않고 쉼터로 남기려는 고집 때문이란다. 이곳 시민들의 마을가꾸기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쉼터 옆에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알고보니 유후인 금상 고롯게 가게이다. 고롯게가 대단한 인기여서 늘 줄을 서야만 사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맛을 보기 위해 줄을 섰다가 사 먹어 봤다. 과연 별미였다. 점심은 고에몽(五衛門)에서 가졌다. 고에몽은 식당외에 과자공방으로 유명한 곳이다.
규슈 구마모토 화산
화산지역으로 오르내리는 로프웨이
벚꽃길 산책
다이칸봉
아사히전망대
긴링코 호수
유후인 마을
고롯케 가게
유후인 마을 쉼터
벳부가는 길 히가시시이야(東椎屋) 폭포 오후 코스는 벳부로 가면서 큐슈에서 가장 큰 히가시시이야 폭포를 구경하기로 했다. 낙차 85M의 직하형 폭포로 웅장하여 규슈의 게곤(華嚴)폭포라는 별명이 있다. 일본 폭포 100선에 손꼽히는 명승지이다. 지팽이가 오르는 입구에 놓여 있어 짚고 갔다가 하산하여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되니 편리하다. 이것도 우리가 배워야 할 써비스 정신이다. 오르는 길은 간혹 이끼낀 바위가 있어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코발트색의 소가 시선을 끌었고 수만년 동안 물망치로 깎인 암벽이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폭포 근처에 오니 물보라가 휘날린다. 까마득히 올려다 보이는 폭포 앞에서 모두들 기념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이 계곡은 여름철에 오면 피서가 훌륭할 것 같고 아니면 가을철 단풍철에도 아주 경치가 뛰어날 것 같다. 벳부만전망대 벌써 시간은 3시를 넘고 있었다. 일본 최고의 온천지대 벳부로 가는 길에 벳부만전망대가 있다.일본 100대 야경의 하나로 꼽히는 벳부만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벳부만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벳부만 건너편은 오이따이고 날이 개인 날에는 아득히 저멀리 시고꾸가 보인다. 다시 10분후 유노하나 전시장에 도착했다. 유황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서 누가 방귀를 뀌었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벳부 유노하나(湯の花) 재배지와 가마도지옥(カマド地獄) 온천 일본 최고의 온천지역으로 알려진 벳부에는 벳부8탕이 있다. 그 중 명반온천의 유노하나 전시장을 찾았다. 벳부의 8탕 중 명반온천에서 재배하는 온천의 꽃으로 불리는 유노하나는 조그만 초가집 같은 곳에 요석과 점토을 깔고 땅속에서 끊임없이 솟아 올라오는 유황온천 수증기를 모아 그 결정체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결정체가 만들어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 나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팽이버섯을 연상시킨다. 그 유황결정체는 입욕제나 비누, 화장수 등으로 상품화 되는데 피부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 270여년의 전통을 가진 천연기념물이다. 벳부의 온천은 벳부(別府), 간나와(鉄輪), 하마와키(浜脇), 가메가와(亀川), 시바세키(柴石), 묘반(明礬), 칸가이지(観海寺), 호리타(堀田) 이렇게 8개 온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벳부온천은 벳부 시에 있는 여덟 개의 온천 지구 중 하나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현재는 단순히 벳부온천 이라고 하면 이 벳부 8탕을 모두 가리키는 말이 되었고, 벳부의 지옥 순례는 벳부 관광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벳부시 중심에서 서쪽 약 8km의 거리에 있는 간나와(鐵輪) 일대에는 1200년 전부터 뜨거운 증기, 흙탕 물, 열탕 등이 분출하고 있어 주민들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 되어 지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서 생겨난 지옥 탕으로 지하 300m에서 섭씨 100도에 가까운 뜨거운 진흙, 뜨거운 물을 분출하는 자연의 못과 어마어마하게 뿜어내는 모양이 지옥 그림과 같다하여 지옥순례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모의 땅을 오히려 관광지로 만든 지옥순례는 벳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우리가 관광코스로 잡은 가마도지옥을 비롯,바다지옥,산지옥,소용돌이,대머리,흰연못,도깨비산 등 10개의 지옥코스가 있다. 그 중 가마도지옥은 대표적인 코스로 우리 일행도 가마도지옥 코스를 구경하였다. 가마도지옥(カマド地獄)은 모두 6개의 코스가 있다. 65도~100도C의 천연온천이 끓고 있다. 입구에 상점이 있고 왼쪽으로 6개코스의 안내판과 설명이 늘어서 있다. 한글표기가 되어 있어 편리했다. 입구의 큰 가마솥은 가마도지옥을 잘 상징하고 있다. 6개의 열탕은 온도에 따라 물의 색이 다 다르다. 프른색은 온도가 낮고 황색-붉은색일수록 온도가 높다. 2쫌메(丁目) 앞의 지옥을 지키는 도깨비 모형이 특히 눈에 띄었다. 수증기를 뿜어내는 이벤트도 재미있었다. 쇼맨이 담배연기를 불면 온천에서 나오는 증기열과 합쳐지면서 갑자기 증기가 팽창하여 구름처럼 증기가 피어 오른다. 감탄과 열광의 분위기이다. 온천수를 마시는 곳도 마련되어 있다. 온천수 한잔에 10년이 젊어진다고 하니 누군들 안마시고 베길 수 있나--상술이 대단하다. 온천열로 삶은 계란은 족욕을 하면서 먹도록 권유하는데 한개면 3년이 젊어진다고--족욕을 하는 시간(15~20분) 출출하고 심심하니 계란이나 찐빵을 사 먹게 되어 있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빈자리를 얻기도 힘들다. 가게를 지나 오는데 사람들이 신기해서 웃고 야단들이다. 무언가 들여다 보았더니 마치 요술을 하는 것 같다. 일본 전통적인 기모노를 입은 미인들에 물을 부으니 옷은 사라지고 나체사진으로 변하는게 아닌가 ! 희한한 구경거리인데 정작 사 가는 사람은 없다. 남들 눈치를 보는지--슬쩍 사진을 찍어두었다. 이제 오늘의 일정은 모두 끝났다. 숙소로 가는 도중에 역시 큰 마트에 들렀다. 숙소인 벳부만로얄호텔은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따로 외출하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마지막 밤이라 온천욕을 마치고 남자들만 따로 모여 술한잔을 하였다. 내일은 히타 전통마을의 마메타(豆田)거리를 구경하고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청동와불상도 볼 기회가 있다. 또 아사히멕주공장 견학을 한다. 시음회가 기대된다. 그리고 인공해변가로 유명한 히사일모몬지 해변가를 거닐며 후꾸오카타워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것이다. 공항으로 가기전 대형 쇼핑몰인 캐널시티를 구경하면서 일본라멘도 먹어보기로 했다. 호텔은 규모도 컸지만 시설도 아주 좋았다.
히가시시이야 폭포
벳부만(주몬지바루)전망대
가마도 지옥온천
마메타(斗田)거리의 풍경 어제밤 늦도록 술과 얘기로 근 1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내일이면 귀국하는 날이라 집사람이 이미 짐을 다 챙겨 두었다. 아침에 일어나 지하 온천탕으로 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온천욕을 하고 있었다. 이른 시간에 탕에 온 까닭은 이곳 노천탕에서 보는 일출이 최고라고 해서이다. 운 나쁘게도 숙소방이 바다쪽으로 면해있지 않아 목욕도 하면서 일출구경도 할겸---정확히 6시8분경 해가 바다 위로 떠올랐다. 여태껏 본 일출 중에서도 오늘 만큼 깨끗한 일출은 처음인 것 같다. 여행지마다 일출은 하나의 코스이다. 노천탕이라 일어서면 춥고 앉으면 일출이 안보이고-- 그러나 멋있는 일출을 보면서 감동을 느꼈다. 마지막날 첫 관광코스는 히타전통마을(日田町)이다. 한국의 인사동을 걷는 느낌이다. 인사동은 전통가옥이 없지만 여기는 전통가옥을 많이 보존하면서 특색있게 거리를 꾸미고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많은 거리이었다. 가게마다 도자기나 인형 등 예쁜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을 유인한다. 오늘은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이 눈에 띄지 않지만 보통 때는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고 한다. 히타마을로 가는 입구에 쯔끼구마(月외공원)이 있었다. 마침 유치원생들이 야외 원족을 와서 재잘거리고 있었다. 남장원(南蔵院 난조우인)의 와불상(臥佛相) 면세점에 들렀다가 두번째 코스인 남장원의 청동와불상을 보러 갔다. 남장원은 에도시대에 건립되었다가 없어졌으나 그 뒤 새로 건립된 절이다. 2층에 미얀마에서 가져온 사리가 모셔져 있다. 언덕위로 한참을 올라가야 남장원 터널(와불상 몸통) 안으로 들어 가게 된다. 터널 안으로 가면서 88개의 절에서 한줌씩 흙을 가져와 만든 길을 걸으니 88개 절을 순례하는 것과 같은 것이란다. 터널 길 옆에는 시주한 신자들의 명패가 새겨져 있다. 남장원은 現 하야시 주지의 조부인 하야시 가쿠운(林覺運) 주지 스님이, 일제시대 때 징용으로 치쿠호 탄광에 끌려가는 한국인 청년들에게 밥과 물과 옷을 주며 쉬어가도록 하는 등 한국인 징용자를 남몰래 도와주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한 친한파 사찰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터널 마지막 부분에 배용준(욘사마)의 친필 사인이 있는 포스타가 있었다. 나중에 추가로 설치했다는 최지우의 포스타도 옆에 나란히 걸려 있었다. 얼마나 욘사마의 인기가 있기에 이런 절에까지 포스타를 붙일까? 이 포스타 때문에 일본 관광객이 몰려든다고 하니 한류를 실감하게 된다. 남장원은 역시 세계 제1의 와불상으로 유명하다. 청동으로 된 이 와불상은 높이가 11m, 키 길이가 41m, 무게가 300톤이다. 와불상의 발을 만지면 로또에 당첨된다는 설로 반질반질하다. 재미있고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또 와불상 앞에 늘어뜨려진 끈을 만지면 부처님을 만지는 것과 같다고 하여 끈을 잡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또 와불상 전면에 있는 납골은 나이와 월별로 진열되어 있는데 그 앞에서 소원을 빌면 원대로 이루어진다고 하여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터널로 오르내리는 도중에 빨간 모자를 쓴 여섯 지장보살이 있었다. 지장보살은 사후의 사람 즉, 돌아가시는 분의 안녕을 보살피는 보살님으로 이곳에 빨간모자를 모두 쓰고 있는이유는..예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었으니.. 모자를 파는 할머니가 눈길에 집으로 돌아오다 외로이 눈을 맞고 있는 지장보살상을 보고 하도 추워보여 자신이 팔다 남은 모자를 모두 씌어주고, 하나가 모자라 자신이 쓰던 빨간모자를 벗어 불상에 씌워주고 왔단다. 그러자 그 다음날 앞마당에 쌀가마가 가득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지장보살 앞쪽으로는 학을 만들어서 줄줄이 걸어 놓은 것이 있다. 2차 대전 말기에 일본에 떨어진 원자 폭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다꼬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천 마리의 학을 접으면 병이 낫는다는 말을 듣고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도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 964개를 접고는 결국 죽고 말았다고 한다. 이 소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이곳 남장원에 1000마리의 학을 접어서 걸어 놓았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나서 기다리던 아사히 하카다 맥주공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맥주의 제조공정을 구경하게 된다. 한국의 OB맥주나 크라운맥주 공장 견학을 해 보았기 때문에 견학내용은 꼭 같았다. 시음시간에는 생맥주와 흑맥주를 한컵씩 마시며 담소를 즐겼다. 여자들은 음료도 있고 안주도 있다. 한국사람들에게 시음회를 하는 이유가 물론 회사 PR도 있겠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 시음장에서 팔리는 술, 판촉물도 제법 많은 것 같았다. 인공해변 씨사이드 모모치(百道) 후쿠오카의 명물로 후쿠오카타워가 있다. 송곳처럼 뾰죽히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234m의 높은 후쿠오카타워 때문에 예전의 명물이었던 하카다타워(105m)는 애처러운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후쿠오카타워는 8천장의 유리로 덮여 있는데 전망대까지의 높이는 123m라 한다. 외우기 쉽게도 되어 있다. 한번 올라가 볼 기회가 없어 좀 아쉽다. 후쿠오카 타워 앞 해변은 매립지에 세워진 인공해변이라 더욱 유명하다. 바다 쪽으로 교회가 바다 위에 기둥을 박고 예쁘게 서 있는데 결혼식장으로 사용된다. 해변가를 걸었다. 모처럼 걷는 바닷가 모래사장은 색다른 감흥을 주었다. 해변의 길이는 2.5km나 된다고 하는데 여름철에는 피서 인파로 대단하다고 한다. 멀리 후쿠오카 돔구장이 멋있게 서 있다. 우리나라에도 있을법한 돔구장이 아직 없다. 해외에 나올 때마다 부럽기만 하다. 야구의 열기가 대단한 나라에 아직 돔구장이 하나 없다니-- 캐널시티(종합복합쇼핑몰) 후쿠오카 중심에서 20`30분 거리에 있는 캐널시티로 향했다. 캐널시티(CANEL CITY)는 1996년 4월에 문을 연 복합쇼핑몰이다. 캐널시티는 후쿠오카의 인공운하와 연결한 면적 3만4705 평방미터의 면적에 180M에 이르는 운하를 쇼핑몰로 끌어들여 자연친화적인 건물로 승화시킨 복합예술공간이다. 쇼핑몰,식당,서점,영화관,전문점,호텔 등 다양한 복합건물로 건축가들에게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행들은 자유시간을 가지며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쇼핑도 하고 일본의 라멘도 먹어보았다. 매시 정각에 시연되는 운하속의 분수쇼는 최고의 인기였다. 필자도 딸아이가 부탁하는 커피컵도 사고 아내의 건강식품도 여기서 구하였다.
히다 전통마을
남장원 와불상
234m 후쿠오카 타원
캐널시티
마지막 귀국하는 날이지만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여러곳을 관광하는 알찬 여행이었다. 이제 공항으로 가서 밤 9시 비행기를 타야한다. 7시에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밟았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기간에 비해 참으로 많은 곳을 관광하였다. 그렇다고 쫓기듯이 바쁜 일정도 아니었다. 또 날씨도 화창하고 여행하기에 딱 좋은 기온이었다. 온천도 싫컷 하고 서울서는 아직 못보는 벚꽃구경도 미리 한 셈이다. 가이드의 친절한 도움에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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