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코스 : 전곡항 – 안산 남동 보건 진료소
경기 둘레길 화성구간을 마치고 이제 안산 구간으로 진입한다. 처음 화성구간을 걷고자 하였을 때 홈페이지의 시작 지점을 찾아가는 안내를 보고 대중교통의 원활하지 않아 고생 좀 할 것으로 여겼는데 앞서 종주한 사람들의 불로그에 올린 내용을 참조하여 손쉽게 찾아가고 돌아올 수가 있었다.
특히 네이버 지도의 길 찾기 안내는 경기 둘레길을 종주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아니 될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여 주었다. 오늘의 시작점인 전곡항도 주엽역에서 전철을 타고 사당역에 이르러 10번 출구로 나와 1002번 버스를 타는 안내를 따라 최단 시간에 이를 수가 있었다.
전곡항은 인근의 제부도, 화성호, 궁평항 등과 함께 서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에 따라 개발된 곳이다. 해상 케이블카가 하늘을 오가고 있고 풍력발전기가 바람에 돌고 있다. 전국 최초로 레저어항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곳답게 요트 선이 바닷가에 가득하였다.
해안 길을 따라 탄도 방조제를 향하여 걸어간다. 제부도와 누에섬이 눈앞에 있다. 지금은 바닷물이 가득 차 있지만, 모세의 기적이라 부르는 간조시간에 나타나는 바닷길은 자연의 신비스러움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한다.
자기의 고장을 자랑하지 않을 사람이 없지는 않을 테지만 48코스인 궁평항으로 이어지는 해안 길은 황금해안 길로 정평이 나 있는 것처럼 서해안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도보 여행가에게는 한가로이 바다를 바라보며 그렇게 아름답다는 일몰의 장관도 서해안에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제부도를 눈앞에 두고도 항구에 와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도락의 여유도 즐기지 않고 걸어갈 뿐이다. 한 지역에 머물며 바다의 낭만을 즐기기보다는 길을 걸으면서 새롭게 만나는 풍물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가슴 벅차게 우리 땅을 걸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봄이 오고 있는데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모자가 날아갈 것 같아 푹 눌려 쓰고 탄도 방조제를 걸어간다. 요트 면허 시험장에 면허를 발급받으려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담한 항구인 탄도항과 누에섬이 눈앞에 있다.
”누에섬은 탄도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작은 무인도이다. 탄도와 누에섬 사이에는 하루 두 번, 썰물때 4시간씩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에 1km 거리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바다가 갈라지면서 잠시 생기는 길을 ‘탄도 바닷길’이라고 부른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탄도항 누에섬]
신비스러운 자연의 바닷길도 마음에 간직하고 섬의 수목을 베어 숯을 구웠다 하여 ’숯무루‘로 불리는 탄도항을 지나 도로에 이르렀는데 길가에 부착된 표지기가 이리저리 나부끼고 있어 가는 길에 혼선을 주었다. 표지기를 따라 길을 잡아도 지도 앱에서는 경로 이탈을 알린다.
표지기와 지도 앱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지도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기에 지도를 확인하니 아스팔트 도로를 우측에 두고 잠시 걸어가다 301번 도로를 건너 산길로 진입하도록 경로가 표시되어 있다.
바닷가에 와서 산길로 진입하는 것이 다소 이상할 수가 있겠지만 산길로 진입하면 산의 아름다움과 바다의 신비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길이 되어 봉우리에 오르기도 전에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다만 물가에 솟아있는 산들은 비록 낮은 산일지라도 경사가 급하여 힘들게 할 수가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물가에 솟아있는 산들의 특징이다. 산의 높이는 해발로 측정하였기에 단순히 산의 높이로만 서로서로 비교하여 평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험 측 상으로도 물가에 솟아있는 산들은 공통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었다.
임도 같은 널따란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대부도 해솔길임을 알리는 표지기가 여기저기서 나부끼고 있고 대부 광산을 알리는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대부 광산은 원래 채석장이 있었던 곳인데 다섯 개의 공룡 발자국의 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전망대에 이르니 조망도가 세워져 있다. 미세 먼지가 많아 선명하지 않았으나 그런대로 전곡항과 탄도항, 누에섬. 제부도는 희미하게 조망할 수가 있었지만, 바다 건너 충청도의 당진군을 바라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전망대를 내려서니 깎아 자른 것 같은 바윗돌에 아름다운 무늬를 세간 것 같은 눈길을 끄는 퇴적암층 절벽을 지나 산을 내려서니 왼쪽으로는 조그만 동산이 흉물스러운 채석장으로 변모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으나 오른쪽으로는 평원으로 펼쳐지어 가슴을 시원하게 하였다.
들길을 잠시 걷다가 불도 정문교 버스 정류장에 이르니 대부도답게 횟집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 조용원 회장님과 대부도 해솔길 7코스를 걷고 횟집에서 식사하던 때가 떠올랐다.
횟집이 다하는 끝자락에서 산길로 진입하였다가 곧바로 차도로 걸어가는 듯하더니 다시 제방을 따라 걷고 또다시 산길로 진입하였다. 산길, 들길을 걷고, 도로도 빠트리지 않고 섬답게 해안 길도 걸어가는 길이니 만물상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걸일까?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다소 가파른 산길을 걸어갈 때 팔효정이 세워져 있다. 미세 먼지가 심한 관계로 정자에 올라 조망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자에 새겨진 八孝의 의미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팔효는 여덟 가지의 효행을 뜻하였는데 비석에 조목조목 비석에 새겨 놓아 찾아오는 이들을 경계하며 모든 행동의 근본임을 권면하고 있었다.
八孝
○ 효로써 자신을 다스리고 ○ 효로써 부모를 공경하고 ○ 효로써 형제의 우의를 다지며 ○ 효로써 이웃을 사랑하고 ○ 효로써 사회에 봉사하고 ○ 효로써 나라에 충성하고 ○ 효로써 인류 발전에 기여하며 ○ 효로서 자연을 사랑한다.
” 그 사람됨이 孝하고 恭敬스럽고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무니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亂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 군자는 근본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道가 발생하는 것이다. 孝와 弟라는 것은 그 仁을 행하는 근본이다 “라고 하였는데 부모님 생전에 不孝만을 거듭한 不孝子가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눈물만 흘릴뿐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진행할 뿐이다. 상상 전망돼에 이르렀다. 전망대는 이름부터 특이하였다.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라 상상전망대가 아니라 ’상상 전망돼‘ 라고 강조하여 놓았고
”모든 상상을 담아 소원을 빌면 소리가 나는 꿈나무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여러분의 소원을 하늘까지 전달해 줄 겁니다. 상상점망돼에서 눈앞의 풍경 그 이상을 상상하며 간절한 소원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라고 적어놓았다.
나무, 숲 사이에 드러나는 넓은 들에 마음이 흔들리며 산길을 걸어가는데 여기저기 돌탑이 조성되어 있다. 사람의 정성을 담아 조성하여 놓은 탓에 오늘처럼 강한 바람에도 꿋꿋이 서서 길을 걷는 사람들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았다.
산을 내려서 해안 길 따라 걸어간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기 이를 데 없어 부드러운 산길을 걸을 때 숨이 차면 평지의 길을 걷기를 원하고 딱딱한 도로를 걸을 때면 부드러운 산길을 걸을 때를 그리워하는 변덕스러움을 꾸짖으며 동리 어촌계를 지날 때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세 개의 봉우리가 둥글게 솟아있었다.
3개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어온 것이다. 두 발로 땀을 흘리며 넘어온 탓인지 친근감이 떠나지 않아 자꾸만 고개가 뒤로 돌아간다. 또다시 산길로 진입하였으나 비산비야의 들길이었다.
선감도 대부도 펜션타운을 지나 동주 염전에 이르렀다. ”동주 염전은 사방이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대부동동 4리에 위치해 있다. 1953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재래방식을 고집하며 소금을 채취해 청와대에도 납품하기도 했다.
옹기타일을 이용하는 동주염전의 천일염은 바닷물에 태양의 열과 바람의 기운을 모아 만들어져 상품성 또한 뛰어나다. 염전체험장에서는 천일염을 직접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동주 염전을 끼고 걸어가다 갯벌 둑길인 상동 방조제길을 걸어가는데 바람이 거셌다. 거센 바람으로 차가웠지만, 다행히 옷을 두터이 입었기에 추위를 견딜 수가 있었다. 갯벌 체험과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대부도 팬션 타운을 지나 대부남동 마을 길을 지나갔다.
둘레길을 걷는 재미가 여기에 있다. 산길이 있고 바닷길, 들길, 논밭 길, 물길이 있고 사람이 사는 마을 길 등이 있는데 사람의 개성이 다르듯 길 또한 각기 그 지역의 특성에 따라 조성되어 있어 항시 새롭게 우리를 맞이한다.
어디 설악산만이 명산이랴! 사람의 숨소리를 느끼며 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길이라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이 땅 어느 곳인들 걸어보고 싶지 않은 길이 어디 있으랴?
대부남동 안길을 걸어갈 때 포도의 고장, 대부도답게 포도나무밭을 볼 수가 있었고 듬성듬성 자리를 잡은 화려하지 않은 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에서 아기 자기란 말이 이 마을을 지칭한다고 하여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남동의 마을 안길인 금당마을을 지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를 들으며 계속되는 우리 어린 시절의 공놀이, 자치기 등을 하며 꿈을 키웠던 골목길 이 연속되는 마을 길을 지나 고랫부리 갯벌에 이르렀다. ‘고랫부리’ 부르면 부를수록 궁금증만 더해가고 신비한 뜻을 지닌 것 같은 궁금증이 일어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지명 유래를 알리는 안내도는 세워져 있지 않다.
대부도의 토속 자연환경과 지역 주민의 삶을 연계한 여행상품을 제공한다는 생태 관광 여행사인 대부도 고랫부리는 체계적인 여행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앞서 지명의 유래부터 일반인들이 알 수가 있도록 홍보하여야 하지 않을까?
바닷물이 빠져나간 드넓은 갯벌을 바라보며 갯벌 둑길을 따라 종착지인 남동 보건 진료소에 이르니 푸른색을 띤 사각함이 기다리고 있었다. 종착지에 이르렀으나 대중교통이 쉽지 않아 대부동 행정복지센터까지 걸어가(2.8km) 790번 버스를 타고 오이도역에 이르러 4호선 전철을 타고 귀가하였다.
● 일 시 : 2024년 3월 17일 일요일 흐림(미세 먼지 많음)
● 동 행 : 김헌영 총무님
● 동 선
- 09시58분 : 전곡항
- 10시50분 : 불도 정문교 미술관 버스 정류장
- 11시15분 : 팔효정
- 11시40분 : 상상전망돼
- 12시50분 : 동주 염전
- 13시40분 : 금당마을
- 14시00분 : 고랫부리 갯벌
- 14시20분 : 안산 남동 보건 진료소
● 총거리 및 소요시간
◆ 총거리 : 19.1km
◆ 소요시간 : 4시간2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