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튼의 성서해석 48
얍복강가의 새벽, 다리 저는 목회자가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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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도뼈가 위골된 아침
성경에 나오는 야곱을 아시나요? 그는 참 처량한 사람이었습니다. 평생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이며 제 힘으로 살았던 야곱이, 마침내 얍복강가에서 하나님과 씨름하다 환도뼈가 위골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다리를 절게 되었죠. 여러분, 저에게도 그런 새벽이 있었습니다. 강단에서 내려오고, 목회자라는 이름표가 떨어지고, 거실 바닥에 엎드러져 엉엉 울던 그날, 제 환도뼈도 위골되었습니다. 제 힘으로 인생을 밀고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비로소 처절하게 깨달았던 그 아침 말입니다.
처량함이라는 이름의 축복
도서관을 오가며 매일 운전대를 잡습니다. 예전엔 설교를 준비하던 손이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을 실어 나르는 기사의 핸들을 잡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리 저는 야곱’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실패한 것 같고, 처량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얍복강가에서 다리를 절게 된 야곱에게 하나님은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셨습니다. 제 삶도 그렇습니다. 제 힘이 부서진 그 자리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이름이 제 삶에 새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길 위에서 다시 쓰여지는 계시
많은 분이 성경을 읽으며 대단한 기적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성경의 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도, 디모데도, 길 위에서 걷고, 배를 타고, 때로는 무거운 짐을 지며 복음을 ‘기록’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집 차 안에서, 비 오는 도서관의 묵상 속에서, 오늘 제 삶이라는 대본을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성경은 결코 서재의 책장에 박제된 유물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겪는 이 처량함, 이 피곤함, 이 절뚝거리는 걸음이 곧 하나님이 지금 이 시대에 쓰고 계신 ‘살아있는 행전’입니다.
우리 모두의 얍복강가를 향하여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얍복강가에서 홀로 씨름하며 지쳐 계신가요? 다리가 절뚝거려 비틀거리고 계신가요? 두려워 마십시오. 당신의 환도뼈가 꺾인 그곳이 바로 하나님이 당신을 ‘이스라엘’이라 부르시는 지점입니다.
오늘 저는 엉망인 마음을 안고, 피곤에 젖은 눈을 비비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영혼아, 어찌하여 너는 내 속에서 두려워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오늘도 길 위에서, 묵묵히 제게 주어진 대본을 살아내겠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삶이라는 대본을 꿋꿋이 써 내려가십시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가장 아름다운 성경이 되어 줄 테니까요.
고정 댓글:
오늘도 저는 아이들을 실어 나르며 많은 부모를 만납니다. 지친 눈빛, 무거운 어깨, 말 못 할 사연들을 안고 하루를 버티는 분들입니다. 30년 전엔 그들의 피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그들의 그 ‘허덕임’이 얼마나 위대한 하나님 앞의 찬양인지를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운전대를 잡고 기도합니다. ‘주님, 저 어머니에게 힘을 주소서. 저 아이의 입술을 붙들어 주소서.’ 우리는 모두 아침을 기다리는 파수꾼들입니다. 조금 하품이 나고, 조금 눈이 충혈되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이 지금 우리를 안고 이 밤을 지나가고 계시니까요.
저는 지금도 운전대를 잡고 파수꾼처럼 아침을 기다립니다. 여러분의 그 치열한 하루도, 하나님 앞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찬양이 되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우리, 서로를 위해 조금 더 기도하며 이 밤을 잘 건너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