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프레임도 이렇게 아름답다
ELFAMA EPOCA E5800
엘파마의 알루미늄 로드바이크 에포카는 엘파마 로드라인업의 엔트리 모델로 이번에 4세대 모델이 새롭게 출시됐다. 출시 이후 12년간 입문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엘파마 에포카의 변화를 느껴보자
글·사진 유병훈 기자
2017년 4세대로 선보인 엘파마 에포카는 3세대와 비교해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튜브의 형상과 가공, 케이블링 방식, 지오메트리 그리고 트렌디한 색상과 디자인까지 이전 세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신제품 세미나에서 전시장의 한가운데를 당당하게 차지하며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던 신형 에포카를 시승했다.
무게는 덜어내고 디자인은 살려낸 신형 에포카
신형 에포카를 처음 보면 이 자전거가 카본인지 알루미늄인지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처리된 용접부위에 감탄하게 된다. 이 정도로 아름다운 마무리의 알루미늄 프레임은 지금까지 보드만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에포카도 아름다운 알루미늄 프레임에 이름을 올렸다.
용접 비드를 이 정도로 부드럽게 다듬으려면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단가가 올라가기 마련인데 엔트리 모델에서 이러한 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입문자들을 위한 엘파마의 선물인가 싶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튜빙도 기존의 더블 버티드에서 트리플 버티드로 바뀌었다. 버티드 가공이란 높은 강도가 필요한 부분만 두껍게 만든 것으로 더블 버티드는 얇은 부위와 두꺼운 부위가 두 단계이고, 트리플 버티드는 세단계의 두께 변화를 갖는다. 그만큼 가공이 어렵지만 대신 무게는 가벼워진다. 덕분에 신형 에포카는 전체 중량은 감소하면서도 접합부위 같이 높은 강도가 필요한 부위는 더 단단하다. 다운튜브의 형상을 공기저항이 매우 작은 캄테일 형상으로 만들어 에어로다이내믹 성능도 높였다.
풀 105 스펙에 인터널 케이블링
에포카 중에서 가장 상위 모델인 E5800은 모든 구동계를 시마노 105로 맞췄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스프라켓과 체인까지 모두 105를 사용함으로써 105급 로드가 아닌 완전한 풀 105 로드바이크다. 물론 엘파마의 커스텀 시스템을 이용해 원하는 구동계와 부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105 이상의 구동계로도 꾸밀 수 있다.
케이블링은 겉선이 프레임 안으로 통째로 들어가는 이전세대의 방식이 아닌, 속선만 프레임 안쪽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이로써 브레이킹 시에 발생하는 소음이 사라지고 마찰저항도 줄어들었다. 특히 앞 디레일러와 뒤 디레일러 케이블은 다운튜브로 향하게 되어있어 케이블이 꺾이는 부분이 최소화됐다.
입문자를 위한 최고의 가성비
시승은 에포카의 성능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하여 서울의 대표적 업힐 코스인 북악산 일원에서 진행했다. 시승 라이더는 약 2시간반 동안 북악 스카이웨이를 누비며 에포카의 성능을 직접 느껴봤고 시승이 끝난 후 “이 자전거가 얼마에 팔리면 사겠느냐?”고 묻는 기자의 물음에 190에서 210만원 사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자전거의 가격은 128만원이다. 기자가 실제 판매 가격을 알려주자 라이더는 “그렇게 저렴하다고요?”라며 놀랐다.
세련된 디자인, 깔끔한 마무리와 풀 105 컴포넌트 그리고 카본 포크를 장착하고도 128만원이다. 이 이상의 가성비를 말할 수 있을까. 105가 부담스럽다면 티아그라를 장착한 E4700, 소라를 장착한 E3500도 입문용으로 손색이 없다. 가격은 각각 96만원과 78만원이다.
자전거전문지 기자를 하다보면 자전거 추천을 부탁받는 경우가 많다. 그중 입문자는 가격을 무시할 수 없기에 섣불리 추천해주기가 어려웠다. 이제는 만약 로드에 입문을 고려중인 친구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 생겼다. 그리고 기자는 그것이 매우 기쁘다.
제원표
프레임 에포카 HDR 스무드웰딩 알로이
포크 에포카 카본, 알로이 스티어러
핸들바 엘파마 ER70 드롭바
스템 엘파마 EM70
시트포스트 엘파마 EM70 27.2×300㎜
안장 셀레이탈리아 SL 프릭션 프리 플로우
바테이프 프로팜 TAP-317
크랭크 시마노 105 50×34T
앞 디레일러 시마노 105
뒤 디레일러 시마노 105
스프라켓 시마노 105 11-28T 11Speed
체인 시마노 105
휠세트 디티스위스 R 522 스플라인
타이어 슈발베 루가노
페달 VP-992A
무게 9.12㎏
Test Rider Review
“힘을 바로바로 받아주는 반응성 탁월”
Rider 정진성(동호인)
현재는 캐논데일의 카본 바이크를 타고 있는데 카본 프레임과는 다르게 역시 알루미늄 프레임의 딱딱함을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승차감은 카본차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힘을 주었을 때 바로바로 반응하는 반응성으로 편안함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다.
다운힐에서 알루미늄 프레임 특유의 딱딱함 덕분에 조금 더 빠르게 내려올 수 있었고 바로 이어지는 업힐에서 힘손실 없이 바로 치고 나가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업힐에서는 아무래도 기존에 사용하던 자전거보다 무거워서 약간의 더딤은 있었지만 카본차처럼 낭창거리는 느낌이 없었다. 힘이 좋지 못한 필자에게는 좀 버거운 딱딱함이라 힘이 더 들었지만 만약 힘이 좋은 라이더라면 오히려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마음에 들었던 점은 안장과 바테이프다. 안장은 매우 편안했고 바테이프는 푹신하면서도 그립감이 좋아서 땀이 나도 잘 잡아줘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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