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여년 전 해평마을 솔미에서 살았던 최용우(崔龍羽, 1757~1842)라는 분의 딸이 이종사촌 오빠인 학봉 김성일의 10대 종손 김진화(金鎭華, 1793~1850)에게 보낸 편지 글이다. 당시의 해평마을 양반가 여인네의 말씨를 엿볼 수가 있는데, 편지글이라서 그런지 한자말을 많이 사용하였으며 오늘날의 말투와는 사뭇 다름을 알 수가 있다.
오라바님 전(前) 샹장(上狀) 근봉(謹封)
초동(初冬)의 연(連)하와 신상(身上) 평안(平安)하오시니잇가 오래 소식(消息) 모르오니 답답 그립사온 사념(思念) 측량(測量)업사오며 금계(金溪) 소식(消息)도 층층(層層) 평안(平安) 무양(無恙)하시고 여혼(女婚) 평안(平安)이 지내시고 신랑(新郞) 범절(凡節)이 극진(極盡)하실 듯 즉 든든 가득 귀중(貴重)하여 하시는 보옵는 듯 다행(多幸) 기쁨 어이 다 적사오리잇가 정시(庭試)에 가시려시던 것이라 간절이 기다려삽더니 못 가신 듯 섭섭하오며 환관(還官)은 어느 때나 하시고 노독(路毒)이나 업사와 걱정 업사오시니잇가 두루 부리읍디 못하올소이다 차돌(次乭)의 삼촌(三寸)은 경행(京行;서울행)의 찻지 아니오니 심히 섭섭하옵 우리도 겨요 지내오나 사촌은 치위를 당하와 본병 무엇 성할 적 업사오니 차마 괴롭삽고 범절(凡節)이 견딜 수가 업사오니 두루 수란수란(愁亂愁亂:시름이 많아) 괴롭사오이다 경후(景後)도 여러 순(巡;차례) 과거(科擧)의 헛수고 절통하오나 무사히 나려가오니 기쁘오나 노친 병환은 떠나업시지 아니시고 외오 송민(悚憫;송구하고) 두렵사오며 경주(慶州) 오라바님겨오서는 달포 객고(客苦)를 격그시고 여기까지 평안이 오셔 종을 데리고 가시니 시원섭섭하옵 밧긔셔 공주(公州) 길을 마지못하여 가시니 치위예 엇지 내왕(來往)하실고 염려 가이업사오나 게가 가깝다 하오니 편지(便紙) 붓치오며 소식 듣자올 일 기쁘옵 사연 남사오나 총총(悤悤) 이만이오며 이 압 내내 신상 평안하오심 바라옵나이다 을미(乙未;1835년) 양월(陽月;10월) 십오일(十五日) 이종매(姨從妹) 최(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