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돌봄을 하면서 일찍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하는
대상이 되면서 선택의 여지없이 1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서 하루 아침에 죽을 수도 있었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그날 병원에 가지않았다면 과연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고 싶지않았는데 다시 그때를
생각나게 하는 일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백신 맞은 그날 저녁 열이 나기 시작했고 새벽에도
약을 먹었고 병원에 데려다줄 사람이 없어서 겨우
병원에 가서 수액도 맞고 약처방을 받아와서 약을
두번이나 더 먹었지만 열이 떨어지지않았다. 극심한
두통에 계속 시달렸고 몸은 축 처지고 자꾸만 기운이
없는데 3일이 지나고도 계속 식은땀 나고 병원에
갔더니 피를 뽑는 것이다. 그런데 검사 결과가 다
나오기도 전에 의사는 응급실로 급히 가서 수액처방을
내렸다.
그날이 주말이어서 내과 담당선생님은 마음이 급해서
바로 응급실로 뛰어가신 것이었다. 수액을 맞으며
응급실에 누워있다가 뒤늦게 검사결과가 다 나오고
응급실 선생님이 지금 상태로는 균 하나만 들어와도
바로 잘못될 수도 있어서 입원을 하라는데 보호자가
없으면 입원이 안된다는 말에 올 수 있는 보호자가
없다고 하니 안된다고해서 수액만 맞고 가겠다니
자기들이 안된다고 위험하다고 입원을 시킨 것이다.
핸드폰 하나만 갖고 집을 나섰다가 3일을 격리실에
입원해 있었다. 입원한 둘째날 팔에 발진이 시작되었고
귀울림도 심해지고 혈압도 낮았고 입원해 있는동안
먹는것도 제대로 안 먹어져서 차리리 퇴원이 낫겠다
싶어 퇴원하고, 퇴원해서도 오래도록 두통약을 먹었고,
심지어 약을 안먹으면 두통 때문에 잠을 못자니
신경과에서 준 약을 보니 공황장애, 우울증 등에 먹는 약도 포함되어있었다.
약을 안 먹으니 잠을 잘 수 없어 한동안 약을 먹긴
했는데 그 약을 먹으면 일도 못할 것 같아서 더는
먹지않았다. 두통 때문에 갑자기 생겼던 이명으로
누우면 이명이 더 크게 들려 약도 많이 먹었고
그렇다고 완전히 나아지진않아 더 먹지않았다.
치료비를 준다고해서 진단서에 처음부터 치료한
병원치료비내역서와 영수증까지 다 첨부해서 제출을
했는데 1년이 넘어서 겨우 연락이 오더니 일부만
준다고 하지않겠는가. 불복하면 소송하라며 서류를
보내준다고 하기에 1년이 넘어서 겨우 내린 결정에
소송한다고 다 줄것도 아니면서 그럼 일부라도 달라고
했더니 몇개월 지나 아무 연락도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했더니 이건 무슨 말도 안되게 장난이란
말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분명 내가 백신 맞고 하루 아침에 죽을 수도 있었고
이상반응으로 지금도 온전히 회복된것도 아닌데
입금된 돈이 48,600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돈이 과연 뭘까를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병원가서 수액 맞고 약처방 받으면서
쓴 돈일뿐이다. 약 먹어도 소용 없어서 다시 병원
갔다가 입원까지 해서 쓴 돈이 얼마나 많은데
이 까짓꺼 치료비 준다고 그 많은 서류를 다 첨부
하라고 했는가. 위로금 바란것도 아니고 치료비
일부 준다는 게 고작 이게 일부분이란다.
죽은 사람들은 보상을 제대로 받기나 했을까?
태어나서 병원에 입원한 일도 처음이었고
2년을 몸사리면서 사람들도 잘 못 만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도 못하고 식당에서 밥 한끼도 제대로 사
먹지못하고 일만 하면서 장애인은 나한테 맡겨두고
보호자는 여행 다녀와서 코로나 걸려 나한테 바이러스
옮겨놓고 그것 때문에 나는 몇개월 후유증으로 차가운
물조차도 제대로 마시지못하고 살이 쭉쭉 빠져서
아직도 완전 회복되지 못하고 지난달은 일도 쉬었는데
생활비는 커녕 겨우 48,600원이라니 내가 사는 원룸
관리비 내고 더 남는 게 뭐가 있나 생각하니 한숨도
안 나온다.
나는 일 못하면 생활비 한푼 누가 줄 사람도 없는데
나 같은 사람은 기초생활대상자에 끼워주지도
않을거면서 치료비 준다고 해놓고 이건 장난하는
거지.
내 마음엔 초상이 났다. 믿었던 사람에게 버림받은
기분이다. 이미 버려진 거나 다를바 없네.
©️비꽃(이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