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씨 (45·공주교대 교수) - 리우씨 (30·베트남)
득남 출산선물에 리우씨 “언니 고마워요”
이교수 “전화도 자주하며 교감 넓히고파”
“우리 친 자매처럼 지내기로 했어요.” 17일 오후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에서는 아주 특별한 집들이가 있었다. 본사가 주최한 호스트패밀리 행사의 결연자로 나선 공주교대 영어교육과 이혜경(45) 교수가 베트남 출신 노동자 리우(여.30.HOANG MINH LIEU)씨의 신혼집을 찾았다.
이날 이 교수는 얼마 전 득남한 리우씨를 위해 미역 등 출산 선물을 한 보따리 선사했다.
이 교수는 리우씨 집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집안꾸미기, 한국음식 만드는 법, 육아법 등을 전수하는 등 선배 ‘한국 아줌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으며 리우씨는 연신 “언니 고마워요”라며 자매의 정을 나눴다.
이 교수와 리우씨의 첫 만남은 대전 은행동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에서 였다.
이 교수는 “미국 유학시절, 현지사정에 대해 무지했을 때 미국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심의 배경을 밝혔다.
이 교수는 “이제 내가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베풀 차례 다”며 활짝 웃었다. 이 교수는 매주 금요일이면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에서 대전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글교육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3월부터 한글교육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명이었던 수강생이 지금은 10명 정도로 늘어나 앞으로는 수준별 학습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내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앞으로 리우씨와 전화통화도 자주하고 한국음식도 같이 만들어 먹으면서 같은 여자로서 같은 엄마로서 교감을 넓혀가겠다”며 자매의 정을 과시했다.
리우씨는 베트남 하노이 출신으로 지난 1998년 한국으로 건너와 대전의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대전에서 지금의 남편 노홍푸(32, NGO HONG PHU)씨를 만나 지난해 백년가약을 맺었고 금쪽같은 아들까지 이 곳에서 얻을 만큼 이제는 대전이 제2의 고향이 됐다.
그녀는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 베트남으로 돌아가 미용실을 운영하고 싶다”며 “이 교수님과 같은 좋은 분의 도움을 받아 코리안 드림을 기필코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