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2.
외동인 아이를 키우며 가장 신경 쓴 것이 하나 있다. 평소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나이지만 아이가 '외동'이어서 이기적이라는 말은 어떤 경우에도 듣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그런 말을 듣는 것도 싫었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남편과 내가 아이에게 뭐든 양보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무렵부터는 가능하면 뭐든 셋이 나누었다. 정확하게 1/3씩 나눈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타인과 나눠먹어야 함을 아이가 스스로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마음이 있다. 나도, 남편도, 아이도 이기적인 면이 있지만 삶에서 필요에 따라 이기심을 억제하고 타인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얼마전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음식인데 함께 식사한 친구들 중 한 명이 돈이 부족해 그 음식을 시키지 못하고 양이 무척 적은 음식을 시켰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은 그 친구 상황을 미처 알지 못하고 신나게 식사를 하는데 아이는 그 친구가 마음에 걸렸나보다.
생각보다 맛이 별로여서 먹기 싫다며 친구에게 자신의 음식을 권했다고 한다. 식사를 많이 하지 못해 배가 고팠지만 친구와 함께 기꺼이 음식을 나눠 먹고 싶었다는 말을 무심하게 내뱉은 아이가 기특했다.
아이가 외동으로 자라는 것이 부모로서 미안한 마음에 아이 이름을 지을 때 유난히 신경을 썼다. 성인이 되어 어느 곳에서 살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름을 선택했다. 이름 덕분인지는 몰라도 아이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고 아이도 친구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외동인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점점 줄어들고 아이를 믿는 마음이 점점 커진다. 아이를 내 인생 최고의 선물로 주신 신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