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와 발바리 그리고 더펄개야 말로 진정한 한국의 토종개이다.
한글 이름이 붙여진 개들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렇지만 분명히 그렇게 생각된다.
진돗개는 모리 다메조 교수로 인해서 처음으로 진돗개라는 이름이 붙여진 개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도 지역의 토종개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나라의 토종개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한국의 토종개인 삽살개, 발바리, 더펄개는 귀가 숙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견과 그 모피'에 나오는 조선재래견의 귀가 숙여져 있으며,
조선시대 개그림에 등장하는 개들은 대부분 귀가 숙여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귀가 서있는 개는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당구(唐狗)'는 귀가 서있는 개라고 추측되는데 현재
한국의 토종개라고 생각하고 있는 진돗개, 풍산개, 동경이, 거제개, 제주개는
모두 귀가 선 개들이다.
토종개는 털이 길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화학섬유가 나오기 전까지 개의 모피가 요긴하게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옛 그림에서 전해져 오는 바와 같이 삽사리, 발바리, 더펄개는 모두 털이 길었을 것이다.
반면에 진돗개를 비롯한 요즈음들은 털이 짧은 개가 대부분이다. 물론 장모종 진돗개가 더러
있지만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충남씨가 말한 고군개는 키가 작고 털이 길었다고 하므로 발바리의 모습을 설명한 것처럼 보인다.
80년대 노랭이도 견주였던 박인호씨의 인터뷰에 의하면 노랭이를 진도발바리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므로 진돗개 가운데 털이 긴 작은 개들은 발바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삽살이, 삽사리는 삷힌다는 말에서 파생된 것이며(수직 즉 문을 지킨다와 사립문을 지킨다),
발발이,발바리는 발발거린다(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닌다)에서 파생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발발거린다는 말에는 다리가 짧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더펄개는 덮다는 말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눈을 덮은 개가 바로 더펄개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경비견으로서 도둑을 살피고, 가정견으로서 사람들을 보살핀다는 뜻으로 삽살개가 되었
으며, 다리가 짧아서 발발거리면서 다닌다는 뜻으로 발바리가 되었으며, 눈을 덮을 정도로 털이
긴 개라는 의미에서 더펄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 흔히 말하는 귀신 쫒는 개는 삽삽개가 아니라 달구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시대에 귀신을
쫒을 수 있을 정도로 무섭게 생긴 개그림은 모두 현재 티베탄 마스티프나 방하르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며, 티베탄 마스티프를 티벳 사람들은 보테쿠크르(귀신을 쫒는 개)
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삽살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으며, (마을 개로서 방사상태로
키워졌기 때문에) 피아식별이 잘 안되는 순한 개였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지조없는
사람에 빗대어 삽살개 같다고 하였으며, 천한 사람의 이름으로 삽살이가 많이 사용된 것을 보면
그 당시 사람들이 삽살개를 어떻게 생각 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개의 모피 즉 구피가 요긴하게 쓰였다. 여우나 담비와 같이 귀하고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구피가 많이 쓰였는데 그 당시의 개들은 털이 길어서 방한용으로 적합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구피는 주로 병졸들이나 서민들의 옷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므로 지방 수령들이 구피를 비축했으며,
일정량을 국가에 바쳤다.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견피가 상당한 가격에 팔렸기 때문에(좋은 것은
삼베 한 필 가격을 넘었다) 개를 사육하는 주목적 가운데 하나가 견피를 얻기 위해서 였다.
발바리는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침계방구변증설(枕雞房狗辨證說)>에 '발발(孛孛)'로 처음 등장하며,
중국 청나라 사람들이 방에서 기르는 개(房狗), 곧 합팔구(哈叭狗)로 소개하고 있다.
발발이는 곧 합팔구(哈叭狗)[4]이다. 그 작은 것이 고양이와 같고 꼬리가 가늘고 다리가 짧다. 춤을 출 수 있고
희롱을 한다. 사람의 부추김에 따라서 재주를 보이며 논다. 때문에 청나라 사람들은 간혹 품에 품고 다니고 방 안에서
키운다. 고양이처럼 짖고 그 주인이 도둑을 당해서 주인이 없을 때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짖기가 심해서 마치 큰 개와
같다. 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주인이 없으면 그것을 지키며 감히 훔쳐 먹지 않는다. 개 중 특이한 종류이다. 청나라 사람
들이 북민회령부와 경원부에서 우리나라 사람과 교역을 할 때 많이 가져온다. 그 중에는 당구(唐狗)와 발발, 두 종류가
있다. 나도 시험 삼아 얻어서 키워봤는데 그 품성과 행동이 들은 바와 같았다.
중국어로
哈叭狗는 페키니즈, 퍼그(哈巴狗) 등 단두종 애완견을 뜻한다. 따라서 조선 시대의 발바리가
페키니즈나 비슷한 중국의 견종일 가능성도 있다.
광재물보에서는 猈(패) 발발이 短頭狗, 金絲狗라고 나와 있으며 주둥이가 짧고 황색털이 긴 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삽살개)
(더펄개)
발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