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 시인과 함께하는 나도 동시를 쓸 수 있다
송찬호 시인은 경북대학교 독어독문과 출신으로 1987년 평론집 우리시대의 문학으로 등단, 미당문학상 외 다수
1. 동시는 재미있어야 한다
2. 아이 화자를 등장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 어른이 읽을 거리가 되면 동시가 된다
3. 동시는 문학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4. 동시는 경제적 효율성이 있어야 한다
5. 감각을 바꾸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후각-시각으로)
일반적으로 시를 쓸 때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나 동시는 모든 것을 풀어 놓고 시작해야한다 관찰과 응시
*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 인생과 삶을 통찰한 동시의 예
산 너머 저쪽 / 이문구
산 너머 저쪽엔
별또이 많겠지
밤마다 서너 개씩
떨어졌으니
산 너머 저쪽엔
바다가 있겠지
여름내 은하수가
흘러갔으니
* 어린 시절의 경험과 기억
겨울 / 송찬호
겨울이
얼음꽁꽁 가방과
찬바람씽씽 가방을 들고 찾아왔가
창문을 덜컹덜컹 흔들어서
문을 열어 줄까
열어 줄까 고민하다가
꾹 참고 열어 주지 않았다
추운 겨울이
문 밖에서
손만 호호 불다 갔다
*현실과 낯설게 하기
달팽이 집 전세 계약서/송찬호
달팽이가
콩잎과
전세 계약을 했다
둥글 넙적한 콩잎 마당에서
한 여름
살다 가기로 했다
태풍이 불어
콩잎이 뒤집히거나 찢어져서
콩잎에 붙어 있던 달팽이 집이 땅으로 똑 떨어지면
그때 전세 계약이
끝나는 걸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관찰과 발견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이유/송찬호
바라ㅁ이 불어와
나뭇가지에게 말했습니다
잠자리 여왕님이
날아와
앉으실 거예요
움직이지 마세요
여왕님이 오신다니......
마뭇가지는 가슴이 떨렸습니다
멀리서 보면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것 같습니다
* 말놀이
물방울 운동/송찬호
튼튼한 물방울이 되기위하여
풀잎에
나뭇가지에
전깃줄에
매달리기 운동을 한다
동글동글해지고
단단해진다
몸 빵빵한 물방울이 된다
물방울에서
물빵울이된다
운동이 다 끝나면 톡, 떨어진다
*부풀어 오르는 상상력
늑대 구두/송찬호
구두 가게 진열장에
새 구두가
진열되어 있어요
구두가게 사장님,
저기 푸른 구두 두 켤레는
어느 신사가 신어야 어울리는 건가요?
하하, 저기 있는 구두 네 짝은
두 켤레가 아니라
한 켤레랍니다
어느 멋진 늑대가 예약한 구두이니까요
*심리와 정서
달팽이/송찬호
호박덩굴 아랫길에서
달팽이를 만나다
궁근 집 등에 지고 오늘 이사 가는구나?
아니요, 학교 가는 길인데요
나팔꽃 아랫길에서도
달팽이를 만난다
학교 가는구나?
아니요, 학원 가는 길인데요
토란잎 아랫길에서
달팽이를 또 만난다
학교 갔다 와서 학원가는 구나?
아니요, 오늘은 이사 가는 길인데요
*연수 후기
송찬호시인은 아이들 보다는 어른들이 읽는 동시를 많이 쓰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디카시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디카시의 원칙은 다섯줄 이내, 사진은 스스로 찍기, 생활문학으로 사진이 먼저 독특하고 신선하고 순간 포착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디카시는 시의 발명품으로 사진과 글이 50대 50이지만 사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첫댓글 강연 뒷이야기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달팽이 집 전세 계약서라니 정말 기발합니다! 그리고 강연을 들으시고 난 뒤에 후기까지 생각을 남기시는 좋은 습관도 제가 배워야 할 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