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단번에 보더라도 기구한 일생을 타고난 여명이다. 편관이면서 묘지인 미토를 일월에 두개나 깔고 앉았고 편관 미토는 묘목 식신이 삼합으로 가져가는데 하필 신약한 사주여서 코끼리를 피해 동굴 속으로 달아났더니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는 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계수가 도움이 될까? 그리 큰 도움이 된다고 보이지가 않는다.
일간을 생부해주는 비겁은 지지에 근으로 있어야지 천간에 있으면 많이 도와줘 봤자 응원이나 위로 정도 해 주는 친구 역할일 뿐이다. 애초에 비겁이란 서로 피곤한 의무관계로 엮이지 않는 편한 사이다. 그런 사이에서 무슨 깊은 도움을 바라겠는가.
편관이 중중하니 신경은 날카롭고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인생이며 묘목이 지지를 삼합으로 묶어서 식신 목국을 짜니 일간은 살얼음판 위를 걷기 싫은데도 억지로 앞장서서 걸어 내야 하는 신세다.
일간이 갑, 병, 무, 경, 임의 양간이라면 또 모르겠으나 음간 계수다보니 극신약을 피할 수가 없다.
이렇게 사주가 신약해지면 가장 안타까운 점은 먹고 사는 문제에 치인다는 것이다. 사주가 신강하면 가족이고 나발이고 일단 입에 풀칠만 하고 살더라도 내멋대로 사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사주가 신약하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항상 내 안위보다 중요한 일들이 끊임없이 생겨서 몸이 10개라도 모잘라다.
주로 일간에게 의무를 지우는 것은 연지 묘목이다. 그러니 타고나면서부터 일간은 족쇄를 차고 태어난 것이다. 태생적으로 부여된 짐이다보니 벗을 수가 없다. 태어나보니 조부모나 부모가 장애를 갖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뒷치닥꺼리 해야 한다던지 하는 그런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운세가 잘 흘러간다. 금~수로 흐르는데 이는 신약한 일간을 생부해주기 때문에 억부용신이 될 뿐더러 수기운이 부족한 사주에서 조후용신까지 된다.
끝끝내 버티고 버티고 버티면... 나중에는 좋은 나날이 온다는 희망을 갖고 살 수가 있는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55세부터 들어오는 을축 대운이다. 천간으로는 을목이 와서 월상 기토를 극하는데 기토 편관이 너무 강성하여 제대로 극이 될 리가 없다. 자극만 할 뿐이다. 지지로는 축미충이 일어나므로 모든 지장간이 동요하게 된다. 을축 대운에서 그전까지의 자기 자신은 죽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남에 가까운 변동과 변화가 예상된다. 쓰나미 같은 변화이므로 잘 헤쳐나가길 바랄 뿐이다.
남명이 되면 눈물이 나는 사주이다.
가뜩이나 원국이 신약한데 대운에서까지 화~목으로 흐르게 되므로 제대로된 삶을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보통 여명이 신약하면 가족 먹여살리는데 모든 에너지를 다 쏟고 본인은 껍데기가 되어 버리고
남명이 신약하면 친구나 여자 쫓아다니면서 인생을 다 허비하게 된다.
시주에 반드시 금, 수를 놓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