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정창(疔瘡)
제씨(齊氏: 제덕지 齊德之)가 이르기를 "정창(疔瘡)이란 그 창(瘡)의 모양이 마치 못 덮개(:丁蓋)의 모양과 같으니, 그것이다.
고방(古方)의 논(論)에는 10종(種)이 있고 화원화(華元化)의 논(論)에는 오색(五色)의 정(疔)이 있으며, 천금방([千金方])의 설(說)에는 13종(種)의 정(疔)이 있고 외대비요([外臺秘要]) 신교만전([神巧萬全])에서도 그 논(論)이 다소 비슷하다.
그런데 모두 독기(毒氣)가 경락(經絡)에 객(客)하고 및 오장(五臟)에 열독(熱毒)이 내온(內蘊)한 것을 벗어날 수 없다.
초(初)에 생(生)하는 일두(一頭)는 요(凹)하면서 종통(腫痛)하고 청(靑) 황(黃) 적(赤) 흑(黑)하여 정(定)하여진 색(色)이 없으며, 사람이 번조(煩躁) 민란(悶亂)하거나 증한(憎寒) 두통(頭痛)하거나 구토(嘔吐) 심역(心逆)하고 침(針)으로 창(瘡)을 자(刺)하면 불통(不痛) 무혈(無血)한 것이 그 후(候)이다.
대부분 비감(肥甘)의 과도(過度)나 방주(房酒)의 불신(不愼)으로 인하여 사독(邪毒)이 축결(蓄結)하여 정창(疔瘡)이 생(生)한다.
내경([內經])에 이르기를 "고량(膏粱)이 변(變)하면 족(足)에 대정(大疔)이 생(生)한다." 하니, 이것을 말한다.
치(治)하는 법(法)은 급히 애주(艾炷)로 구(灸)하여야 한다.
만약 통(痛)을 각(覺)하지 못하면 정(疔)의 사변(四邊)을 침(針)하여 모두 혈(血)이 출(出)하게 하고, 탈명단(奪命丹)이나 회생단(回生丹)으로 침공(針孔)에 집어넣으며(:紝), 그 상(上)에 고약(膏藥)으로 붙이며 이어서 오향연교탕(五香連翹湯) 누로탕(漏蘆湯) 등의 제(劑)를 복용하여 소하(疏下)하면 효(效)한다.
만약 침(針)하여도 불통(不痛) 무혈(無血)하면 맹화(猛火)로 철침(鐵針)을 소(燒)하여 통홍(通紅)하게 하고, 초탄(焦炭)하듯이 창상(瘡上)에 지지니(:烙), 통(痛)하면 효(效)한다. 또한 앞의 약(藥)을 집어넣고(:紝) 고약(膏藥)을 붙이다. 1~2일 지나면 농(膿)이 궤(潰)하고 근(根)이 출(出)하니, 탁리(托裏)하는 탕산(湯散)을 복용하여, 상(常)에 의거하여 치료하면 평복(平復)하게 된다.
만약 침(針)하여도 불통(不痛)하고 그 사람이 안(眼)이 흑(黑)하거나 화광(火光)을 보면 치(治)할 수가 없다. 이는 사독(邪毒)의 기(氣)가 장부(臟腑)에 들어간 까닭이다.
양생방([養生方])에서 이르기를 '사람의 한(汗)이 들어간 육(肉)과 음식(:食)을 먹으면 정창(疔瘡)이 생(生)한다.' 하였으니, 이를 삼가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입재(立齋)가 이르기를 "이 증(證)은 대부분 고량(膏粱) 후미(厚味)의 소치(所致)이거나 음식(飮食)의 독(毒)에 졸중(卒中)하므로 인하거나 사시(四時)의 부정(不正)한 기(氣)에 감(感)하거나 사충(蛇蟲)의 독(毒)에 감(感)하거나 죽은 가축(:畜)의 예기(:穢)에 감(感)하므로 말미암으니, 각기 마땅히 살펴서 치(治)하여야 한다.
그 독(毒)은 대부분 두면(頭面) 사지(四肢)에 생(生)한다.
형색(形色)은 불일(不一)하니 소(小)한 창(瘡) 같거나 수포(水泡)와 같거나 동통(疼痛)하거나 마목(麻木)하거나 한열(寒熱) 작통(作痛)하거나 구토(嘔吐) 오심(惡心)하거나 지체(肢體)가 구급(拘急)한다.
아울러 마땅히 격산구(隔蒜灸)로 하여야 하니, 통(痛)하면 불통(不痛)할 때까지 구(灸)하고 불통(不痛)하면 통(痛)할 때까지 구(灸)한다.
만약 구(灸)하여도 불통(不痛)하면 명구(明灸)로 하여야 하고, 정(疔)의 사반(四畔)을 침(針)하여 악혈(惡血)을 거(去)하고 탈명단(奪命丹) 1립(粒)을 창두(瘡頭)의 공(孔) 내에 넣으며, 이어 고약(膏藥)으로 첩(貼)하고, 아울러 해독(解毒)하는 제(劑)를 복용하니, 혹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을 쓰기도 한다.
만약 침(針)하여도 불통(不痛) 무혈(無血)하면 마땅히 소침(燒針)을 써야 하니, 치(治)는 앞의 제씨(齊氏)의 법(法)과 같다.
만약 불성인사(不省人事)하거나 아관(牙關)이 긴급(緊急)하면 탈명단(奪命丹)을 가루 내고 총주(葱酒)에 조(調)하며 관(灌)하여 성(醒)하기를 기다리니, 다시 패독산(敗毒散)이나 탈명단(奪命丹)을 복용하면 심(甚)히 효(效)하다.
만약 양족(兩足)에 생(生)하면 대부분 홍사(紅絲)가 제(臍)까지 있고, 양수(兩手)에 생(生)하면 대부분 홍사(紅絲)가 심복(心腹)까지 있으며, 순면(脣面) 구내(口內)에 생(生)하면 대부분 홍사(紅絲)가 후(喉)까지 들어가니, 모두 난치(難治)이다. 급히 마땅히 침(針)으로 혈사(血絲)가 다하는 곳에 찔러 터뜨려(:挑破) 악혈(惡血)을 출(出)하게 한다.
만약 홍사(紅絲)가 심복(心腹)에 가까우면 다시 창두(瘡頭)를 찔러 터뜨려(:挑破) 악수(惡水)를 거(去)하므로 설독(泄毒)하고, 또 고약(膏藥)으로 첩(貼)하면 대부분 생(生)하게 된다.
만약 편벽(偏僻: 은밀한 곳)한 하부(下部)의 곳에 앓아 약력(藥力)이 도달(:到)하기가 어려우면 전적(專)으로 약력(藥力)만 빌린다면(:假) 너무 완(緩)하여 일에 미치지 못하니, 오직 구(灸)하여야만 크게 회생(回生)하는 공(功)이 있다.
정(疔)의 명(名)과 상(狀)은 비록 13종(種)의 부동(不同)이 있지만, 그 치법(治法)은 단지 마땅히 그 원기(元氣)의 허실(虛實)과 사기(邪)의 표리(表裏)를 살피면 그르쳐서 요절(:夭札)하지는 않게 한다.
만약 전적(專)으로 소리(疏利) 표산(表散)에 집착(:泥)하면 무익(無益)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해(害)하게 된다.
사람이 폭사(暴死)하는 것은 대부분 이 정독(疔毒) 때문이니, 급히 등(燈)으로 그 신(身)을 두루 비추어서(:照) 소(小)한 창(瘡)이 있으면 곧 그 독(毒)이다.
마땅히 급히 구(灸)하여야 하고 아울러 탈명단(奪命丹) 등의 약(藥)을 복용하면 또한 다시 소생(:甦)할 수 있다." 하였다.
또 이르기를 "맥(脈)이 부삭(浮數)하면 산(散)하여야 한다.
맥(脈)이 침실(沈實)하면 하(下)하여야 한다.
표리(表裏)가 모두 실(實)하면 해표(解表) 공리(攻裏)하여야 한다.
마목(麻木)하거나 대통(大痛)하거나 불통(不痛)하면 모두 구(灸)하고 다시 공독(攻毒)을 겸하여야 한다." 하였다.
조강(操江) 장항산(張恒山)이 좌족(左足)의 차지(次指)가 이를 앓았으니, 통(痛)하여 불가인(不可忍)하였다.
급히 격산구(隔蒜灸)를 30여장(壯)하니 곧 거(擧)하여 보(步)하였다.
그가 속히 나으려고 스스로 양약(凉藥)을 부(敷)하였으니 결국 혈응(血凝) 육사(肉死)하면서 독기(毒氣)가 다시 치(熾)한다.
다시 구(灸)하기를 100장(壯)하고 활명음(活命飮)을 복용하니, 자혈(紫血)이 출(出)하면서 그 독(毒)이 비로소 해(解)하였으니, 각저(脚底)가 모두 궤(潰)하고 부(腐)한 근(筋)과 난(爛)한 육(肉)이 심(甚)히 많았느니라.
나을 무렵 내가 감찰하는 일(:考績)로 인하여 북(北)으로 갔는데, 그가 또 생기(生肌)하는 약(藥)을 잘못 사용하여 도리어 그 독(毒)을 조(助)하였으니, 원기(元氣)가 휴손(虧損)되어 창구(瘡口)가 수렴(:斂)하기가 어려웠느니라.
내가 돌아와 탁리(托裏)하는 약(藥)으로 보(補)하여, 품(稟)을 실(實)하게 하고 객처(客處: 객으로 따로 기거하다)하게 하여 좋게 하므로, 3개월 정도에 비로소 나았느니라.
이종사촌(:表甥)인 거부(居富)가 우수(右手)의 소지(小指)에 이를 앓았느니라.
혹자(或者)가 침(針)으로 출혈(出血)케 하고 양약(凉藥)을 부(敷)하였더니, 장(掌)과 지(指)의 종(腫)이 3~4배(倍)가 되고 육맥(六脈)이 홍대(洪大)하였다. 이는 진기(眞氣)가 탈(奪)하여 허(虛)하니 사기(邪氣)가 승(勝)하여 실(實)한 것이다.
먼저 탈명단(奪命丹)을 한 번 복용하고 활명음(活命飮) 2제(劑)로 하니, 세(勢)가 다소 완(緩)하였다.
내가 다른 곳에 가므로 인하여 혹자(或者)가 또 두루 자(刺)하여 출혈(出血)케 하니 종(腫)이 비(臂) 완(腕)에까지 이르러 큰 표주박(:瓠)만 하고 수지(手指)가 종대(腫大)하여 몇 배(倍)가 되고 소궤(消潰)하지 못하였다. 이는 진기(眞氣)가 더 허(虛)하고 사기(邪氣)가 더 성(盛)한 것이다.
내가 돌아와 대제(大劑)인 인삼(人蔘) 황기(黃芪) 당귀(當歸) 백출(白朮)의 종류(類)로 하고 손에 두루 자주 구(灸)하였으니 종(腫)의 세(勢)가 점차 소(消)하였다.
그 후에 대변(大便)이 부실(不實)하고 시상(時常: 자주)으로 설기(泄氣: 방귀를 끼다)하니 이는 원기(元氣)가 하함(下陷)한 것이다.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에 보골지(補骨脂) 육두구(肉荳蔲) 오수유(吳茱萸) 오미자(五味子)를 가한 것으로 하고 생맥산(生脈散)을 차(茶)를 대신하여 음(飮)하게 하니, 대변(大便)이 점차 실(實)하게 되고 수배(手背)가 점차 궤(潰)하였다. 또 대보(大補)하는 약(藥)으로 50여제(劑) 하니 점차 나았느니라.
(모두 설안(薛按)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