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리포트] '서울의 허파' 강북구… 순국선열 품은 역사관광 명소로
입력2018.07.06 18:38 수정2018.07.07 02:25 지면A26
순례객 줄잇는 청정구역
전체 면적의 54%가 녹지
미세먼지, 도심보다 17% 적어
공 들이는 역사문화관광벨트
2019년까지 1500억원 투입
북한산 자락 순국선열 묘소
고찰·문화시설 관광코스로
우이신설선 역세권 개발
4·19민주묘지역 등 일대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승인
삼양사거리 등 재정비 착수
수유시장 낙후 골목 개선작업도
강북구는 북한산이 절반이다. 서울 도심에서 한참 외곽에 있는 덕에 여느 지역과 달리 녹지가 54%에 달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도심보다 17%나 낮은 서울의 ‘청정구역’이다. 조선시대 기준으로 양반 거주지였던 도성 내부(중구·종로구)는 물론 백성들이 주로 살았던 성저십리에서도 벗어나 있다. 서울 변두리에 있는 데다 교통마저 불편했다. 강북구 인구는 최근 10년간 6만 명이 줄었다. 개발이 없다시피 한 것도 강북구가 후퇴하는 원인이었다.
강북구가 ‘서울의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고 도심에서 청정구역을 찾는 순례객들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북한산 자락을 따라 잠들어있는 순국선열의 묘소와 고찰, 문화시설을 잇는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중이다. 새로 개통된 우이신설선으로 접근성이 높아진 점을 활용해 역세권 개발에 나서 시민들이 주말마다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난다는 게 강북구의 구상이다.
1박2일 관광 순례길 만드는 강북구
강북구는 민선 5기가 시작된 2011년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기본계획을 수립해 ‘청정관광지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대상지는 미아뉴타운 인근 북한산생태숲부터 시작해 우이동계곡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 약 18만㎡ 부지에 각종 시설 등을 갖추고 근현대 역사·문화유산들을 엮어 관광코스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광벨트에 투자된 금액은 현재까지 시비와 구비를 합쳐 총 1500억여원에 달한다.
관광벨트에서 강북구가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종착지인 우이동 가족캠핑장이다. 이곳만 완공되면 첫날 관광벨트를 거쳐 둘째날 북한산으로 입산하기 위한 1박2일 스토리텔링 코스가 완성된다. 우이동 가족캠핑장 규모는 여의도 절반 면적에 조금 못 미치는 1만1561㎡다. 생태습지와 공연장, 운동공간,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사업 타당성 조사가 완료됐고 지난달 27일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에서 통과됐다.
순국선열들의 묘소가 모여있는 ‘순례길’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에 무게감을 더한다. 화계사를 지나 북한산 자락을 올라가면 1세대 검사이자 헤이그 특사였던 이준 열사,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의 묘소가 있다. 강북구는 2016년 이들을 비롯한 순국선열 16위 묘소의 중간지점에 근현대사기념관을 지었다. 이곳엔 16위의 생존 당시 유물이 전시돼 있다. 강북구는 외국인들도 한국 근현대사를 느낄 수 있도록 화계사와 협력해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준비하고 있다.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우이동 가족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엔 우이동 만남의광장이 2015년 조성됐다. 경기 양주시로 나가는 우이령길의 초입이다.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의암 손병희의 묘소와 3·1운동 구상이 시작된 봉황각이 있다. 우이동 만남의광장은 1156년 된 고찰 도선사로 향하는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도선사를 지나면 북한산의 암벽봉우리인 인수봉이 나온다. 도선사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위패가 봉안돼 있다.
우이신설선 인근 역세권 개발
지난해 9월 개통된 우이신설선은 2009년 사업이 시작된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강북구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생명줄’이기도 하다.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사라져간 첫 번째 이유가 교통문제였기 때문이다.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가 재조명받고, 역세권 개발이 활발해진 것도 우이신설선 덕분이다.
강북구는 우이신설선 개통에 발맞춰 구내에 있는 8개 역세권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 단계가 4·19 민주묘지역과 가오리역 일대다. 두 개 역사 일대는 서울시에서 올해 말께 개발 심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올해는 미아·수유역 등 기존 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에 들어간다.
2단계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와 강북구는 화계사입구 사거리 일대와 삼양사거리 재정비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해 4월 발주한 관련 용역을 토대로 올해 도시관리계획을 세우고 심의절차를 거쳐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서울 외곽에 있는 탓에 낙후된 골목도 재정비한다. 강북구는 수유시장이 있는 수유동 472 일대에 총 100억원을 들여 근린재생활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 승인을 거쳐 내년부터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개발이 마무리되면 강북구가 자족거점도시로 발돋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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