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마두관음(馬頭觀音)
범어로 Hayagrira-avalokitesvara라 하는데
머리위에 마두(馬頭)를 이고 있어서
마두관음 또는
마두명왕이라 하며
대력지명왕(大力持明王)이라고 한역된다.
7세기 중엽에 한역된 <다라니집경(陀羅尼集經)>에
그 이름이 나타나는데 그 뒤 유일한 독립 경전으로는
<성하야흘리박대위노왕립성대신험공양염송의궤법품
(聖賀野紇哩縛大威怒王立成大神驗供養念誦儀軌法品>이 번역되었다.
고대 인도에서는 말을 신격화한 마신의 신앙이 강했는데
이러한 마신의 위력에 대한 신앙이 마두관음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마두관음은 무서운 분노의 형상을 지니고 있어
자비를 본원으로 하는 관음보살의 성격과는 상반되는 것 같지만
의궤에 의하면 이 보살은 분노의 형상으로 여러 가지 마장(魔障)을 부수고
일륜(日輪)이 되어 중생의 어두움을 비추고 고뇌를 단념시켜 준다고 한다.
그 뒤에 나타난 마두관음은 마두를 머리에 이고 있는 점에서
육도 가운데 축생도(畜生道)를 장악하게 되며
특히 말 등 가축류를 보호하는 보살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마두관음상이 발견된 예가 없다.
마두관음의 다른 이름은 사자무외관음獅子無畏觀音, 마두명왕이라고도 칭한다. 명왕부明王部에 있고 무량수無量壽의 분노신忿怒身이라고 한다. 관세음으로써 자성신自性身을 삼고, 머리에 말의 머리를 이고 있으므로 마두관음이라고 한다. 말의 머리를 이고 있는 것은 마치 전륜성왕의 보마寶馬가 수미산 사방으로 내달리면서 위력으로 악의 세력을 굴복시키는 것과 같이 대자대비의 큰 위력과 정진력을 모든 중생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베풀어 준다는 의미다. (말은 동물 중에서도 특히 수초水草를 찾아 먹으나, 말 중에서도 굶주린 말이 식욕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처럼 보살 중에 관음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 중에서도 마두관음은 중생 구제의 마음이 매우 강하다.)
『대일경소』에는 성스러운 자의 앞에서는 대력지명왕의 자세를 보이고, 이른 새벽의 햇빛과 같이 밝고 매우 청명한 빛을 비추며
하얀 연꽃으로 몸을 장엄하여 혁혁한 불꽃을 이루기도 하고, 포효하는 어금니를 드러내며 날카로운 발톱과 짐승 왕의 털이 있다. 이 관음이 하야게리바다.
『제설부동기』 제3에는 이 보살은 온몸이 빨간빛이며 얼굴이 셋이고 눈이 셋 있다. 분노형을 하고 윗니는 아랫입술을 물고 두 이빨은 밖으로 나왔다. (산도山圖에는 적황색이라 했고 좌우의 얼굴이 없으며, 입을 열고 웃는 모양을 하기도 한다.) 머리에는 금줄로 만든 관을 썼고 관에는 띠가 없다. (산도에는 보관에 띠가 있다. 양쪽 띠의 두 끝이 날리는 것처럼 곡선을 지어 금구슬 귀고리에 닿았다.) 이마에 화불의 좌상이 있고 머리 위에는 백마의 머리가 보인다. 양손은 합장한다. 집게손가락을 굽힌 채 합하고, 넷째 손가락은 서로 교차하고 있다. (어떤 그림에는 4비다. 첫 번째 두 손은 합장하고 오른쪽의 다른 한 손은 팔을 굽혀 앞에서 안쪽으로 들어가 띠로 묶은 삼고구三股鉤를 들었다. 왼쪽의 한 손은 팔을 굽히고 손바닥을 세워 바깥으로 향하는데 둘째·셋째·넷째 손가락은 굽히고 새끼손가락은 조금 굽혀 합연合蓮을 잡은 모양이다. 산도 역시 4비인데 두 손은 둘째·넷째 손가락은 굽힌 채 합장하고, 오른쪽의 한 손은 도끼를 들고 왼쪽의 손은 염주를 들었다.) 천의를 입었다. 팔찌는 없으나 푸른 구슬로 된 장식을 하고 허리띠의 왼쪽 끝은 종아리 위에서 바깥으로 흘러내린 모습이다. (어떤 그림에는 천의가 없고 일반적인 모습에 각환脚環을 차고 있다.)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왼쪽 발가락은 왼쪽을 향한다. 네 발가락은 굽히고 있다. (산도 등의 그림에는 오른발이 왼발을 밟고 있기도 한다.)
4면 2비의 상은 『다라니집경』 제6에는 환희로 가득찬 얼굴 표정이며, 왼손은 연꽃을 잡고 오른팔은 아래로 떨어뜨렸으며 모두 펴고 있다고 했다. 시무외수이다. 『다라니집경』의 하야게리바상법何耶揭梨婆像法에는 모두 4면이고, 가운데가 보살의 얼굴로 매우 단정하고 자비로운 모습이다. 얼굴빛은 적백색, 머리칼은 순청색이다. 왼편의 얼굴은 눈을 부릅뜬 화난 표정의 대진노상大瞋怒相으로 빛은 검은색이다. 이빨은 위로 나오고, 머리칼은 타는 불꽃과 같은 색이다. 오른쪽의 얼굴은 크게 웃는 표정을 하고 적백색으로 보살의 얼굴처럼 단정하며 머리칼은 순청색이다. 세 얼굴의 머리 위에는 모두 화불이 있는 보관을 쓰고 귀고리를 했으며, 가부좌를 하고 있다. 가운데 얼굴 위에 파란 색의 말머리 모양의 얼굴이 있다. 입을 굳게 다물었다. 보살은 보석목걸이를 하고 있다. 목 뒤에 있는 원광은 여러 가지의 빛이 겹쳐 나타난다. 왼손은 가슴 앞에 대고 붉은 연꽃을 잡았다. 크기가 보살의 머리 위치의 높이에서 오른쪽 팔뚝까지 내려온다. 화불은 비단 가사를 입고 가부좌를 하며 머리 뒤에 후광이 있다. 오른손바닥은 위로 하여 다섯 손가락을 펴고 있으며, 손바닥엔 진다라니眞陀羅尼가 있다. 구슬 염주는 하얀 색이다. 붉은 빛을 내며 그 구슬의 주위를 감싸고 도는 모습이며, 오른손의 염주 아래는 갖가지 보석비가 내리는 형태다. 왼쪽 팔에는 호피를 걸치고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에서 가죽 끈으로 매고, 호피바지를 입었다. 팔찌나 천의, 치마 등은 일반 보살의 것과 같다. 이 보살은 홍련화대 위에 바로 서 있다.
3면 8비의 상과 4면 8비의 상도 있다. 3면 8비의 상은 『대성묘길상보살비밀팔자다라니수행만다라차제의궤법大聖妙吉祥菩薩秘密八字陀羅尼修行曼茶羅次第儀軌法』에는 두 손은 마두인馬頭印을 하고, 왼쪽 위 손은 연꽃, 또 한 손은 정병, 또 다른 손은 몽둥이를 들고 있다. 오른쪽 위 손은 월부, 다른 한 손은 염주, 또 다른 손은 밧줄을 가지고 있다.
4면 8비상은 보통 두 가지가 있다. 『성하야흘리박대위노왕립성대신험공양념송의궤법품聖賀野紇哩縛大威怒王立成大神驗供養念誦儀軌法品』 권하卷下에는 하나는 8개의 손이 금강도구와 장형 등을 들고 푸른 물소의 등 위에 있는 연화대에 앉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하나는 두 손이 구제와 수호를 나타내는 마구인馬口印을 맺고 오른쪽 세 손은 창과 검, 금강월부를 잡고, 한 손은 시무외인을 한다. 왼쪽의 세 손은 금강봉, 보륜, 염주를 잡고 반석 위의 청연화대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관세음보살의 상호는 대체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점이 특징이다. 유독 이 마두관음의 상호는 명왕부의 형상과 비슷하게 두려운 모습을 나타내는 분노신으로 표현한다. 마두관음의 존형尊形은 적색신赤色身에 삼면이비三面二臂나 팔비八臂를 하고 있다. 삼면의 얼굴에는 각각 3개의 눈이 있으며, 손은 마두인馬頭印을 맺고 있다. 이 보살은 아주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다. 화가 나서 분노에 가득 찬 것이 아니라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대자비심을 더욱 발현하기 위해 손톱만큼의 번뇌마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또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도 수행하지 않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눈을 부릅뜬 분노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무량수여래의 분노신忿怒身으로서 화난 모습을 한 유일한 관음보살이 마두관음이다.
마두관음은 밀교의 태장계 만다라 가운데 관음원의 제1행 7위다. 3면 2비, 1면 4비, 3면 4비, 3면 8비 등 여러 가지의 형상이 있다. 3면 3목 8비의 상이 일반적이며 어떤 종류의 상호라도 머리에는 모두 백마두白馬頭를 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