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만남.
오랜만에 자전거 타기 데이트를 하기로 한다.
서창 갈대숲이 한창 이쁠 시기란다.
서창 자전거 센터를 향해 고고.
신분증을 맡기고 자전거를 대여한다.
예전과 다르게 접수증을 준다.
반납할 때 같이 보여줘야 한단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던 이가 많았나 보다.
평일임에도 어른용 자전거는 모두 대여되어 버리고 어린이용만 남아 있다.
어쩔 수 없지.
모자, 핼멧, 썬그라스, 안면 가리개로 단단무장을 하고 안장을 내 키높이에 맞춰 조정을 한 뒤 자전거를 탄다.
친구는 본인 소유의 자전거로 씽씽 경쾌하게 달린다.
난 바퀴가 작아서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한다.
친구 왈.
물속에서 쉴 새 없이 발길질을 해대는 백조 같단다.
은빛 갈대들이 좌우에서 바람에 흩날리며 인사를 한다.
맑고 파아란 가을 하늘, 상쾌한 공기, 반짝이는 갈대들의 인사, 곁에서 함께 가는 내 친구.
완벽한 조건. 온 몸에 엔돌핀이 솟아나는 느낌이다.
이 맛에 자전거를 타는거지.
승촌보까지 가려고 했는데 4시 30분까지 반납해야 하는 지라 3킬로쯤 남겨두고 턴.
영산강 물길이 훤히 내다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간다.
하늘빛과 어우러지며 윤슬이 반짝반짝.
참 좋다.
청명한 가을을 맘껏 누린다.
되돌아 오는 길 친구 먼저 보내고 쉬엄쉬엄 자전거를 탄다.
워낙 열심히 굴렸던 터라 무릎이 아파오고 엉덩이도 뻐근하다.
나도 자전거 한 대 사버릴까나.
두어 시간 자전거를 타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언제나 즐거운 친구와의 수다.
이런 한가로움이 좋다.
깊어가는 가을 만큼이나 우리 우정도 깊어 간다.
첫댓글 와 멋져요.
갈대 숲을 헤치고 달리는 자전거 탄 건강한 모습.
오늘 시월의 마지막 날과 밤~!!!
올해도 두 달 밖에 남질 않았네요.
세월의 빠름이란...
활기차고 행복한 11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