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鄕則日旱太甚 牟麥枯黃 秧苗病乾 野無灌漑之源 村絶食水之井 且米直日高 飢況頷顑 天若幾日不雨 則來頭接濟之策 杳無頭緖 此將奈何
이곳 마을은 가뭄이 극심하여 밀과 보리가 누렇게 마르고, 벼 싹이 병들고 마른다. 들에는 灌漑水(관개수)가 없고, 마을에는 食水로 쓰는 우물에도 물이 없다. 또 쌀값은 날마다 치솟고 饑饉(기근)에 浮黃(부황)으로 얼굴이 누렇게 뜨고, 하늘에서는 마치 어느 날에도 비 오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이를 해결할 대책이 아득하고 실마리도 없으니, 장차 이를 어찌해야 하는지?
※牟麥: 밀과 보리. 牟소우는 소리 모, 보리(※麰보리 모). 秧苗: 벼의 싹, 볏모. 秧모 앙. 灌漑: 農事를 짓는 데 必要한 물을 논밭에 대는 것. 米直日高: 쌀값이 날로 오르다. 頷顑(함함): 몹시 굶주려 부황이 듦. 頷끄덕일 암, (머리를)끄덕이다 / 턱 함, 굶어 누렇게 뜬 모양, 浮黃이 들다, 얼굴빛이 누렇다. 顑주릴 함, 부황 들 황. 來頭: 이때로부터 닥치는 앞. 頭緖: 일의 앞뒤가 드러나는 차례나 구별되는 갈피. 杳어두울 묘
吾狀依舊 家無顯頉 是所近幸 汝放學後 長湍之行好 則好矣 脩路隻行 深所關慮 汝其熟思爲之也
내 상태는 以前과 같이 그대로 이고 집에는 아무런 탈은 없단다. 그러니 가까운 날 아무쪼록 네가 방학 후 장단으로 가는 게 좋겠구나! 닦아 놓은 도로가 외길이므로 심히 걱정되니 네가 잘 생각해 보아라!
※近幸: 가까이하여 특별히 귀여워함, 군주가 가까이하고 총애하는 신하, (군주가) 가까이하고 총애하다. 長湍: 京畿道 장단군의 郡廳 所在地. 開城 남동쪽에 位置하는 京義線의 主要 驛임. 開城 人蔘 地帶의 延長 地帶임. 湍여울 단
洪甥思翊 亦放學後還國云 間其閒隙 訪韓將臣圭卨氏 子仁會家 問韓警武官 胤洙蹤迹 去就如何 今春自英國 還第復渡 而胤洙弟龍洙 今在京韓將臣家云 餘擾不具
조카 洪思翊(홍사익)도 방학하면 귀국한다고 한단다. 그 사이에 틈을 내어 장군 한규설의 아들 인회 집을 방문하여 경무관 한윤수의 종적과 거취가 어떤지를 묻는단다. 올봄에 영국으로부터 집에 돌아와 다시 나간다고 하며, 윤수 동생 용수는 지금 서울 한 장군 댁에 있다는구나, 여기서 마친다.
※將臣: 都城을 지키던 각 營門의 將帥. 還第: 집으로 돌아오거나 돌아감
※洪思翊과 韓圭卨: 添附 參照. 卨사람 이름 설. ※卨은 揳(닦을 설)로 中國의 殷나라의 始祖. 禹의 治水를 도와 공을 세웠으며, 後에 商에 封해져 子라고 하는 姓을 받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