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에 있었던 비상계엄 사태로 많은 국민께서 놀란 마음에
밤잠을 설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국가의 통치 행위와 행정 절차는 시급성이 있지 않는 한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진행되어야하고 국민들에게도
알려져야 합니다.
윤 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국회 의결에 따라 비상계엄이 해제되었지만
불과 6시간 만에 해제될 상황이라면 애초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의문입니다.
군사정권 시절에나 선포되었던 계엄령이 2024년 오늘날
대한민국에 선포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
외부의 적이 침략하거나 전쟁의 위협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은 현실에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올바른결정이었는지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하여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수 많은 희생을 치루며 이루어왔습니다.
한국 천주 교회는 지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합니다.
윤 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한국 천주 교회와 국민의 요구에
진심을 다하여 응답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4년 12월 4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