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엘라(메간 폭스 분)와 샘 윗윅키(샤이어 라보프 분)에게 음악으로 사랑의 다리를 놓아준 오토봇 범블비가 이번엔 열정적 유혹의 훼방꾼 노릇을 톡톡히 한다. 진학한 대학교의 얼짱몸짱 미녀 앨리스(이사벨 루카스 분)가 막무가내로 범블비에 올라타 샘에게 마구 들이대자 연달아 세곡을 날려 불어 닥치는 바람기에 굴욕적 퇴짜를 놓는다.
컨트리의 전설적 가수 행크 윌리엄스(Hank Williams)의 애처로운 컨트리 발라드 'Your cheating heart'(너의 그 바람기)를 시작으로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작곡 영화 <조스>(Jaws) 테마, 그리고 랩퍼 엠씨 해머(MC Hammer)의 최대히트곡 'You Can't touch this'에 샘플링 된 알앤비 싱어 릭 제임스(Rick James) 원곡 'Super freak'(1981년 팝 싱글차트 16위)을 틀어 거침없이 들이대는 음탕한 터미네이터 앨리스의 저돌적 성도착증에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미카엘라는 샘과 인터넷 캠 대화를 위해 고대하고 있는데 샘은 엉뚱한 색마와 바람나는 현장을 가만 좌시할 수 없었던 것.
바로 전 장면, 메간 폭스의 귓가에는 샘과의 운명적 사랑과 예견된 희생의 가치를 노래로 암시하는 그린 데이(Green Day)의 최신 곡 '21 Guns'가 깔려 흐르는 반면 샘이 대학 룸메이트와 클럽에서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더 유즈드(The Used)의 'Burning Down The House'(집을 홀라당 다 태워버려)와 니클백(Nickelback)의 'Burn It To The Ground'(깡그리 태워버려)가 흥겹고 강력하게 깔린다.
대학에 진학하는 샘을 보내는 미카엘라의 어쩔 수 없는 헤어짐에 대한 애절함을 대변한 프레이(The Fray)의 'Never Say Never'(날 보내지 말아요. 우린 헤어지지만 몇번이고 다시 함께 할 거예요), 차고에서 범블비가 흥분된 감정을 음악으로 묘사한 포인터 시스터즈(The Pointer Sisters)의 'I'm so excited'(1982년 팝 싱글차트 30위)와 함께 영화 내에서 캐치하게 들려오는 삽입곡들이다.
딱, 초딩만 같아라. 원작<트랜포머스>(Transformers)에 연계되는 속편 <트랜스포머스: 패자의 역습>을 보는 관객의 자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애 어른 모두 하나같이 초등학생의 눈높이에서 변신 합체된다. 전편 개봉 시 국내 관객의 10%가 40대였다는 것만 봐도 로봇이 갖는 매력은 현재의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과거의 어린이들에게도 잊히지 않는 꿈이자 미래요 로망으로서 확고부동한 가치를 지닌다.
'휙휙휙' 흠잡을 데가 있는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매끄럽고 빠르게 변모하고 뛰고 달리고 하늘을 날고 종횡무진 스크린 위를 휘젓고 다니며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액션을 다각도에서 과시하는 통에 온전한 정신은 오간데 없어질지라도,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뭘 봤는지 기억이 혼미할지라도 단지 할리우드의 기술력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특수효과 비주얼의 향연에 '눈도장 쾅쾅' 찍은 것만으로 대다수의 관객들은 일단 본전생각은 접을 것이다.
눈 코 뜰 새 없이 하도 바삐 돌아가는 통에 이야기 전개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뭐가 뭔지 도통 분간이 안 될 정도. 규모는 더 커졌고 숫자는 더 많아졌고 길이도 전편 135분에서 147분으로 12분이나 더 길어졌다. 게다가 아이맥스(IMAX)필름에는 로봇액션을 몇 장면 더 할애해 시각적 만족도를 증폭시켰다. 지구에서 벌어지는 우주 로봇들의 휘황찬란한 대결전 그 두 번째 에피소드 역시 스토리는 간명하다.
오토봇은 지구방위군을 자청하는 미군과 협공으로 중국을 시작으로 지구 곳곳에 암약중인 디셉티콘 군단을 제거하는 새로운 미션 수행에 한창이다. 머리 좋고 용감한 정의소년 샘 윗윅키(샤이어 라보프 분)는 대학 진학의 흥분에 도취되어있고 “섹시하지만 좀 맹한” 섹시맹탕 미카엘라(메간 폭스 분)와는 필연적 생이별을 하게 된다.
한편 1편의 엔딩크레디트 이후 자막이 올라갈 때 스타스크림이 우주로 도망가는 장면에서 이미 예감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악의 로봇 디셉티콘 군단이 다시금 지구의 평화를 위협한다. 생명력이 다해가는 그들을 구할 생명의 원천이 지구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생뚱맞은 전설에 입각해 지구침공에 나선 것.
감독 마이클 베이(Michael Bay)는 전편의 연장선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위해 새로운 서사구조를 확립했다. 그것은 바로 원시시대부터 지구에 변신로봇군단이 왕래했었고 그런 전차에 지구에 그들의 힘의 원천을 남겨뒀다는 것. 심히 억지스럽지만 로봇마왕 폴른(Fallen)을 위시한 디셉티콘 군단은 고대 선조 트랜스포머들이 남긴 힘의 원천을 되찾기 위해 지구의 평화를 다시금 위협한다.
그러한 악의 책동을 저지할 유일한 희망인 옵티머스 프라임과 그의 착한로봇들이 그들을 막고 지구를 수호하기위해 필사의 결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구방위군임을 과시하는 미군의 가공할 위력이 가해지고 더불어 희생을 불사한 샘의 활약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서사시적 작품의 웅장함을 강조하다보니 사뭇 진지해졌지만 여전히 코믹 시추에이션이 곳곳에 산재해 웃음을 강요하고 로봇들의 액션은 수적 증강과 함께 한층 더 풍성한 볼거리를 쏟아낸다.
특히 이번에 전편보다 더 세밀한 묘사가 돋보인다. 침몰하는 항공모함이나 추락하는 헬기장면에서 보이는 군인캐릭터들의 정밀한 동작포착은 가히 놀라운 수준. 단, 막강한 지구방위대 미군의 공군력에 의해 쩔쩔매는 디셉티콘 군단의 모습은 다소 연민이 갈 정도다. 대표적으로 <에일리언>(Alien)을 연상케 하는 “폴른”의 외양과 <스피시스>(Species)의 미녀외계인을 닮은 앨리스 그리고 <그램린>(Gremlins)의 인형캐릭터들의 모습을 복사한 듯한 소형 디셉티콘 등의 캐릭터설정은 익숙함을 통해 친근감을 불러내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보이나 궁극적으로는 상상력의 부재 또는 고갈을 드러내는 것 같다.
또한 고대 이집트의 유적지를 탐험하는 이야기의 장면전개는 <인디아나존스>의 변칙적 모방에 다름 아니다. 영화의 막바지에서 벌어지는 극적 반전도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몇몇 신나고 웃기는 장면을 제외하고 사족처럼 긴 영화의 길이와 함께 기대감을 반감시키기에 충분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미국의 유명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Roger Ebert)는 원작 1편에 대한 호감을 완전 되돌려 “참을 수 없이 긴, 서너 번의 재미있는 순간들에 의해 잠시 동안 구두점을 찍는 끔찍한 경험이다.”라고 별 하나의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양과 질 양면에서 엄청난 물량공세의 수위가 격상된 만큼 사용된 음악의 규모도 한층 더 방대해졌다. 엄밀히 서사적 구조에 강세를 둔 베이의 의도에 맞게 대규모 합창이 가세, 웅대하고 장려해진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아랍풍의 이국적인 영창도 이집트 배경에 적합한 분위기를 주입하는 특색. 주제가로 쓰인 린킨 파크(Linkin Park)의 'New devide'의 오케스트라버전을 액션장면에 깐 것도 인상적이다.
반면 맹렬하고 강력한 전기기타를 특색삼아 오케스트라와 결합한 나머지 부분은 청동거인들의 로봇액션을 강화하는 구실로 원작 스코어 사운드의 연장에 불과하다. 그러한 사운드스코어 작곡은 스티브 잽론스키(Steve Jablonsky)가 연임했고, 최근 <아이언 맨>(Iron Man)을 포함한 다수의 작품에서 대작영화음악전문 프로듀서로도 맹활약중인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제작 총지휘를 수행했다. 참고로 사운드트랙은 스코어와 노래가 각각 별도의 앨범에 실려 발매되었다. 스코어앨범에는 잽론스키의 배경음악이, 노래를 담은 사운드트랙앨범에는 최근과 근래 활약 중인 모던 록 밴드들의 철분 다량 함유 파워뮤직들이 장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