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보다는 “어른님”으로
이영호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나 음식점에서 또는 어떤 장소에서 젊은이들이 나에게 ‘아버님’ ‘어르신’이라는 호칭을 자주 듣는다. 호칭은 이름이 아닌 상대를 우대해서 부를 때 사용하는 명칭이다.
국어사전에 ‘아버님’은 남편의 아버지를 직접 부를 때 또는 상대방의 아버지에게 사용하는 호칭이고 ‘어르신’은 남의 아버지를 높여서 이르는 말 또는 나이가 많은 사람을 높여서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왜 ‘어르신’이라고 했을까 궁금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어른이라는 음운은 어인(魚人)에서 유래 되었으며, 어르신은 어신(魚神)에 이어진 말이며, 얼우 신(神)은 고래 토템 숭배 사상에서 바다의 물고기들의 대왕인 고래 해신을 의미한다. 어른의 원형 동사인 ‘얼우다’는 고래와 성적인 유감주술(類感呪術)용어로서 남자 어른들만이 행하는 뜻이다.
어르신은 물고기와 같은 어인과 어신의 교차의 의미인 어인 신에서 유래 되었다. 어르신은 인간 완성의 경지에 이른 신인합일(神人合一) 정신의 표현이며 최고의 존경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경우의 뜻은 몸신(身)자를 써서 ‘어르신’이란 주장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호칭 종류가 많은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가족관계, 친·인척 관계에 사용하는 호칭을 보더라도 매우 많고 복잡하다. 친·인척 관계의 호칭은 상하 사돈 8촌까지 촌수를 따져 사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일반사회 생활에서 촌수를 넘어 타인과의 사이에 쓰이는 호칭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평소 많이 느끼고 있다. 친·인척 관계의 호칭은 접어두고, 일반 사회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호칭에 대해 살펴보았다.
서로 처음 만났을 때 인사와 더불어 통성명을 하게 되는데, 이럴 테면 사람으로 태어나 제일 먼저 호칭은 ‘아기가 태어났다’는 호칭이 붙는다.
조금 자라면 아이, 꼬마. 학교에 들어가면서 어린이, 학생. 성년이 되면서 총각, 처녀, 젊은이, 아가씨. 중년이 되면서, 아저씨, 아주머니, 형씨, 아줌마. 노년 나이가 되면서 어르신, 아버님, 할머니, 할아버지, 노인장의 호칭을 많이 쓰고 있다.
조직 사회에서의 서열상 붙이는 호칭으로 팀장, 부장, 과장, 이사, 사장, 회장 등을 사용하는데 사회에서 활동하는 분야에 따라 호칭도 다양한데 의원님, 박사님 등을 사용하며 통상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적당한 명칭을 붙이기가 무엇하니까 선생님, 사장님 하는 호칭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사모님은 원래 선생의 부인에게 붙이는 호칭인데 많은 사람이 잘못 사용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이름이나 성만 부르면 되는데, 특히 우리나라에는 현직에 있을 때 붙여진 호칭이 은퇴 후 사회에 나와서도 그 호칭을 계속 붙여 평생을 따라다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장관 했든 사람을 사회에 나와서도 계속 장관 호칭을 붙이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서울시청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해 왔던 ‘노인’은 듣는 상대방에게 소외감을 느낀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대체 명칭을 공모한 결과 선정된 명칭이라며 ‘어르신’으로 바꿔 사용하라는 일괄적 지침이 시달됨에 따라 경로당을 어르신 사랑방. 노인복지센터를 어르신 복지센터로 하듯이 노인을 어르신으로 변경 사용하도록 했다.
산하기관이나 단체에서 존경과 공경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 좋은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하나, 일부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어르신은 어원상 보면 물고기 신(神)이 되며, 단군신화(檀君神話)에서 환웅과 웅녀(곰) 사이에서 단군왕검이 태어난 전설 역시 같은 의미라고 하겠다.
존경의 표시로서 선생에 님 자를 붙여 선생님, 의원에 님 자를 붙여 의원님, 박사님, 여사님 하듯이 사회적 계층의 구분 없이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나이 든 노인들을 어른에 님 자를 붙여 ‘어른님’ 하면 부르기도 좋고 듣기도 좋은 합리적이고 예우 면에서도 더 좋지 않은가 생각된다. 다른 먼 곳에서 찾아온 사람을 ‘손님’이라고 하듯이. 평소 호칭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해 보았다.
첫댓글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어른신'의 유래와 호칭에 대해
새롭게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은미님
읽고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