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로부터 MANUKA HONEY를 선물받았다.
외국에서 생활하던 친구가 잠시 귀국했을때 가지고온 세계 제일의 꿀로 평가받고 있는 뉴질랜드산 작은 벌꿀 한 통.
MANUKA HONEY.
고마운 선물을 받은 다음 날부터 매일 이른 아침마다 뜨끈한 꿀차를 마시는 일과가 내겐 더없이 귀하고 소중한 일이 되었다.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컵에 담고, 마누카 하니를 작은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 떠서 살살 저으면 금세 달콤하고 향긋한
마누카 꿀차가 되는 것이다.
호호 불면서 한 모금씩 마시다보면 그 잔잔하고, 깊은 향이 온 몸이 퍼지는 듯하다.
적당히 달착지근하면서도 감미로운 맛에 원기를 북돋아주는 느낌이 정겹다.
마치, 마누카 하니를 내게 주고 간 그 친구의 오래된 우정만큼이나.
오늘 아침.
마지막 한방울까지 싹싹 긁어서 최후의 마누카 하니 티를 타서 마셨다.
컴퓨터에선 내가 좋아하는 스모키의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귀하기도 했지만 소중한 친구를 생각하며 매일 조금씩 꿀차를 만들어 마시다 보니
끝내 마누카 하니는 빈병으로 남았다.
왠지 까닭모를 아쉬움이 가슴속에 알싸하게 퍼졌다.
언젠가는 이 녀석과 이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막상 더 이상 맛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사뭇 허전했다.
한국에도 각양각색의 다양한 벌꿀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나에게 마누카 하니는 좀 특별한 녀석이었다.
오랜만에 그것도 해외에서 생활하는 사랑하는 친구로부터 받았다는 그 살가움과 고마움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쩌면 그 친구를 향한 잔잔한 그리움의 감정이입이 매일 아침, 찻잔에 녹아 있었기 때문일 게다.
새벽마다 나의 소중한 하루를 열어주었고 스케줄 점검을 도와주었으며 여기 저기서 날아든 수 많은 메세지, 메일, 쪽지, 팩스등을 읽고, 하나하나 리턴할 때에도 언제나 옆에서 향기롭게 감싸주던 MANUKA HONEY TEA.
이른 새벽에 출근하여 매번 반가움으로 만났던 그 녀석을 난 한참 동안 그리워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고마웠다.
마누카 하니야.
BYE BYE.
2003-04-26 / 현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