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부터
간간이 한국서 날아오는 문자를통하여 오늘이 구정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기분만으로 느낄뿐이지만 ...
세계에서 한국인과 가장 DNA가 가까운 민족이 부리야트민족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울란우데에서 살아가면서 그말이 사실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울란우데가 러시아땅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
이곳에 살면서 부리야트인과 한국인이 성격이나 풍습에서 유사한 면을 많이 보았다.
예를들어 식사할때 남자인 나에게 먼저 주었다.(러시아는 여자가 우선인데 )
술을 따르는데 손을 받치자 원래 자기들도 손을 아래에 바쳐서 따르는 풍습이 있단다.
음악이 그렇고 정을 느끼게하는 가족관계 등 등.
이들의 민요 "어머니"를 들으면 한국여인들의 한을 느낄수가 있다.
은혜를 입으면 갚으려는 것과,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가 유사하다.
우리극장의 젊은 성악가들 중에 월급이 적은데도 자가용을 굴리기에 물어보니
결혼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려우니까 부모님이 도와주신단다.
마을입구의 나무에 울긋불긋하게 걸려있는 천을 보면서, 미신을 많이 믿었던 우리의 옛 풍습이 떠올랐다.
사후세계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부리야트족은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다수다.
오늘 오후에 극장에서 무슨 공연이 있다기에 가보니 시장을비릇하여 시청관계자와 시민들이
구정맞이 명절 축제를 하고있었다.
아이들은 부리야트 전통의상을입고 재롱잔치를하고
어른들역시 전통의상(한복같은)을입고 춤을 추거나 전통노래를 부르면서 명절을 즐겼다.
1월1일이 세계적인 새해고 13일과 14일은 러시아인의 신정이요
1월 31일은 부리야트족의 구정명절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페라극장의 직원들은 오늘과 내일이 구정휴가였다.
세계최고의 레닌두상이 있는 광장에는 구정행사로 떠들석했다.
부리야트친구 세르게이역시 오늘 저녁에 이모님과 친구들이 집에모여 파티를한단다.
울란우데는 1월과2월은 그의 연말과 새해분위기다.
그래서 호두까기인형은 12월에 5번이나 했는데 1월말에 또 했다.
1월초에 1주일동안 어린이 명절 뮤지컬을 했는데 2월에 또 열린다.
한국인이 보면 "이렇게 놀아가지고 어떻게 부자가 되겠나? 하고 혀를 찰텐데"
러시아에 오래살다보니 이렇게 즐기면서 느긋하게 살아도 살아지는구나 싶으진다.
아는것이 힘이다 / 모르는것이 약이다.
재산이 많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 재산이 많으면 얼마나 고민이 많을까?
죽어라 일해서 부자되야지 / 시간날때마다 늘기면서 너긋하게 살아야지
러시아에 살다보면 행복이 뭔지 혼란이 온다.
가끔 극장 행사를 준비하면서 나혼자서 조급해하는 것을 느낄때가 있다.
이래가지고 되겠나 싶은데 이들은 "오늘 안되면 내일하지뭐" 하는 식일때가 많다.
돈도 없으면서
러시아에서는 생산도 힘든 비싼꽃을 왜이리 많이들 선물하는지 ?
사랑하는 여인의 생일날 자신의 월급을 모두 털어서 꽃을 선물하는 남자가 정상인지?
사랑하는 애인을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팔아서 백만송이 장미를 선물하는 남자가 정상인지 ?
술을 마실때 돈이야기보다 친구들의 덕담이나 친구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
월급은 쥐꼬리밖에 안되는데도 만날때마다 반갑게 손을 내밀면서 웃음짓는 극장가수들이 신기하다.
오후에 극장에서 구정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무리의 시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극장앞의 분수를 돌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꼭 우리의 "강강술레" 를 하는것 같았다.
저녁에 처량하게 앉아서 음악을 듣고있는데 누가 계속 문을 두드리기에 나가보니
극장 바리톤 몽주와 또 다른 단원들이 같이 한잔 하자면서 초대하였다.
이곳은 못 살아서인지 사람들의 정이 남아있는것 같다.
밤 10시가 넘었는데 발레리나 베로니카와 불라트 부부가 명절인데 뭐하느냐면서 전화를했다.
나야 뭐하긴 뭐해 할일 없이 집에있지......
울란우데에는 약600명의 고려인들이 살고있다.
올해가 한인들이 러시아로이주하여 거주등록을한 150주년이 되는해다.
이분들은 광복절이나 구정 또 자녀들의 결혼때 함께 모여서 서로 위로하고 정을 나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조상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한국 음식을 만들어서 함께 나누고있다.
고려인중에는 부리야트공화국 재무장관도있고 병원장도 있으며, 중요한 일들을 하고있다.
한국인의 피는 정말 대단하다.
어디를가나 두각을 나타내있다.
이제 이런 두뇌로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한다.
그래서 나는 예술을 통하여 행복해지는 길을 제시하고자한다.
날이 풀리고나서 ...
이주 150주년을 맞아서 우리 오페라극장에서 큰 행사를 준비중이다.
오늘 극장 성악가로부터 전해들은 반가운 소식 !!!
울란우데에서 - 서울까지 직통 항공이 생긴다고 !!!!!!!!!!!!!!
설령 안 생기더라도 기분은 좋네......
첫댓글 우리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소식이 계속 들리는 한해가 될 듯 합니다. 울란우데 가기가 한 결 쉬워지겠군요.
러시아는 모든 일들이 되봐야 되는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한국가는 직통비행기가이 생기겠지만 좀 기다리셔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말이 나왔다는 자체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구정 잘 쉬셨는지요?
잘 쇴습니다! 연휴동안 집에 들어앉아서 러시아노래 듣고 러시아사를 읽었습니다. 궁전광장의 사진이 실려 있는데 갔다와선지 반갑게 여겨집니다.
@클라우드 사진 많이 찍어셨지요?
정리되는데로 하나씩 올려주세요.
예술의 전당 사진은 tcnoha@hanmail.net 으로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유나와 빌리그마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오빠도 아영이하고 나만큼 쓸쓸한구정 보냈나봐요. 허긴 차밀리고 복잡한거 싫어서 안움직이다가 뭐피하면 뭐 만난다고 둘이서 찜질방갔다가 너무 복잡해서 50프로 환불받고 집으로 돌아왔네요. 따스한 봄되면 시골에 들러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