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몸치의 댄스일기(42) - 어, 발목이 스프링 같네!
2006.4.18
연습을 해보면 어떤 날은 영 기분이 찝찝하고 아니올시다인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은 아무리 흥미를 가지려고 해도 연습도 잘 되지 않고 재미도 없었다.
또 어떤 날은 재미가 붙고 했던 것도 다시 해보고 싶고 계속 반복해도 아주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다.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기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오늘은 연습을 하는데 아주 재미도 솔솔 붙었고 연습이 잘 되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잘 되는 날은 모든 게 잘 되는데 오늘은 특별히 왈츠를 연습하면서 [원] 카운터에서 다운이 매우 만족스럽게 잘 되었다.
다운이 잘 되니까 밀고 나가는 힘도 강해져서 스윙 동작이 잘 되어서 시원스럽게
보폭도 잘 나갔다.
그럴 때는 내 자신이 대견스럽고 왈츠가 더욱 재미있고 묘미를 느끼게 되었다.
오늘은 웬일인지 [원] 카운터에서 쭉 눌러서 밀고 나가면 마치 내 발목이 스프링이 장치된 것처럼 고요히 내려앉았다가 "쭈욱~" 밀고 나아가게 되었다.
그럴 때의 그 느낌이 매우 좋았다.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까.
고급 승용차가 미끄러지듯 흔들림 없이 "쑤욱~" 나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아무튼 내 발목 아래에 무슨 두꺼운 스펀지라도 깔린 듯 부드럽게 내려앉았다가 앞으로 혹은 뒤로 쭈욱 밀려나가는 게 너무 쾌감이 짜릿했다.
그것은 상체는 구부림 없이 고요히 아래 위로만 움직이고 발목과 무릎이 구부려졌다 펴졌다 하면서 이루어지는 운동이었다.
오늘 따라 평소에 아프던 무릎의 통증도 나아서 아무렇지 않고 아주 좋았다.
특히 [위브] 동작에서 [아웃사이드 체인지]로 전환될 때 미는 발의 반대편의 발이 힐에서 토우로 전환될 때의 그 짜릿한 묘미가 너무 좋았다.
부드럽게 바닥을 터치하면서 브러시 되는 그 느낌!
그런 것에서 쾌감이 전달되다니...
왈츠는 정말 곳곳에서 아직도 접해보지 못한 무궁무진하고 무한한 보물덩어리가 많이 감추어져 있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런 것에서도 환희의 눈물이 나올 정도로 그 깊은 맛이 배어 나올까.
계속 그 맛을 느껴보려고 끝없이 반복해서 연습 했더니 얼굴에는 비 오듯 땀이 쏟아졌다.
하지만 멈추거나 그치고 싶지 않았다.
계속 계속 반복해도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짜릿하고 야릇한 쾌감을 계속 느끼고 맛보았다.
하체에서 그런 맛과 쾌감을 느끼니까 상체도 뒤질세라 더욱 잘 세워졌다.
내가 솔로로 연습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았는지 몇 분의 숙녀님들이 그곳 강사들을 통해서 왈츠를 잡아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평소 다른 날에는 내 몸이 망가질까봐서 어김없이 거절했는데 오늘은 순순히 받아 주었다.
그래서 평소에 얼굴이 익은 두어 분을 잡아주고 낯선 숙녀분도 한 분 잡고 음악에 맞추어서 왈츠를 추었다.
숙녀 분들의 공통된 평가는 [원] 카운터가 푹 내려앉지 않고 잘 되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푹 내려앉으면 아쉽고 왈츠 추는 맛이 싹 사라지고 기분이 잡친다고 하는 숙녀분도 있었다.
그런데 아주 부드럽고 잘 버티면서 조용히 내려앉아서 정말 좋다며 칭찬을 하는 분도 있어서
나도 그런대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사실은 [원] 카운터가 잘 되는 게 아니라
[쓰리] 카운터부터 [앤&]이라는 스프링처럼 쿠션 작용을 하는 동작이 제대로 되니까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인데....
하여튼 오늘 연습은 [하이호버]를 하면서 끌어올려서 잘 버티는 것과
[라이트 런지] 동작을 끝낸 후 [슬립피벗]으로 빠져나오는 걸 집중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엉뚱하게도 다른 동작에서 대단한 느낌을 받았다.
오늘 연습은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매우 좋고, 만족스러웠다.